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미주자문위원들에 왜 '대통령 시계' 안주나?
[수첩] 미주자문위원들에 왜 '대통령 시계' 안주나?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8.03.11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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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방문 대신 평창패럴림픽 개회식 참여...해외동포는 봉(鳳)인가?
미국, 캐나다, 중남미 민주평통 미주지역 협의회장들이 참석한 간부위원 회의가 3월7일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호텔에서 열렸다.
미국, 캐나다, 중남미 민주평통 미주지역 협의회장들이 참석한 간부위원 회의가 3월7일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호텔에서 열렸다.

“문대통령과 점심을 먹고 ‘이니시계’ 받는 법이 있다”는 기사를 떠올린 것은 3월7일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호텔에서였다. 이날 미국과 캐나다, 중남미에 있는 한인사회 지도자들이 대거 한국을 찾았다.

이날 만찬으로 시작되는 제18기 민주평통 미주지역대회에는 미주, 중남이지역에서 무려 1천100명이 참여했다. 대회 공식 참가 해외자문위원은 모두 800여명. 하지만 부인 및 가족과 함께 찾은 자문위원들도 적지 않아 참가자수가 1천100명을 헤아린 것이다.

민주평통 미주지역대회는 3월7일 만찬으로 시작됐다. 만찬에 앞서 간단한 간부회의도 열렸다. 이번 대회에 참석하는 미국과 캐나다, 중남미지역 협의회장과 지회장 등 간부들이 참석한 회의였다.

그런데 이 회의에서 ‘대통령 시계를 주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이 나온 것이다.

김덕룡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이 자리한 가운데 열린 이날 간부회의에서는 남미에서 온 이학락 남미협의회장이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행사일정이 갑자기 정해져서 남미지역 협의회원들이 참여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소개했다.

“3월7일 개최된다고 통보받은 것은 한달여 전인 1월16일이었습니다. 남미는 1월과 2월이 바캉스 시즌입니다. 남반구이니 우리나라 7월, 8월 같아요. 그러다보니 공무원들도 모두 쉽니다. 이때는 심지어 소송이나 재판도 이뤄지지 않습니다."

그는 통보받자마자 서둘러 항공권 예약에 나섰으나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갑작스런 예약이라 자리도 없고 가격도 비쌌다는 것이다. 할 수 없이 그는 시간 낭비를 무릅쓰고 구할 수 있는 표로 해서 행사 한참 전에 한국에 도착했다고 소개했다.

이같은 경험은 그 혼자서만 겪은 게 아니다. 대회 참석한 자문위원 모두가 같은 경험을 했다. 민주평통 해외지역회의는 1년에 한번씩 열린다. 해외자문위원수도 3천600명을 헤아려, 그동안 지역별로 3회로 나눠 개최해온 게 관례였다. 미주자문위원대회는 보통 4월 하순이나 5월에 열렸다. 

이번에 개최일정이 갑지기 두달여 앞당겨진 것은 동계패럴림픽 때문이었다. 민주평통 대회에서 참여한 자문위원들을 패럴림픽 개회식에 참여시키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정부가 개회식 입장권을 무료로 나눠준 것도 아니다. 해외자문위원들이 자비로 구매하도록 협의회별로 독려한 것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은 국가적 과제다. 해외동포사회 리더들은 이 점에 공감했다. 그래서 어려움을 무릅쓰고 민주평통 대회 시간에도 맞추고, 평창동계패럴림픽 개회식에도 참여해 태극기를 흔들었다.

패럴림픽 개회식은 민주평통대회 3일째날인 3월9일 저녁 8시에 시작해 9시50분에 끝났다. 미주자문위원들은 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버스에 나눠타고 낮 12시반 영종도를 떠났다. 추위속에서도 일찌감치 개회식장에 입장했으며, 개회식을 마치고 숙소인 인천 영종도 호텔로 되돌아온 것은 밤 3시경이었다.

평창으로 출발하는 버스를 타면서 한 자문위원은 "해외동포만 모국을 짝사랑하는 것 같다"면서 "대통령 시계 정도는 나눠줘도 되지 않느냐"고 푸념했다.

그는 “민주평통 대회때는 늘 청와대를 방문해 대통령과 간담회를 가져 왔는데, 이번에는 그 일정을 생략하고 평창동계패럴림픽 참여로 대체한 것같다”면서, “예년처럼 청와대를 방문했으면 대통령 시계라도 받았을 것인데..."라고 말을 흐렸다.

철지난 이야기이지만 지난해 11월15일 한겨례신문은 이렇게 적었다. ‘문대통령과 점심먹고 '이니 시계' 받는 법’이란 기사에서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점심을 먹는다면? 게다가 ‘이니 시계’를 받을 수 있다면? ...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15일 “저희가 평창올림픽의 붐업을 위해서 아이디어를 하나 냈다”고 밝혔다. 아이디어는 평창 겨울올림픽·패럴림픽 입장권을 구매하고 인증샷을 공유한 사람 가운데 20명을 뽑아 문 대통령과 점심을 먹고 대통령 시계를 증정하는 이벤트다. 박 대변인은 “평창올림픽 입장권을 사면서 헬로우평창 사이트에 인증샷을 올리면, 20명 정도를 추첨해 문 대통령과 식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린다”고 설명했다....앞서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평창올림픽 홍보를 위해 ‘이니 시계’를 활용하자는 제안을 했다“

안타깝게도 이 기사에 나온 박수현 대변인과 민병두 의원은 최근 ‘대통령 시계’ 대신 ‘미투’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이석호 편집국장
이석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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