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인천 차이나타운...짜장면과 공갈빵이 유명
[탐방] 인천 차이나타운...짜장면과 공갈빵이 유명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8.03.11 0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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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 주문에 쇠젖가락 쇠숟가락을 세팅...자유공원에는 맥아더장군 동상도

우선 머리를 식히는 문제 하나. 1960년대에는 한그릇에 15원을 했고, 70년대에는 200원을 했다. 80년대에는 800원으로 올랐으며, 90년대에는 1300원으로까지 올랐다. 2000년대에 3000원이 됐고, 2010년대에 5000원 가량이 됐다. 어떤 음식일까?

답은 짜장면이다. 한국에서 짜장면의 원조로 알려진 인천 차이나타운의 공화춘을 찾은 것은 지난 3월7일이었다.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호텔에서 열리는 민주평통 미주지역대회에 가는 길에 인천 차이나타운을 들렀던 것이다.

차이나타운은 평일이어서인지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짜장면 원조로 알려진 공화춘조차 점심 무렵인데도 손님이 많지 않았다. 쟈스민차를 앞에 놓고 메뉴판을 넘기니, 단품 메뉴로는 짜장면이 5천원, 공화춘짜장면은 1만원이었다.

면이 나오기 전에 양파와 단무지, 춘장이 따라나오는 것은 공화춘도 다른 집과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식탁 세팅은 달랐다. 공화춘짜장면을 주문했는데, 가위와 쇠젓가락, 쇠숟가락이 세팅되는 것이 독특했다. 중국집에서는 보통 쇠젓가락을 쓰지 않는다. 나무젓가락이나 대나무젓가락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공화춘은 달랐다. 

하지만 주문한 음식이 나오고서야 그렇게 세팅된 까닭을 알 수 있었다. 나온 음식은 흔히 삼선짜장으로 부르는 종류였다. 그러면서도 특히 면발이 질겨 가위로 자르지 않고서는 먹기가 쉽지 않았다.

짜장 면발을 휘휘 젖는 것도 쉽지 않았다. 나무젓가락으로 젖다가는 부러질 정도로 강도가 있었다. 또 숟가락도 사용해야만 했다.

식탁테이블에 고춧가루가 놓여있지 않는 것도 나름대로의 특징. 테이블에는 뎅그마니 식초만 소스로 올라 있을 뿐이었다.

중국 요리에는 일반적으로 고춧가루를 쓰지 않는다. 매운맛을 내는데는 고추기름을 쓴다. 그렇게 보면 고춧가루는 한국식 중국집에만 있는 독특한 소스인 셈이다. 공화춘에서는 대신짜장면에 청양고추를 썰어 넣어 매운맛이 나도록 했다.

차이나타운에는 공갈빵도 곳곳에 보였다. 공갈빵은 속이 빈 것이 특징. 중국어로 '속이 빈 것'을 '쿵커(空殼)'라고 한다. 속이 비어 쿵커빙(餠)이라고 한 게 아마 공갈빵으로 변한 게 아닌가 싶다.

공화춘을 나오면서 카운터에서 물으니, 지금의 공화춘은 자리를 옮긴 것이라고 했다. 원래 건물은 아래쪽에 있는데 공화춘 음식점에서 짜장면박물관으로 만들어, 공개하고 있다고 했다.

공화춘을 나와서는 삼국지 벽화가 길게 전시된 화교학교 골목을 지났다. 학교측은 학생들한테 삼국지로 화교로서의 문화적 정체성을 심어주는 듯했다. 삼국지가 중국인들의 문화적 정체성을 심어주는 고전이라면 우리는 과연 무엇일까?  우리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고전은 어떤 것일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차이나타운 뒤의 자유공원에 올라 맥아더장군 동상이 있는 곳까지 발길을 옮겼다. 자유공원에서는 인천항이 한눈에 들어왔다. 인천항은 개항과 함께 근대문물이 들어온 창구다. 구한말 하와이로 미주이민을 처음으로 떠난 곳도, 6.25때 유엔군이 상륙작전을 전개한 곳도 이곳 인천항이었다.

멀리 인천 앞 바다로는 대형 선박들이 정박해 있고, 부두를 따라서도 많은 배들이 뭔가를 싣고 내리고 있었다. 배들로 분주한 항구가 오늘의 한국을 대변한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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