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노에서 문화교류와 역사를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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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단신문
  • 승인 2018.02.16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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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이대학 유학생 연수프로그램...한국지게와 고기절임 양념도 남아
한국식 지게도 보존돼 있다. 산일을 하던 한국 노동자들이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식 지게도 보존돼 있다. 산일을 하던 한국 노동자들이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호세이대학 국제문화학부는 2012년 이래 유학생 대상 국내연수 프로그램을 나가노현 남부 이다(飯田) 시모이나(下伊那)지역에서 실시해왔다. 도쿄를 떠나 지방에서 이문화 체험 및 이문화 이해를 증진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유학생은 연수 및 사전학습이 필수다. 담당인 타카야나기 토시오 교수는 "나가노 현의 산 속에서 일본이 보인다. 세계와 연결되어 있다. 이 땅을 깊이 배우면 전체로 통한다"며 자신있게 말했다.

이다 시는 전쟁 전, 만주 이민자들이 많이 나온 지역이다. 덴류촌의 히라오카댐 건설로 강제노동 끝에 숨진 중국인과 연합군 포로의 위령비도 서있다. 이 지역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기록화하는 등 이른바 '마이너스 역사'를 직시하면서 그것을 더 좋은 미래 구축에 연결하려고 하고 있다.

이다 시교육위원회가 편찬 발행한 『잃어버린 산촌의 생활‐나가노현 이이다시 마츠카와이리』에 '마쓰카와이리와 조선사람들'이라는 한 챕터가 있다. 이에 따르면 한국인이 계절 노동자로 유입되게 된 것은 한반도가 일본의 식민지 지배하에 놓인 1926년경이다. 가을의 풀베기나 숯만들기가 주요 업무였다.

그들이 산 일을 하기 위해 가져온 것이 한국 지게였다. 짐의 운반과 휴식에 편리해 현지 주민들도 모방해 만들기 시작했다. 숯이나 풀, 뽕나무 등을 지고 1개의 새끼줄로 매면 된다. 지게의 두 다리가 길어서 일어서기도 편리하다.

다만 올라갈 때는 편리하지만, 내려올 때는 아무래도 지게다리가 땅바닥과 부닥친다. 이 때문에 다리 부분을 자르거나 지게팔도 짧게 하는 등의 개량을 시도했다. 현지에서는 '조선세이타'로 부르며 전후까지 썼다고 한다.

타카야나기 교수는 "국가와 민족의 차이로 인한 차별과 문화마찰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좋은 것은 좋다'는 생각으로 편리한 도구와 풍습을 순순히 받아들인 것은 아닌가 싶다. 생활 도구를 매개로 한 서민끼리의 교류가 엿보여 흥미롭다"고 말했다.

시냇가에서 빨래를 방망이로 두드려 때를 빼는 전통 세탁 풍습도 마찬가지다. 한국인 근로자가 종사한 산신철도 남부구간(아이치현의 미카와 카와이·이케바 일대)의 건설현장 주변에서는 한국인 근로자가 떠난 전쟁후에도 전기세탁기가 보급될 때까지 이런 방식의 세탁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현상은 음식 문화에도 보인다. 미나미시나노(南信濃) 와다(和田)에 있는 '니쿠노 스즈키야' 가게 리플릿에는 "창업자 부부(현재 점주의 부모)는 조선사람들부터 '양념절임'을 배워 현지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양념을 개발했다"고 적고 있다. 이다시에서는 인구 1만명당 불고기 점포수가 전국 최다라는 통계 수치에 근거해 '일본제일의 고기마을'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연수에서는 만주와 몽고개척단 연고지를 찾거나 외국인 강제노동으로 만들어진 댐을 견학하며 지역 활성화에 노력하는 젊은이들과도 교류한다.

참가자들은 "마이너스의 역사와 마주하는 모습에 감동했다" "역사를 아는 것은 원한을 깊게 하자는 것이 아니라 잊지 말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학생들이 현지 초등학생들을 찾았다
유학생들이 현지 초등학생들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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