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리딩CEO회의'를 비공개로 할 이유가 없다
[칼럼] '리딩CEO회의'를 비공개로 할 이유가 없다
  • 달라스=이종환 기자
  • 승인 2018.04.21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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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재단이 '비공개' 고집...변화 위해 '비밀주의' 탈피해야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달라스 공항에서 승용차로 40분 정도 거리에 있는 르네상스 플라노호텔.

2층 회의장에 들어서자 곧 재외동포재단 직원이 찾아와 ‘비공개회의’라며, "리딩CEO가 아닌 사람은 나가야 한다"고 요구한다. “리딩CEO한테서는 그런 얘기가 없는데...”라고 대응하자, “재외동포재단이 주최하는 비공개회의”라는 얘기였다.

서울을 떠나 어렵사리 달라스에서 열린 ‘리딩CEO 회의’에 갔으나 결국 회의장에서 채 1분도 안돼 발길을 돌려야 했다. 4월20일 오후에 일어난 일이다.

‘리딩CEO회의’는 ‘세계한상대회 운영위원회’ 회의 때마다 늘 앞서거니 뒤서거니 해서 함께 열리는 행사다. 기자는 4년전인 2014년 10월 부산한상대회에서 열린 리딩CEO회의를 취재한 후 “리딩CEO에 지역 안배가 필요할까?”라는 칼럼을 쓴 적이 있다. 당시 칼럼 내용을 보면 리딩CEO회의의 운영상황을 알 수 있다.

“리딩CEO회의는 한상대회를 이끄는 두 축의 하나다. 재외동포재단에서 운영하는 한상대회운영위원회가 공식적인 중심축이라면, 해외의 성공한 한상들로 이뤄진 리딩CEO는 한상대회를 대회답게 만드는 서브 축이라고 할 수 있다. 한상대회의 성공을 기약하는 스타마케팅을 위해서도 이들 리딩CEO의 존재는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해외한상의 꽃이라고 할 리딩CEO는 재외동포재단이 관할하는 조직은 아니다. 자체적으로 회원을 충원하고, 운영하는 독립적인 조직이다. 2년 임기의 공동의장과 공동간사가 조직을 운영하고 있으며, 회원 충원을 위해 추천위원회도 만들어 가동하고 있다. 현재 공동의장은 일본의 한창우 마루한회장과 미국의 홍명기 듀라코트회장이다. 간사는 미국의 조병태회장과 말레이시아의 권병하회장이 맡고 있다....

리딩CEO는 매년 가을 세계한상대회때 모임을 갖고, 또 매년 봄 한상대회 운영위원회가 열리는 때를 기해 모임을 갖는 등 매년 2회의 정기 모임을 갖는다. 이 모임에 세차례 이상 무단으로 빠질 경우 리딩CEO 회원에서 탈퇴시키는 것으로 돼 있으나, 지금까지 제적된 사람은 없다. 그런 면에서 회원명부에 한번 이름을 올리면 여간해서는 빠지지 않는 사실상 종신직 회원제다.

이처럼 종신직으로 운영되다 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문제점도 노출되고 있다. 우선 리딩CEO가 ‘고인 물’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그 하나다. 비즈니스는 세월이 지나면서 바뀐다. 사업에도 흥망성쇠가 있기 때문이다.

세계 각지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며 빠르게 성장하는 한상들이 늘고 있으나, 이들의 참여도 어려운 편이다. 진입장벽이 높다는 얘기다.

리딩CEO가 원로원으로 바뀌었다는 지적도 있다. 초기에는 실제로 사업일선에 뛰었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일선에서 물러난 분들이 제법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 그것이다.

뿐만 아니라 리딩CEO가 지역별로 너무 치우쳐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과 일본이 대부분이고, 나머지 대륙에는 겨우 한두명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이는 다른 지역에 대해 잘 모른다는 점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소개한 칼럼은 리딩CEO의 개선 및 발전 방향으로 지역별로 새로운 인물들을 리크루트하고, 젊은 CEO들을 영입하고, 사업의 흥망성쇠도 살피고 일선에서 뛰는지도 감안해서 원로원 성격에서 탈피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참고로 당시 리딩CEO로 선정돼 있는 29명의 명단을 소개했다. 문제는 당시 나열한 명단 중에 이번 달라스에서 열린 리딩CEO회의에 참석한 사람이 겨우 12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나마 참석자 9명이 미국에 사는 사람이었다.

재외동포재단은 어떤 목적으로 이 회의를 '주최'할까? 재외동포재단은 리딩CEO의 명단조차 공개를 꺼린다. “어떤 회사를 하는지에 대한 개인정보가 들어있다”는 납득 안되는 이유다. 1년에 두번 열리는 회의 역시 비공개다. 리딩CEO 멤버들 측에서는 굳이 감출 내용도 없지 않느냐는 의견이지만, 재외동포재단측이 ‘비공개’를 고집하고 있다.

이같은 재외동포재단의 ‘비공개주의’가 리딩CEO 회의의 발전을 방해한 것은 아닐까? 리딩CEO회의에 대한 깊은 고민없이 루틴하게 회의를 ‘주최’해온 것이 변화를 가로막은 게 아닐까 하는 얘기다.

중국의 개혁개방을 주도한 등소평은 ‘창문을 열면 파리도 들어오지만, 무엇보다 신선한 공기가 들어온다’고 말했다. 리딩CEO회의도 이제 '비밀주의'를 떠나 과감히 문을 열어야 될 시점이 아닌가 싶다. 아니면 재외동포재단이 '주최'할 이유도 없다.

미국 달라스에서 열린 리딩CEO회의
미국 달라스에서 열린 리딩CEO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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