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통신사 유네스코 등록 축하한 ‘제13회 가와고에 외국인행렬’
조선통신사 유네스코 등록 축하한 ‘제13회 가와고에 외국인행렬’
  • 민단신문
  • 승인 2017.12.0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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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 단체 400명 참가··· 거리에서 3만명이 지켜봐

조선통신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록을 축하하는 ‘제13회 가와고에 외국인행렬‐다문화·국제교류 퍼레이드’(동 실행위원회 주최, 주일한국대사관 등 후원)가 11월12일 ‘리틀에도’의 매력 넘치는 가와고에시 구라즈쿠리 거리에서 열렸다.

올해 행사에는 18단체 400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아시아와 중동 국가 민족의상을 입고 1.5㎞를 행진하면서 전통 음악을 연주하거나 민족 무용을 선보였다. 거리에서 이를 지켜본 사람들은 약 3만명(주최자 발표)으로 추산됐다.

가와고에에는 조선 통신사가 가지 않은 지역이다. 하지만 1655년에 에도에서 조선통신사를 본 가와고에의 상인 에노모토 야자에몽(榎本弥左衛門)이 행렬에 감동받은 내용을 일기에 남겼고, 이어 1700년경의 가와고에 히카와축제(가와고에 축제) 때 조선통신사의 가장행렬인 당인행렬을 선보였다. 당시 당인이란 외국인을 총칭해 가리키는 말이었다.

올해로 13회째를 맞는 외국인행렬 개회식에서 에토 요시아키(江藤善章) 실행위원장은 “조선통신사의 세계유산 등록이 이루어졌다. 한일우호뿐 아니라 세계평화에 얼마나 멋진 일인가? 오늘은 모두 이것을 느껴보자”라고 강하게 호소했다.

카와이 요시아키(川合善明) 가와고에 시장은 “이 축제가 매년 커지고 있다. 통신사의 유네스코 등록 실현을 축하드린다. 여러 민족이 사이좋게 다문화 공생으로 우호 교류를 이어가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축제의 메인은 조선통신사 행렬이었다. 정사역은 유네스코 등록신청을 했던 한국측 단체인 부산문화재단의 유종목 대표이사가 맡았다. 그는 바쁜 일정을 쪼개어 일본을 방문해 축하했다. 부사는 전 서울시 직원이었던 박성배씨가 맡았다. 그는 자전거로 서울에서 동경을 달리는 ‘통신사’로, 이 대회에 5회째 참가했다. 한국에서는 이밖에도 ‘조선통신사 자손들의 모임’의 조성두, 신기수, 신경식, 신석호, 김현진 등 5명도 참가했다.

유종목 정사역은 “다양한 문화교류를 쓰시마, 시모노세키, 세토우치, 시즈오카 등지에서 개최해왔다. 서로의 관계를 깊이 하면서 단결해서 등록 실현으로 이어졌다. 가와고에의 축제도 100년이 이어진다면 전통이 된다. 앞으로도 한일 관계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퍼레이드 중간 지점에서 열린 세리머니에서는 에노모토 야자에몽 역의 나가시마 타케시(長島威) 씨와 유종목 정사역이 ‘국서’ 대신 당시의 ‘필담’ 재현으로 각자가 읊은 ‘하이쿠’과 ‘시조’를 휘호에 담아 교환했다. 일본 측 글은 ‘끈(絆)’, 한국 측은 ‘성신(誠信)’이었다. 어린이통신사인 카나자와 리카씨로부터는 ‘좋은 친구’라 적은 해서체 글씨가 에노모토 역의 나가시마씨에게 증정됐다.

‘자손의 모임’의 조성두씨는 다리가 불편해 지팡이를 짚고 참여했다. “통신사의 후손으로 소개됐을 때, 연도의 분들이 술렁거리면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는 것이 너무 기뻤다”고 말하며 행렬을 완주했다.

오가와(小川満) 사무국장은 “이번 유네스코 등록을 기회로, 통신사의 역사를 더욱 알리고 싶다. 앞으로의 한일우호관계가 더욱 깊어지기를 바란다”며 축제를 회고했다. 유종목 정사역은 “통신사가 못 지나간 가와고에에서 시민의 힘으로 이런 행진이 생긴 것은 멋진 일이다. 유네스코 등록도 시민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한일 관계도 조선통신사의 ‘성신’의 정신으로 더욱 개선되도록 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조선통신사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록은 10월24일에서 2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3차 유네스코 전체회의에서 이뤄졌다.

과거 200년이 넘게 지속됐던 조선통신사의 관련 기록은 한일 선린우호의 상징으로, 세계에서 그 유례가 찾기 힘든 가치 있는 기록유산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조선통신사 기록물이 한일 양국 최초의 민간주도로 유네스코에 등재됐다.

한일 양국의 민간단체에서 지난 2012년 조선통신사 기록물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기 시작해, 2013년 한국의 부산문화재단과 일본의 NPO법인 조선통신사연지연락협의회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12차례에 걸친 한일 학술회의가 진행됐으며, 한일 양국에 흩어져 있던 조선통신사 관련 자료를 수집 분석해 한국 63건 124점, 일본 48건 209점 등 총 111건 333점에 달하는 문화유산 목록을 최종 선정했다.

333점의 문화유산은 △양국 국가기관에서 작성한 기록과 문서, 통신의 원칙과 방법 등이 기재된 ‘외교기록’ △4500㎞에 달하는 조선통신사 여정에서 발생한 사건과 견문, 현지 풍경 등을 기록한 ‘여정기록’ △통신사를 통해 교류한 문학, 학술, 예능, 기술, 생활 등의 자료인 ‘문화교류 기록’ 등 3가지다.

한국 측 추진위원회 학술위원장을 역임한 강남주 전 부경대 총장은 “조선통신사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으로 적대국으로 변한 양국 관계를 극복한 실마리를 준다”며 “통신사가 운영된 200년 동안 평화가 찾아왔다. 전쟁을 종식시켰던 통신사의 의미를 현 시대에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유종목 부산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등재로 ‘평화’라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달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등재를 계기로 다양한 조선통신사 기록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기념관 건립과 양국 민간 협업 과정의 내용을 담은 백서발간 등도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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