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고 싶은 한국의 역-24] KTX경강선 평창역
[가보고 싶은 한국의 역-24] KTX경강선 평창역
  • 구리하라 가게리(栗原景, 재일르포라이터)
  • 승인 2018.03.10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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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역에서 16km 떨어져 있어

진부역에서 KTX를 타고 서울방면으로 한 역. 불과 9분이면 16km 떨어진 평창역에 도착한다. 강원 평창군 용평면에 있으며 그 이름 때문에 평창올림픽 올림픽과 패럴림픽 개최역으로 착각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는 이 역 근처인 피닉스 스키파크에서는 모글 등 프리 스타일 스키 경기가 열렸다.

영하 15도 추위속에서 역홈 끝에 서서 서울 방면으로 떠나가는 KTX의 모습을 촬영한다. 20년 전에는 역 홈에서 사진 찍으면 역무원이나 경관에게 호통을 당한다. 이제는 한국 사람들도 KTX의 앞에서 자유롭게 기념 사진을 찍으니, 시대가 바뀌었음을 실감한다.

"여보세요 거기서 뭐 하고 계신가요?"

뒤에서 말을 걸어왔다. 돌아보면, 남자가 서있다. 방한복을 입고 있으므로 잘 모르겠지만, 역무원일까.

"열차의 사진을 찍고 있었군요? 아뇨, 괜찮아요. 밖으로 나가시지요. 이 역은 통과 열차가 많지만 통과선이 없어요. 줄곧 홈에 계시면 위험해요. 출구까지 안내할께요."

드물개 혼이 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KTX는 시속 250km 속도로 평창역을 통과한다. 안전확보 때문에 홈에 남은 몇 안 되는 승객 개개인에게 말을 걸어왔던 것이다.

"오늘은 정말 춥네요. 허, 일본에서 역을 보러 왔어요? 그거 고맙습니다."

역무원은 그렇게 말하고 인사를 남기면서 고객지원실(역 사무실)로 들어갔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 역전으로 나갔다. 평창역은 태백산맥 서쪽의 언덕에 있어 역전 거리에서는 작은 마을을 내다볼 수 있다.

역에서는 피닉스파크로 가는 무료 셔틀버스가 발착하고 있으며, 북쪽 장평(챔피언)과 남의 대화로 가는 노선버스가 1시간마다 운행되고 있다. 소요 시간은 각각 5분과 10분이다.

시간이 있으면 평창역에서 노선버스 여행도 즐겁다. 따뜻한 시기라면, 고속도로에 가까운 장평으로 가보자. 노선버스를 갈아타고, 피닉스파크로 가는 도중에 봉평이 있다. 이 부근은 한국 유수의 메밀 산지다. 이효석의 소설 『 메밀꽃 필 무렵 』의 무대다. 이 지역의 메밀가루를 사용한 막국수 음식점도 많다.

역의 남쪽에 있는 대화에는 역시 강원도 명물인 브랜드 한우, 대관령한 우를 파는 고기집들이 있다. 정육점에서 서울보다 싸고 신선한 쇠고기를 구입해, 부설 식당에서 테이블 요금을 지불하고 구워 먹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KTX개통으로 이런 작은 마을을 쉽게 둘러볼 수 있게 된 것은 기쁜 일이다. 동해안 절경을 즐긴 후, 본고장의 막국수나 한우를 맛 보는 여행도 서울에서 당일로 가능하다.

평창 역 주변을 산책하고, 2시간 후 열차로 서울로 돌아가는 길에 아까의 역무원이 인사했다.

"서울행을 타세요? 따뜻한 시기에 다시 꼭 놀러 오세요."

친절한 역무원이다.올림픽 기간 중에도 그렇게 많은 관광객들을 안내해줬을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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