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앗간까지 새로 꾸며 후손을 먹여 살리네요”
“방앗간까지 새로 꾸며 후손을 먹여 살리네요”
  • 자그레브=이종환 기자
  • 승인 2018.03.2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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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의 방앗간마을, 라스토케를 찾아

“유럽은 옛것을 중시하네요. 방앗간까지 멋진 관광명소로 새로 꾸며서 또 한세대 후손한테 먹고 살 길을 열어주는 것을 보았습니다. 집안의 전통도 지키려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김점배 아프리카중동한상총연합회장은 유럽에서 개최한 정기총회 및 관광일정에 대한 소감을 이렇게 압축했다. 아프리카중동한인회총연합회(회장 임도재)와 아프리카중동한상총연합회(회장 김점배)는 3월18일부터 26일까지 유럽에서 정기총회와 관광행사를 진행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시작된 이 일정은 잘츠부르크와 슬로베니아의 유명관광지 블레드성과 수도 류블라냐, 크로아티아 지중해 연안도시 오파티야, 수도 자그레브,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이어지는 관광으로 연결됐다. 오만한인회장이기도 한 김점배 회장은 이 일정에서 느낀 바를 ‘옛것을 중시한다’는 키워드로 정리했던 것이다.

김 회장이 말하는 방앗간은 크로아티아의 라스토케라는 작은 마을이다. 플로트비체 국립공원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는 이 마을은 상류에서 흘러나오는 물줄기가 마을 전체로 퍼져서 곳곳에 크고 작은 폭포를 이루는 곳이었다. 일행은 플로트비체 국립공원을 찾은 뒤 수도 자그레브로 향하는 길에 이 마을에 들렀다. 정기총회에 참여하고 관광일정에도 참여한 66명이 이곳을 찾았다.

“원래 방앗간마을이었습니다. 흘러내려오는 물로 물레방아를 돌렸다고 합니다. 집집마다 물레방아를 만들어 부근 지역에서 나는 곡식을 찧었는데, 지금은 관광지로 유명해졌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찾으면서 관광지가 된 곳이기도 합니다.” 비엔나에서부터 안내해온 가이드가 마을을 잘 아는 듯 소개했다.

일행은 버스에서 내려서 다리를 건너 마을로 들어갔다. 집 마루 밑으로 물이 흘러내려가거나, 헛간 아래로 물이 흘러가는 집들이 대부분이었다. 마을 전체가 거대한 수로 시스템을 이루고 있다고 할까? 과거에는 이 물로 물레방아를 돌렸지만, 지금은 여행객들의 민박을 받은 호텔로 사용하고 있었다.

마을 안쪽으로는 과거 쓰던 물레방아도 보였다. 어떤 집은 ‘인터넷카페’라는 이름을 붙이고, 음식점과 카페로도 활용되고 있었다.

“물소리가 듣기는 좋은데, 밤에 잠을 잘 때는 시끄럽지 않을까요?”
“오히려 그게 좋은 추억일 될 수 있으니, 하루 이틀은 이용할 수 있잖아요”
길을 가면서 일행들 사이에 얘기가 오갔다.

긴 다리를 또 하나 건너면서 마을을 벗어났다. 플로트비체 국립공원에서 흘러 내려오는 하천 본류인 듯했다. 이 지역은 석회암 지역으로 지하로 큰 구멍들이 많아 마을에 홍수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가이드가 소개를 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기록이 있는 1천년간의 사이에 두 번 홍수가 났다는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였으나, 재미있는 설명이었다. 일행이 다시 모인 곳은 윗마을이 보이는 곳으로 깊은 협곡의 강 건너로 무너진 옛 성도 보였다.

“우리도 이런 마을을 하나 만들면 좋겠다.” 누군가가 자신의 느낌을 토로했다. 일행 모두 비슷한 느낌이었으리라.

긴 다리 아래 상판을 떠받는 난간에는 큰 글자로 끄적인 낙서가 눈길을 끌었다. 저 높은 곳에 누가 무엇을 위해 낙서를 했을까?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은 자리에 저질러진 불가사의한 낙서였다. 그런 것에 생각을 던지는 것도 여행의 흥미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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