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다윗 19] 풀코스 완주만 102회··· 마라톤으로 중국인들과 교류하는 전영수씨
[청년다윗 19] 풀코스 완주만 102회··· 마라톤으로 중국인들과 교류하는 전영수씨
  • 상하이=황갑선 해외기자
  • 승인 2018.03.2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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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한국 기업체 주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전영수씨는 정확히 매일 아침 4시30분에 기상해 달리기를 하는 것으로 하루일과를 시작한다. 평일에는 매일 5~10km, 주말에는 20km 정도 달린다. 이런 습관은 오래 전에 들었다.

어렵게 들어간 대학의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신문배달 아르바이트를 했던 그다. 하루 200부 정도를 돌리려면 바삐 뛰어다녀야 했다.

“조간신문을 배달해서 당시 한 달에 1만5천원 정도 받았습니다. 방학 때는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를 벌었습니다. 하지만 아르바이트만으로 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전영수씨의 마라톤 풀코스 100회 완주를 축하하기 위해 상하이마라톤클럽이 기념패를 기증했다.
전영수씨의 마라톤 풀코스 100회 완주를 축하하기 위해 상하이마라톤클럽이 기념패를 기증했다.

그는 ROTC 복무연장 장학제도가 있는 것을 알게 됐고 곧바로 ROTC에 지원을 했다. 기본 복무기간보다 3년 더 근무해야 했지만 3,4학년 동안 군장학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졸업 후 소위로 임관한 뒤 공수부대 특전사에 자원입대했다. 스쿠버 다이빙, 스카이다이빙, 고등산악 훈련, 천리행군 등 어렵고 힘든 특수훈련을 받아야 했지만 재미있게 보낼 수 있었다고 한다. 부대 각종 체육대회에서 그는 육상대표로 나갔다.

군대에서 어떤 극한상황도 견딜 수 있는 인내력을 키웠다. 군 생활을 마치고 한국의 유명 의류기업에 입사해 영업부서, 물류부서 등 다양한 부서에서 일했던 그는 중국 주재원으로 발령받았다. 현재 중국 생활 5년째다.

특전사 훈련 모습.
특전사 훈련 모습.

“마라톤을 처음 접한 것은 1999년입니다. 42.195km 마라톤에 대한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무조건 달리면 되는 줄 알고 무식하게 도전했습니다. 특전사 출신인데 그 정도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지요. 그러나 10km가 넘어서자 다리에 쥐가 났어요. 간신히 완주를 하긴 했지만, 거의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때 기록이 4시간38분이었어요. 이렇게 혹독한 신고식을 거쳤지만, 이상하게 마라톤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더 생겼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열리는 각종 마라톤대회에 참가했습니다. 또 마라톤 동호인들이 모이는 클럽에 가입하고 동호회 회원을 관리하는 운영진 일도 맡았습니다.”

마라톤 마니아들의 꿈은 3시간 이내 완주하는 ‘서브 쓰리(Sub Three)’다. 그도 ‘서브 쓰리’를 달성하기 위해 부단히 연습했다. 마라톤 전문 강사의 지도까지 받은 그의 기록이 3시간 13분까지 단축됐지만 예기치 않은 사고가 생겼다. 다리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던 것.

이때부터 생각을 바꾸어 즐겁게 뛰는 마라톤을 하게 됐다. 그는 42.195km 풀코스를 한국과 일본에서 56회, 중국에서 46회 총 102회를 완주했다. 100km를 달리는 울트라 마라톤은 8회 완주했고, 각종 산악마라톤 대회, 고층빌딩 뛰어 오르기 대회 등에 참가했다.

남다른 마라톤 사랑 덕분인지 그는 영화에도 출연했다. 2005년 한국에서 자폐장애를 극복하는 과정을 영화로 만들었던 ‘말아톤’에 조연으로 활약했다. 자폐아 역을 맡았던 배우 조승우씨가 3등으로 시상식에 오르는 장면에서 1등 단상에 있던 배우가 전영수씨였다.

“마라톤을 통해 인생의 지혜를 많이 배웁니다. 첫째 마라톤은 아주 정직한 운동입니다. 마라톤은 정확히 연습한 만큼 기록이 나옵니다. 둘째 마라톤을 통해서 겸손과 자신의 수준을 아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셋째 마라톤은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다스리는 운동입니다.”

영화 '말아톤'. 1등 단상에 오른 배우가 전영수씨, 오른쪽이 배우 조승우.
영화 '말아톤'. 1등 단상에 오른 배우가 전영수씨, 오른쪽이 배우 조승우.

그는 기업경영도 마라톤과 같다고 말한다. 마라톤에서 자기 페이스를 알고 꾸준히 연습하면 기록은 깨지고 당겨지게 되듯이 사업에서도 회사의 수준과 상황을 스스로 잘 파악해야 한다. 사업을 할 때도 어렵고 인내를 가지고 꾸준히 도전해 나가면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전영수씨는 바쁜 업무과정 속에서도 중국에서 상하이, 북경, 홍콩, 항주, 대련, 하얼빈, 광조우, 샤먼, 남경, 귀양 등 중국 전역의 각종 마라톤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앞으로도 참가해보지 않은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에는 모두 참석하여 두발로 중국 전역을 밟으며 많은 중국인들과 교류를 하고 싶다고 했다. 마라톤이 열리는 지방도시에 갈 때는 근처 명승지를 여행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중국에서 열리는 마라톤대회를 통하여 각계각층의 중국인들과 사귀고 교류할 수 있었습니다. 42.195Km를 고통을 함께 참아내며 달리는 동안 진정한 교류가 싹트게 됩니다. 이런 좋은 네트워크를 통해 한중 민간외교 역할을 하는 것 같아 좋습니다.”

한국 춘천마라톤대회에서 중국인 친구들과 함께.
한국 춘천마라톤대회에서 중국인 친구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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