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하드워커(hard worker)입니다. 너무 열심히 일해요.”
쿠웨이트에 진출해 있는 한국사람들의 이미지를 묻는 질문에 압둘 라작 압둘라(Abdul Razzaq Abdullah) 변호사는 이렇게 소개했다. 그는 쿠웨이트한인회 고문변호사를 맡아 법률문제를 고문하고, 어려움에 처한 한인들을 도아왔다.
그 공로로 그는 12월1일 쿠웨이트한인회(회장 현봉철)가 주최한 한인송년회에서 유연철 주쿠웨이트 한국대사로부터 감사장을 받기도 했다.
그를 만난 것은 그가 감사장을 받던 날 오전이었다. 심현섭 전 쿠웨이트한인회장의 소개로, 심회장과 함께 압둘라 변호사의 집을 방문했던 것이다.
심회장이 집 방문을 권유했을 때 쿠웨이트인들의 가정은 어떤 모습인지 궁금해 선뜻 동행했다. 대문을 들어서자 길이 20m에 이르는 마당에 현관으로 이어지는 통로가 있고, 주변으로는 꽃나무와 잔디정원이 만들어져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거실이 나왔다. 거실은 손님을 맞을 수 있도록 벽 양측으로 소파가 길게 놓여져 있고, 정면에 탁자를 두고 양측으로 의자 두 개가 놓여져 있었다.
압둘라 변호사는 본인은 왼쪽에 앉은 채 손님이 오른쪽 의자에 앉기를 권했다. 하지만 우리가 두사람이어서 난처해하자 그는 스스럼없이 의자들을 당겨서는 긴 소파를 중심으로 쉽게 대화할 수 있도록 했다.
차와 함께 다과가 나왔다. 압둘라 변호사의 아들이 차와 다과를 서비스를 했다. 압둘라 변호사는 아들 둘에 딸 셋을 두고 있다고 했다. 차 서비스를 한 아들은 특히 골프를 잘 친다고 했다. 아버지와 함께 어릴 때부터 골프장을 다녔다는 것이다.
맨먼저 홍차가 나왔다. 압둘라씨는 설탕을 넣어 마시라고 권했다. 일부에 금박을 입힌 소주잔만한 작은 유리잔이 찻잔이었다. 이어 초콜렛, 빵과 과자가 나왔다. 한사람당 초콜렛 한 접시, 빵과 과자를 담은 접시 하나씩이 나왔다. 과일보다 쵸콜렛 등을 선호하는 듯했다. 큰 접시를 내놓고 손님들이 갈라먹는 방식이 아니라, 개인별로 접시가 따로 나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대화가 무르익는 가운데, 다시 음료가 나왔다. 입에 익지 않은 독특한 맛으로, 이방인으로서 쉽게 좋아하기 어려울 것같은 향도 들어있었다.
“아랍식 커피입니다. 맛이 특이하지요?”
옆에 있던 심현섭 회장이 거들었다. 심회장은 압둘라 변호사와 20년이나 오래 알고 지낸 관계라고 했다. 심회장을 가르키며 “반은 쿠웨이트인”이라고 말한 압둘라씨는 “1996년부터 심회장을 알고 지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3년부터 쿠웨이트한인회 법률고문을 맡아 봉사해오고 있다고 했다. 또 중동아프리카한상총연합회 법률고문도 위촉받아 흔쾌히 응했다고 덧붙였다
“한국인들은 친구의 친구입니다. 심회장 친구이니 친구의 친구이지요. 친구의 친구를 돕는 것은 당연하지요.”
어려움에 처한 한인들을 도우면서도 그는 일체 돈을 요구하거나, 돈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한국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한국 이미지를 묻는 질문에 그는 ‘Big economy’ ‘Big industry’라고 답했다. 모바일폰 등 테크놀로지 강국이라는 것이다.
“한국에 간 적은 없어요. 인근 싱가폴과 필리핀, 태국, 인도는 다녀왔어요.”
이렇게 말하는 그에서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니 그때 방문하면 어떠냐”고 했더니, “정말 한번 가보고 싶다”고 맛장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