[아! 대한민국-143] 군함도
[아! 대한민국-143] 군함도
  • 김정남 본지 고문
  • 승인 2017.11.25 0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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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군함도는 일본 나가사키(長崎)항에서 남서쪽으로 18km 떨어져 있는 하시마(端島)라는 이름의 인공 섬을 가리키는데, 섬 전체를 둘러싼 콘크리트 옹벽 안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 있는 모습이 군함처럼 보인다고 해서 군함도라는 이름이 붙었다.

군함도가 유명해진 것은, 2015년 7월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데다, 국내에서 중견작가 한수산의 소설 「군함도」가 발간되고, 지난 9월에 같은 이름의 영화가 국내에서 개봉되어 삽시간에 수백만의 관객이 동원된 것과 관련이 있다.

19세기 초, 부근의 어민이 이 섬의 표면에 노출된 석탄층을 발견하더니 1890년에는 일본의 재벌기업 미쓰비시(三菱)가 10만엔을 주고 탄광을 구입, 좁은 땅에서 양질의 석탄이 쏟아져 나오자 6차례에 걸친 매립공사로 처음의 3배 크기(2만평)로 확장, 1916년에는 일본 최초로 10층짜리 콘크리트 아파트는 물론, 극장, 종교·학교시설, 기숙사, 체육관을 짓기에 이른다. 그러나 지하 1000m까지 뚫은 해저탄광 막장의 실내 온도는 섭씨 45도에 이를 만큼 살인적이었다.

1938년의 국가총동원령, 1939년의 국민징용령에 따라 1939년부터 1945년까지 강제 동원된 한국인은 약 113만명에서 146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는데, 이 가운데 1943년에서 45년까지 징용당해 군함도에 온 한국인이 800여명에 달했고, 이들은 해저 1000m가 넘는 갱도를 오르내리며 허리조차 펼 수 없는 비좁은 공간에서 서지도 못하고 누운 채 하루 12시간 이상 석탄 캐는 작업에 동원되었다.

이 과정에서 죽은 한국인이 공식적으로 조사된 것만도 134명이었다. 이들 징용된 한국인에게 군함도는 지옥섬, 또는 감옥섬으로 불리었다. 한수산 소설의 원래 제목은 「까마귀」였는데, 이는 탄광에서 온통 까맣던 조선인 광부와 원폭에 희생된 조선인 시신을 까마귀들이 파먹던 모습을 상징한 것이다.

공식적으로는 1974년 1월 15일 폐광, 같은 해 4월 20일 무인도가 된 군함도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일본정부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부터다. 이에 대해 한국과 중국이 강제징용과 노예노동에 대한 실상을 공개하며 반발해 유네스코는 한국인 강제노동이 있었던 군함도, 미쓰비시중공업 나가사키 조선소, 다카시마 탄광, 미이케 탄광 및 미이케 항구, 야하타 제철소 등 7개 시설에 정보센터를 세워 “조선인의 강제노역 사실을 인정하는 내용을 적시하라”는 조건을 내세웠고, 일본은 이 조건을 수락했다.

그러나 그와 같은 사실을 알리는 안내문은 그 어디에도 없고, 현장가이드들 역시 조선인의 피해사실과 슬픔은 단 한 줄도 소개하고 있지 않다.

드러난 것은 감출 수 없고, 감춘다 해도 없어지지 않는 것이 역사다. 군함도가 결코 가라앉을 수 없듯이, 거기에 각인된 징용 한국인의 역사 또한 사라지지 않는다.

일본정부는 구차한 변설이나 잔꾀 대신, 징용 한국인에 대한 핍박의 역사와 그들이 받은 고난을 지금이라도 당장 그 현장에 게시해야 한다. 그곳을 일본 근대화의 기념탑으로 만방에 자랑하려거든 먼저 징용 한국인의 잊지 못할 고통도 함께 적시하라.

사진제공=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
사진제공=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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