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공의 50만평이 넘는 구석구석에서 매화나무가 꽃을 피웠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약 20일 가까이 늦게 꽃을 피웠기에 매화나무보다 더 늦게 꽃을 피우는 다른 꽃나무들과 함께 어우러져 올공은 온통 꽃밭세상이 되었다. 그러나 권불십년(權不十年)에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했던가. 매화꽃이 늦게 꽃을 피웠다고 더 오랫동안 그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아쉽게도 때가 되면 꽃잎을 모두 떨구고 매실이라는 열매를 맺게 된다.
“흑매(黑梅)”
꽃색이 검어서
붙인 이름이 아니라오
한낮을 내내
하얗게 지새다가
밤빛에 젖어
까맣게 물들었소
밤에는 검더라도
마음만은 늘 빛이거늘
내 까만 하늘을 날아
쌀알같이 영그는 밤에는
이 몸을 백매(白梅)가 아닌
흑매(黑梅)라 불러주오
매화나무에도 여러 종류의 꽃이 핀다. 매화꽃은 크게 홑꽃인 매화꽃과 겹꽃 매화꽃으로 대별(大別)이 되고, 또한 꽃색 또는 꽃받침색에 따라 홑꽃은 백매화, 청매화, 분홍매화, 홍매화 등으로, 겹꽃은 겹꽃이라는 의미의 만첩(萬疊)이라는 용어를 붙여 만첩옥매, 만첩분홍매, 만첩홍매 등으로 구별한다. 그런데 필자는 올공에서 백매화, 청매화, 분홍매화 그리고 만첩분홍매는 발견했는데 올공이 워낙 넓어 알지 못하는 장소에 필자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홍매화와 만첩홍매 등이 몰래 피어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매화꽃과 비슷한 시기에 꽃을 피우는 살구나무꽃이 있다. 두 꽃의 색감이나 생김새가 비슷하여 구별이 쉽지 않은 듯 보이나, 두 꽃을 쉽게 구별할 수 있는 Tip이 있다. 매화꽃은 꽃을 피우기 전에나, 피운 후에나 꽃잎을 밑에서 받치고 있는 꽃받침이 마치 꽃잎에 껌딱지처럼 찰싹 붙어있다. 그러나 살구나무꽃은 개화하면 꽃받침이 꽃잎에서 떨어져
밑으로 처지게 되는데 바로 이 점이 매화꽃과 살구나무꽃의 구별 포인트가 되는 것이다.
매화꽃과 비슷한 시기에 꽃을 피우는 꽃나무들 중에는 앵두나무꽃도 있다. 꽃의 생김새로 보아서는 매화꽃, 살구나무꽃과 어렵지 않게 구별이 가능하다. 옛날 동네마다 양지바르고 습한 곳에 앵두나무를 많이 심었는데 새봄이 오면 마을 우물가 근처에도 앵두나무꽃이 활짝 피어났었는가 싶다. 앵두나무 길쭉한 가지마다 빽빽하게 예쁜 꽃을 피워 바람에 하늘대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처녀들 바람나서 물동이, 호미자루 내던질 만 하지 않았을까?
필자소개
공인회계사/세무사(부동산세제, 상속증여세 전문)
1963년 경기도 이천 출생
성균관대 학사,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석사
한국은행, 신한은행에서 근무
현재 모야모(www.moyamo.co.kr) 앱에서 올공 꽃중계방 진행 중
저서: <재테크를 위한 세금길라잡이> 외 4권
쌀알같이 영그는 밤에는
이 몸을 백매(白梅)가 아닌
흑매(黑梅)라 불러주오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