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재외한인구조단 권태일 단장 “지난해 53명, 올해 43명 구조했어요”
[인터뷰] 재외한인구조단 권태일 단장 “지난해 53명, 올해 43명 구조했어요”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7.12.1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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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함께 하는 사랑밭’과 ‘(사)월드웨어’도 운영

지난 11월초 (사)재외한인구조단(단장 권태일 목사) 앞으로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일본 나고야총영사관에서 걸어온 전화였다.

28년간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일용직 일을 해오던 한국인이 작은 방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나고야 기후대학병원으로 응급 후송돼 심폐소생술로 회생했으나 뇌 손상으로 대화가 어려운 상태다, 빨리 한국으로 귀환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내용이었다.

재외한인구조단이 투입돼 환자를 한국으로 이송, 인천 한림병원으로 옮겨 치료받도록 한 것은 불과 이틀만인 11월28일이었다. 이날 한국행 항공편에는 일본 기후대학병원 의사 2명도 동행했다. 기후대학병원은 의료비도 전액 면제해줬다.

대한항공도 환자와 의사들이 한국으로 들어오는데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나고야 총영사관과 일본병원, 의료진, 대한항공이 (사)재외한인구조단이 함께 어울려 이뤄낸 훈훈한 미담이었다.

재외한인구조단 권태일 단장을 만난 것은 이 일이 일어난 지 열흘째인 지난 12월8일이었다. 구조단 본부는 서울시 구로구의 1호선 온수역 인근에 있었다. (사)‘함께하는 사랑밭’ 및 (사)‘월드쉐어’와 같은 건물에 있었다. 이 두 단체 역시 권태일목사가 설립 운영하는 국제 NGO 봉사단체다.

“재외한인구조단은 지난해 발족해 올해 5월에 사단법인으로 등록했습니다. 지난해 53명을 해외에서 한국으로 귀환시켰고, 올해는 지금까지 46명을 구조했습니다.”

말은 이렇지만, 그의 해외한인 구조 활동은 훨씬 앞선다. 권 목사는 중국 북경 등지에서 27년 전부터 나눔봉사활동을 해왔다. 그러면서 연길과 북경을 중심으로 조선족 동포와 한국인들의 구제에 나섰다.

“이창호 전 북경한인회장 때도 한국으로 많이 들여보냈습니다. 그간 북경 청도 운남 광저우 등 중국 각지에서 우리가 구조한 사람만 해도 150명에 이릅니다.”

‘왕징할아버지’로 알려진 김모씨를 구조한 것도 유명한 사례다. 현지에서 동가숙서가식하던 그를 북경한인회와 함께 한국으로 들여보낸 것이다. 김모씨는 지금 한국으로 들어와서 권태일 단장이 운영하는 인천의 양로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김성학 한인회 부회장이 사람들을 돕는데 열심이었어요. 김용완 북경한인회장을 연결해서 어려운 사람들의 한국 귀환을 시도했어요. 그 과정에서 좀 더 기획적이고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구조단’을 공식으로 출범시키자는 얘기가 진행됐지요.”

재외한인구조단이 지난 11월 초 나고야 총영사관, 일본병원과 뇌 손상을 입은 한국인을 긴급 이송했다.
재외한인구조단이 지난 11월 초 나고야 총영사관, 일본병원과 뇌 손상을 입은 한국인을 긴급 이송했다.

권 목사는 중국 연길과 훈춘에서는 양로원도 지어서 기부했다. 연변 흥안향과 훈춘 경신진에 있는 양로원이다. 지원은 연길 봄비애심회와 훈춘햇빛애심회 두 법인단체를 통해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중국의 애심회는 자선단체라는 뜻이다.

또 연길과 훈춘에는 수재원을 설립 어려운 학생들을 먹이고 재우면서 공부를 가르쳐 왔다. 현지 학생 수는 70명. 하지만 이 수재원을 거쳐한 학생이 200명을 넘는다. 그중에는 판사 검사 의사도 나왔으며, 사회 각층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중국에서 어려운 사람들을 ‘곤란호’라고 합니다. 이들을 매해 1500명씩 지원해오다가 최근은 500명씩 지원하고 있어요. 또 연변TV가 방영하는 ‘사랑의 리퀘스트’ 같은 프로그램 제작도 봄비애심회에서 매달 후원하고 있습니다.”

권태일 목사가 운영하는 ‘함께 하는 사랑밭’과 ‘월드쉐어’가 이 같은 일을 지원하는 단체다. ‘(사)함께 하는 사랑밭’은 1986년 충무로 육교위에서 심각한 화상을 입은 채 두 남매를 데리고 구걸하던 아주머니를 도우면서 시작됐다.

무의탁노인 장애인 고아들이 함께 생활하는 공동체로 출범한 이 단체는 지난해 기부금 모금액만 327억원에 이른 국제NGO로 성장했다. ‘함께하는 사랑밭’이 운영하는 아동시설, 노인시설, 청소년시설, 장애인시설, 다문화시설 등도 20여개에 이른다.

 ‘(사)월드쉐어’는 세계 빈민국가 아동들을 구제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전쟁이나 자연재해, 가족해체 등으로 보호받지 못한 어린이들에게 양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06년 인도네시아 메단에 그룹홈을 출범시키면서 시작된 이 활동은 현지 20개국 50여개 그룹홈으로 확대됐다. 그룹홈은 어머니역할을 하는 현지인 보모와 열명 내외의 어린이가 한 가족처럼 지내는 형태다.

“나눔과 봉사가 우리 한인사회의 위상을 높입니다. 재외한인구조단의 활동에 해외 각지 한인사회의 적극적인 지원과 참여를 기대합니다.”

권태일 목사는 “전 세계에 나눔(월드쉐어)과 함께 사랑이 가득 차도록(사랑밭)하자며 이제 한인 구조는 우리 스스로가 책임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 각지 한국인은 물론 조선족과 고려인 그리고 재미동포 재일동포의 애환까지 함께 할 수 있으면 하는 마음에 밤잠을 설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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