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산책] 도전은 재미이다
[달팽이 산책] 도전은 재미이다
  • 현은순 북경한국국제학교병설유치원 원감
  • 승인 2018.01.10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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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은 재미가 있어야 가능하다. 재미가 있으면 강한 에너지가 쏟아져 나온다. 재미있는 것은 끌림이 있다. 끌리는 것에는 쉽게 에너지가 한 곳에 몰리며 몰입하게 된다. 재미의 맛을 알게 되면 “~하고 싶다”는 욕망을 참을 수 없다.

나도 모르게 자꾸만 반복하고 또 도전하게 된다. “참을 수 없어”, “이대로 멈출 수 없어”, “한 번만 더! 조금만 더!”, “도전이 있어야 사는 게 재미있지”. 에너지 넘치게 사는 사람들의 말이다. 이들은 사는 일이 즐겁고 재미있다.

아이들은 한 단어로 말을 하기 시작하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아니”라는 의사표현을 하면서부터 뭐든지 “내가, 내가 할 거야”를 하루 종일 연발한다. 나락을 바닥에 널어놓은 것처럼 밥알을 널브려 놓으면서 밥 먹을 때도 “내가, 내가”, 한쪽 바짓가랑이에 두 다리를 다 집어넣으면서도 옷 입기는 “내가, 내가 할 거야”, 엘리베이터 버튼도 꼭 “내가” 해야 직성이 풀리는 아이들이 있다.

점점 더 자라면서 신체적 능력이 발달하고,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나 도전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아진다. 이 시기에 하고 싶은 것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런 아이들은 “내가~ 할 거야”, “조금 더~ 할 거야”를 달고 산다. 그것이 부모의 눈에는 사소한 것으로 보일지라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 아이는 에너지가 많은 아이라 할 수 있다.

도전은 열망이다. 뭔가에 미치도록 빠져본 사람만이 넘어지고 쓰러지면서라도 도전을 반복할 수 있다. “~하고 싶다”는 호기심이 강해지면 열망이 되고, 열망은 도전하게 만든다. 도전은 뭔가에 깊게 취하게 한다. ‘취한다는 것’은 ‘집중과 몰입’이다. 몰입해 본 사람은 도전의 미친 맛을 알 수 있다. 몰입은 성취의 디딤돌이다. 뭔가를 성취하고 싶은 사람은 그 일에 몰입부터 하는 것부터 배워야 한다.

에너지가 넘치는 어린 시기에는 도전이 필요하다. 그 도전이 뭐가 되든지 긍정의 힘을 내는 것이라면 멈추지 않고 도전해볼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걸음마 배울 때부터 넘어지면 “일어서서 다시 걸어보자”부터 시작한다. 도전이 습관이 되려면 블록놀이나 모래성 쌓기 같이 무너지면 포기해버리기 쉬운 놀이를 통해 연습하는 것이 좋다.

무너질 때마다 “다시 한 번 더 해볼래?”,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하는 네가 정말 자랑스럽구나!”, 완성하여 성취감을 느끼게 하고 끝까지 해냈을 때는 “너라면 끝까지 해낼 거라 믿었어” 등의 칭찬 한마디는 도전의 촉매제가 된다. 특히 가족같이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 자신을 온전히 믿어준다는 사실은 평생 위로가 된다. 도전도 연습이 필요하다.

어린아이들은 궁금하면 참기 어렵다. 이들에게 호기심은 본능 같은 것이다. 어른들에게 “이건 뭐야, 저건 뭐야” 등등의 질문은 끝날 줄 모른다. 물어보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못한다. 그것을 확인해보고 싶어 안달을 낸다. 뜨거운 것도 차가운 것도 직접 만져봐야 한다. 높은 곳에서도 올라가봐야 하고 아래로 뛰어내려봐야 직성이 풀린다. “안 돼! 위험해”라는 어른의 말이 밉기만 하다.

그래서 아이들을 위한 책에는 호기심이나 도전을 주제로 다루는 경우가 많다. 내가 좋아하는 책 중에서 몇 가지만 소개하고 싶다. 케빈 행크스의 ‘아기토끼 하양이는 궁긍해’에서는 궁금하게 너무 많은 하양이 토끼를 소개하고 있다.

하양이는 ‘~하면 어떨까’하며 날마다 초록이가 되고 나무가 되고 바위가 되고 날아다니는 나비가 되어보기에 도전한다. 하양이는 잠이 들면서도 내일 또 궁금함이 불쑥불쑥 올라와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안다. 캐빈 행크스의 ‘달을 먹은 아기 고양이’라는 그림책에서는 달을 먹고 싶어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하는 고양이 모습을 그리고 있다. 라몬진은 ‘타타타타타타타...타조!’에서 하늘로 날아가기 위해 낮과 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가리지 않고 어디든 달리고 또 달리는 타조의 도전 성공이야기를 하고 있다.

“한 번 해봐. 해봐야 할 수 있지” 그래도 끄떡하지 않는 아이들이 있다. 새로운 환경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 새로운 것이나 어려운 과제를 할 때 두려움이 많은 아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 곁을 주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아이, 모든 일에 적극적이지 못하고 수줍은 아이, 자기 스스로하기보다 부모나 선생님 등 뒤에 숨어 해주기를 바라는 아이 등등 도전이 두려운 아이들이 있다.

이런 아이들에게 나카에요시오의 ‘또또와 사과나무’ 그림책을 권하고 싶다. 또또는 그램책 주인공인 생쥐의 이름이다. 어느 날 또또는 빨갛게 잘 익은 사과나무를 보았다. 사과는 높은 곳에 달려 있었고 사과를 따기에 또또는 너무 작았다. “어떻게 하면 사과를 딸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에 잠긴다. 또또는 사과가 저절로 떨어질 때가지 기다리는 성격은 아니다.

사과를 따먹는 친구들을 살펴보기로 했다. 비둘기는 날갯짓하며 사뿐히 날아와 사과를 따고 원숭이는 가지에 매달려 한 손으로 딴다. 코끼리는 코로, 기린은 늘씬하게 긴 목으로, 캥거루는 폴짝 뛰어올라, 코뿔소는 사과나무를 세게 밀어서 딴다. 또또는 친구들이 사과를 딸 때마다 그대로 흉내 내어 사과를 따려고 애썼다. 여러 번 시도했으나 실패의 연속이었다.

사과 따기를 포기하려는 그 때에 못난이 물개가 다가온다. 물개도 사과가 먹고 싶었다. 그러나 혼자서는 사과를 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른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또또와 물개는 처음부터 가지고 태어나지 않았다. 포기하기에는 사과가 너무 먹고 싶었다.

누구나 ‘~하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면 참을 수 없다. ‘사과 따기’는 그들에게 ‘오르지 못할 나무에 도전하기’ 과제가 되었다. ‘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라고 절망하는 물개에게 또또가 그가 할 수 있는 능력을 일깨워 준다. “너도 잘하는 일이 있잖아.” 그 다음 장면에는 글이 없고 그림으로만 보여준다.

물개는 또또를 콧등에 태우고 빙글빙글 돌리기 시작했다. 쓩! 던지는 순간 또또는 사과 있는 곳까지 힘껏 날아올라간다. 그리고 물개는 저글링을 한다. 사과 두 개와 또또는 차례대로 돌아간다.

나의 어머니는 어릴 때부터 그랬다. “네가 할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해봐. 무덤가기 바로 전에야 후회하지 말고”. 대학교를 두 번 할 때도 “네가 합격만 한다면 보내줄게”라고 하셨다. 무서운 경쟁을 뚫고 들어간 학교 교사 자리를 박차고 엉뚱하게 다른 일을 갈 때도 나의 결정을 믿어주셨다.

나는 곧은길보다 구불구불한 길이 좋았다. 다른 사람이 사는 방식보다 내 욕망에 도전하며 살고 싶었다. 이런 나의 삶의 방식을 끝까지 믿어주신 어머니 덕분에 도전해야 하는 일들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었다. 어려운 일,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마다 나는 살아있음을 느낀다.

밤하늘에 별이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아도 수천의 별이 날마다 내가 있는 곳을 비추고 계실 어머니가 그립다. 칼럼 글쓰기에 도전한 오늘, 어머니가 더욱 그립다.

필자소개
북경한국국제학교병설유치원 원감
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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