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고] 만리장성에서 보는 신년 일출
[해외기고] 만리장성에서 보는 신년 일출
  • 정원순 북경보보여행사 대표
  • 승인 2018.01.04 0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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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에서 보는 신년 일출은 멋있고 특별한 데가 있다. 나는 작년 이맘때 신년 각오를 다지며 거창하게 신년 만리장성 일출여행을 만들었다. 요즘 잘 나가는 고북수진(古北水鎭)의 사마대장성에서 일출을 보는 프로그램이었다. 고북수진 관계자들을 졸라 어렵사리 만든 만리장성 일출여행이었다. 새벽에 케이블 타고 올라가 보는 사마대장성 일출은 북경이라서 조직할 수 있는 여행이다.

새벽 4시. 밖은 어두웠다. 바람 불고 추운 날씨였다. 그래도 꾸물거릴 시간이 없다. 얼른 준비하자. 후다닥! 목도리, 장갑 챙기고, 옷을 두껍게 껴입고, 보온병에 따뜻한 물 챙긴 후 잰걸음에 달려갔다. 아직은 어두운 새벽. 벌써 도착한 몇 사람이 희미하게 보였다. 참가자를 확인하고 희망차게 고속도로를 달려 사마대장성으로 달려간다.

달리는 버스에서 느끼는 새벽은 달랐다. 신년이라 더 그랬을 수도 있다. 올해는 어떤 일들이 나를 기다릴까? 사업이 잘 될까?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될까? 장성에서 신년일출을 보면서 무슨 소원을 빌까? 생각이 많아졌다.

2시간 달리니 고북수진에 도착한다. 6시40분. 마음이 급했다. 해가 뜨기 전에 장성까지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서둘러 오르는 동안 새벽 미명 아래 조용하고 정교하게 지어진 수향의 고북수진이 신비롭게 모습을 드러냈다. 거기서 숙박한 사람들은 아직도 꿈속을 헤매는지 불이 켜져 있지 않다. 남천문을 지나고, 광장을 지났다. 먹자골목을 지나고, 발 온천 체험장을 지나 고북수진의 끝자락 사마대장성 입구에 도착했다.

베이징 만리장성의 으뜸인 사마대장성! 케이블카로 향했다. 걸어가서 일출을 본다면 더 의미가 있겠지만 이 겨울 새벽에, 새 찬 바람을 맞으며…. 만만치 않다. 새벽에 타는 케이블도 멋지다. 어둠속에 보이는 장성은 용처럼 길게 늘어져 있고, 시커멓게 보이는 산등성이로 붉은빛이 물들어 온다.

그 전해에 간 북대하 바닷가의 일출은 날씨가 흐려 별로였다. 올해는 날씨가 좋으니 멋진 일출을 볼 것이라 기대해본다. 장성으로 올라서니 한기가 더했다. 다행히 바람은 없었다. 왁자지껄 떠드는 속에 조용히 올해의 소망을 생각해본다. 많은 소원 속에 먼저 생각나는 소원은 “사업이 잘 풀렸으면 좋겠다”였다.

7시35분. 새해의 태양이 떠올랐다. 모두들 숨을 죽였다. 장성 너머 멀리 산등성이를 바라보던 사람들이 함성과 환호를 보내니 사마대장성이 메아리친다. 대박이었다. 둥근 태양은 조금씩 천천히 떠올랐다. 재빠르게 새해 소원을 빌었다. 우리 모두 건강하게, 하는 일 잘되고, 행복하게 삽시다!

아름다운 황홀한 장성의 일출을 보고 사진을 찍고 나니 몸이 점점 추워졌다. 하나둘씩 내려가기 시작했다. 장성에서 힘껏 소리를 외쳤다. 아무리 힘들어도 이겨낼 거다. 그래서 행복해질 거다.

필자소개
·1993년 중국유학 1세대
·항공대에서 3년6개월 어학연수
·1999년 북경어언대 한식당 경영
·1999년 북경맑은산악회 8년 만년 총무
·북경여행동호회 회장
·북경보보여행사 대표
·북경한국인회 대외교류협력 부회장
·평통베이징협의회 16,17,18기 자문위원및 여성분과위원장
·북경교민안전협회 임원
·강원관광홍보서포터즈
·2017년 평통의장 표창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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