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을 예측할 수 없었던 재일동포들의 삶 다룬 소설 '파친코'
운명을 예측할 수 없었던 재일동포들의 삶 다룬 소설 '파친코'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8.03.28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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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동포 이민진 작가가 펴내
재미동포 1.5세 작가 이민진씨.[사진=www.leeminjin.com]
재미동포 1.5세 작가 이민진씨.[사진=www.leeminjin.com]

재미동포 이민진 작가가 재일동포들의 삶을 다룬 소설 <파친코>(문학사상, 400쪽)가 최근 출간됐다.

저자인 이민진씨는 재미동포 1.5세다. 1986년 서울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 가족 이민으로 간 그는 예일대 역사학과와 조지타운대 로스쿨을 다녔고, 기업변호사로 일했다. 하지만 건강이 나빠져 변호사 일을 그만두었고, 고등학교 때부터 재능을 갖고 있던 글 쓰는 일을 시작했다. 그는 2004년 단변소설 <행복의 축 Axis of Happiness>, <조국 Motherland> 등을 발표했다. 2008년 발표한 첫 장편소설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 Free Food for Millionaires>은 전미 편집자들이 뽑은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다.

일본계 미국인 남편이 2007년 도쿄의 금융회사에 근무하게 되면서 그는 일본에서 4년간 살았고, 이때의 경험이 파친코를 출간하는 힘이 됐다.

소설 파친코의 배경은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초부터 1980년대 말까지다. 부산 영도의 기형아 훈이, 그의 딸 순자, 순자가 일본으로 건너가 낳은 아들 노아와 모자수, 그리고 모자수의 아들인 솔로몬에 이르는 4대에 걸친 핏줄의 역사다.

파친코 속의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한계와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고된 삶을 이어나간다. 이들은 자식만큼은 자신들보다 나은 대우를 받으며 살 수 있기를 바라는 보통 사람들이었지만, 시대는 그들의 평범한 소원을 들어주지 않았다.

“우리는 추방당할 수 있으니까. 우리에게는 조국이 없어. 인생이란 저 아이가 통제할 수 없는 일들로 가득하니까, 그에 적응하는 법을 배워야지. 내 아들은 살아남아야 해.”(2권 248쪽)

김성곤 조지워싱턴대 석학교수는 “파친코는 운명을 알 수 없는 도박이라는 점에서 재일교포들의 삶을 상징하는 좋은 은유라고 할 수 있다”면서, “이 소설은 한국의 근현대사가 얼마나 비극으로 점철돼 있는지를 새삼 깨닫게 해주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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