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중국감유(中國憨游)
[신간] 중국감유(中國憨游)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8.02.24 0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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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진 상해한국인회 고문 펴내

광화문 네거리가 서울의 중심부라면, 중국 상하이의 원점(Zero Center Point)는 어디일까? 상해시 정부청사나 인민광장 또는 외탄(外灘)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정답은 국제반점(park hotel)이라고 전성진 상해한국인회 고문은 설명한다.

1934년 완공된 지상 22층의 국제반점은 당대 최고의 건축가 ‘후덱’의 역작이다. 1893년 슬로바키아에서 태어난 후덱은 러시아군의 포로가 됐으나 탈출해 1918년 상하이로 와서 1947년 상해에 머물면서 60개의 건축물을 설계했다. 국제적인 도시인 상하이는 이중 절반 가까운 25개 작품을 우수 근대 건축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그리고 국제반점 꼭대기 중앙에 있는 깃대를 상해의 원점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전성진 상해한국인회 고문이 최근 <중국감유(中國憨游)>라는 책을 펴냈다. ‘憨’은 어리석다, 우매하다, 질박하다, 천진난만하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맹인모상(盲人摸象)이란 불교설화에서 장님들은 코끼리를 만져보면서 좁은 소견과 주관으로 사물을 판단하는데, 저자는 중국 감유라는 제목을 통해 섣불리 중국을 판단했던 자신을 질책한다.

대만에서 주재원으로 일하기 시작한 그는 이곳저곳에서 강의나 토론 요청을 받았고 중국전문가로서 여러 언론과 인터뷰를 했다. 하지만 현지에서 지켜본 중국은 양파 껍질처럼 새로운 속살을 계속 드러냈다는 것이다. 그는 홍콩, 북경, 상해 등에서도 주재원 생활을 했고, LG상사 부사장을 역임했다.

이 책은 그가 강소성 상숙 양주, 절강성 제기 구주, 복건성 천주 무이산, 강서성 무원 여산, 안휘성 휘주, 광동성 단하산 남화선사, 호남성 봉황고성 등 중국 전역을 다니면서 보고 느낀 것을 적은 기행문이다.

“달마대사는 인도 어느 나라의 왕자였는데 출가해 불제자가 됐고 중국에서 선교를 전하기 위해 승산 소림사에서 9년간 면벽좌선을 했다. 혜가 스님은 달마대사가 수도하고 있는 동굴 앞에서 제자로 받아 줄 것을 간청했으나 오랫동안 허락을 받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해 겨울눈이 붉게 되면 제자로 받아 주겠다는 달마의 말을 듣고 왼쪽 팔을 잘라 그 피로 눈을 붉게 만들었다. 이런 혜가 스님을 기리기 위해 소림사 승려들은 합장 할 때 한 손으로 하게 됐단다.”(한국 조계종의 뿌리 남화선사 중에서)

필자는 중국 유적지를 소개하면서 한국과의 연관성을 찾으려 애를 썼다. 특히 조선 성종 때 문신 최부가 쓴 중국 기행문 ‘표해록’(漂海錄)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표해록은 성종 19년 최부 일행이 제주도를 떠나 육지로 향하던 중 풍랑으로 표류해 저장성에 상륙한 뒤 귀국하기까지 135일간 4천km의 여정을 담은 책이다. 그는 부록에서 중국어 학습기, 중국요리, 중국술, 중국차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정영록 서울대 국제대학원 중국최고위과정 주임교수는 추천사를 통해 “이 특별한 중국 유람기는 저자가 주로 거주했던 상해 지역을 중심으로 심층적으로 중국을 소개한다”면서, “중국에 주재하는 분들이나 유학 등을 위해서 처음 중국에 가는 분들에게 좋은 지침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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