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환칼럼] '룰 만드는 자가 시장을 지배'... 지금 우리는?
[이종환칼럼] '룰 만드는 자가 시장을 지배'... 지금 우리는?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8.03.0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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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량 기준 세제와 이산화탄소 배출량 기준 세제..일본과 독일의 희비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룰을 정하는 사람이 비즈니스에서 이긴다’는 기사를 일본에서 돌아오는 길에 읽었다. 요미우리 신문이 ‘글로벌 이코노미’ 특집으로 실은 기사였다.

맨 먼저 예로 든 것이 자동차였다. 태국은 일본 자동차 시장점유율이 80%가 넘는 나라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일본 자동차업계가 자랑하는 하이브리드(HV)차량이 현지에서 견제 받기 시작한 것이다.

일본 독주에 견제구를 던진 쪽은 독일계 자동차회사들이었다. 태국정부로부터 세제혜택을 받던 HV차량에 대해 독일측이 '디젤차량이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며, 현지 정부에 시정을 요구한 것.

방법은 룰 변경이었다. 독일업계들은 HV차량에 유리한 배기량 기준 세금제도를 이산화탄소 배기량 기준 세제도 바꿀 것을 요구했다. 우리나라 역시 배기량 기준 세제다.

세제를 바꿀 경우 세수 증가가 된다는 계산도 제시했다. 결국 태국정부는 2016년 1월부터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으로 세제를 바꿨고, 독일 디젤차량의 경쟁력이 강화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2018년 생산모델부터 HV차량을 에코카 분류에서 제외했다. 주정부는 판매대수의 일정비율을 에코카로 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이 규정을 채우지 못한 일본 메이커들은 미국 테슬라로부터 배출쿼터를 사서 변통하도록 됐다. 테슬라는 캐나다 일부 주에도 이 같은 규제를 도입해 일본 차량을 견제하는데 성공했다.

이처럼 룰의 변경이 시장 환경과 업체들의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인 사례가 에어컨 냉매였던 프론가스다.

프론이 오존층 파괴를 일으킨다는 것을 안 미 듀퐁사는 대체냉매를 개발하면서 미항공우주국(NASA)의 연구에 협력했다. 그리고 프론가스가 오존층 파괴에 역할을 한다는 1988년 나사의 발표를 이끌어낸 3일후 전격적으로 프론 생산을 중단했다.

이듬해까지 20여건의 관련 특허를 취득한 듀퐁사는 대체냉매 생산을 시작했으며, 프론 사용 금지를 규정한 몬트리올의정서까지 이끌어냈다. 이후 듀퐁사가 세계 에어컨 냉매시장을 장악한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에 의한 제4차 산업혁명이 진행중이다. 여기서도 룰을 제정하는 자가 시장을 지배할 수밖에 없다.

독일 정부는 2017년 6월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운전자가 운행을 하면서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되는 길을 열었다. 시스템이 운전을 조작하고, 운전자는 필요에 응해서만 운전에 관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독일 아우디사는 이에 맞춰 신차도 내놓았다. 아우디사는 자동차운전 빅데이타를 확보해 본격적인 무인자동차 단계의 주도권을 잡을 계획이다.

성장산업 분야의 룰 만들기에는 업계와 정부가 적극 협력하지 않으면 안된다.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를 없애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세계 주요국들이 ‘룰 만들기 전쟁’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우리는 어떤가? ‘적폐청산’과 ‘미투’가 우리의 경쟁력 확보에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주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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