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를 정했으면 장애물이 있어도 밀고 나가세요"
"목표를 정했으면 장애물이 있어도 밀고 나가세요"
  • 쿠웨이트=이종환 기자
  • 승인 2017.12.03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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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사 A. 알 에사 전 주한쿠웨이트대사...매주 수요일 '사랑방' 열어
쌍용 체어맨과 기아 스포티지를 탈 정도로 '한국 사랑' 깊어
에사 A. 알 에사 전 주한쿠웨이트대사
에사 A. 알 에사 전 주한쿠웨이트대사

“손님이 많으면 옆방으로도 모셔요. 매주 수요일입니다.”

‘디와냐’를 묻는 질문에 에사 A. 알 에사(Essa A. Al-Essa) 전 주한쿠웨이트 대사는 이렇게 소개했다.

디와냐는 우리말로 ‘사랑방’이라는 뜻이다. 쿠웨이트에서는 유력자의 사저에서 매주 한차례씩 사랑방 모임이 열린다. 사저의 응접실을 개방해 손님을 받고,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 것이 관례다. 요일은 따로 정해진 것이 없이, 호스트마다 다르다. 그러다 보니 매일 많은 저택들에서 ‘디와냐’가 열리고 있다는 얘기다.

디와냐에 가는 손님은 제한이 없다. 시간이 되면 찾아와서 호스트와 인사를 하고 얘기를 나누다가, 다른 사람들이 찾아오면 호스트 옆자리를 내주고, 자리를 옮겨 호스트의 아들들과 얘기를 나눈다. 그러다 다른 디와냐 사랑방을 찾아가기도 한다. 이렇게 하루에 몇 곳을 돌기도 한다는 것이다. 쿠웨이트의 독특한 관습이다.

알 에사 전 주한대사는 1992년부터 98년까지 6년간 서울에서 주한쿠웨이트 대사로 근무했다. 가장 최근 한국을 방문한 것은 3년전이었다. 인천공항에 도착해, 바로 제주로 갔다가 서울로 올라왔다고 한다. 알 에사 전 대사는 유머스러했다. 말마다 재미있는 농담을 겯들여 상대를 웃게 만들었다.

“이런 얘기가 있어요. 한국 근무 발령이 나면 가면서 운다고 해요. 그랬다가 한국 이임 발령이 나면 그 때는 더 크게 운다는 겁니다.”

쿠웨이트 외교부에서 나도는 얘기라고 한다. 처음엔 한국에 발령난 것을 오지근무나 좌천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한국 근무를 마칠 때면 떠나기 싫어한다는 얘기다.

알 에사 전 주한대사는 6년간 한국에 근무한 대사답게 응접실과 거실 등 곳곳에 한국의 흔적이 있다. 장식장들 곳곳에 한국에서 선물받은 전통공예품들이 놓여 있었다. 10여개의 크고 작은 청자 도자기와 접시, 안동하회탈, 한국 수박(water melon)을 사진으로 담은 액자, 김영삼 전 대통령, 김종필 전 국무총리와 찍은 사진 등이 놓여 있어, 그의 과거 이력과 취향을 알려주고 있었다.

좋아하는 한국음식으로 삼계탕과 불고기를 꼽는 그는 응접실 자신의 자리 의자 바로 뒷 장식장에는 유리상자에 담은 ‘신라금관’도 자랑스럽게 전시해놓고, 몇 번이나 대화에서 언급했다.

“한국에서 승용차도 가져왔어요. 1998년 출고된 쌍룡 체어맨입니다. 지금까지 7만8천km밖에 달리지 않았어요. 기아차도 2대나 있어요.”

그의 소개를 따라 저택 뒤의 차고로 가보자 말 그대로 체어맨과 기아 스포티지가 꼬리를 무는 방식으로 주차돼 있었다. 두 차량 모두 종종 사용하는 듯했다.

그는 주한 한국대사 역임자로 향후 한국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조언해달라는 주문에 “목표를 정했으면 주저하지 말고 밀고 가라”고 말했다. 장애물이 있다고 주저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의미 심장한 말이었다.

알 에사 전 주한대사는 세아들과 두딸을 두고 있으며, 큰 아들은 건축가, 둘째는 금융기관에 근무하고, 셋째 아들이 국왕 비서실에 근무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모두 출가했으나, 그의 사랑방이 열리는 매주 수요일이면 ‘디와냐’에 와서 호스트인 아버지를 도와 손님들에게 차와 다과를 서빙한다고 한다. 셋째 아들이 국왕 비서실에 근무하다 보니, 때로는 아버지보다 아들 만나는데 관심이 있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한국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외교관들은 한국에 대해 그리움과 추억, 애정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들의 ‘한국사랑’을 우리 한인사회가 활용하고, 장기적으로 우리나라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방안은 없을까? 에사 A. 알 에사 전 주한쿠웨이트 대사의 집을 나오면서 든 생각이다.

디와냐가 열리는 응접실이다
디와냐가 열리는 응접실이다
차고에 있는 체어맨과 스포티지
차고에 있는 체어맨과 스포티지
그의 거실 장식장에 청자기들이 보인다. 응접실과는 다른 방에 있는 장식장이다.
그의 거실 장식장에 청자기들이 보인다. 응접실과는 다른 방에 있는 장식장이다.

 

또 다른 방에 놓인 한국수박 사진 액자
또 다른 방에 놓인 한국수박 사진 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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