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오페라 아리아 들어 보셨나요?
우리 오페라 아리아 들어 보셨나요?
  • 탁계석(한국예술비평가협회장)
  • 승인 2011.04.1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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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 오페라에 관객이 늘고 있다. 지난 달 국립발레단의 ‘지젤’은 불과 몇 일 만에 전석 매진의 기록을 세웠다. 국립오페라단의 구노의 ‘파우스트’ 역시 예전과 다른 관람을 보여주어 극장문화가 정착되어 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 원인은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꾸준히 관객의 신뢰를 쌓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미 우리 성악은 세계 수준에 올랐다. ‘파우스트’ 주역을 맡았던 테너 김우경씨만 해도 세계 최고의 무대인 뉴욕 메트로폴리탄에 무대에서 당당한 주역을 함으로써 향후 세계 오페라계의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오래전부터 이탈리아를 비롯해 유럽의 유명 콩쿠르에서 우리 성악가끼리 자웅을 겨뤄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으니 즐거운 비명이 아닐 수 없다.

높은 작품 제작 수준과 가수의 풍요함에 비해 우리 창작오페라의 길은 아직도 길이 멀다. 솔직히 국민들 모두가 이해하고 즐기는 오페라가 없기 때문이다. 아니 오페라는 그렇다하더라도 귀에 익숙한 아리아 하나가 없다. 베르디의 ‘리골레토’에 나오는 ‘여자의 마음은...푸치니의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투란도트 ’공주는 잠 못이루고‘, 토스카의 ’별은 빛나건만‘....

21세기 오페라 메카를 꿈꾸는 나라에서 자국의 오페라가 없이 전량 수입오페라에 의존한다면 자존심이 상한다. 그래서 오페라 도입 60주년을 지난 시점에서 창작오페라 활성화는 발등의 불이다.

‘우리 오페라 우리 아리아 부르기 운동’을 전개했으면 한다. 사명감을 가지고 부르다 보면 어느새 귀에 익고, 귀에 익어야 작품을 보았을 때 감동을 받을 수 있지 않겠는가.

최근 펼치고 있는 국립오페라단의 ‘맘창작 프로젝트’ 작품공모는 그래서 희망적이다. 또 오는 4월 6일 저녁 대구오페라하우스(이형근 관장)에서는 오페라 ‘메밀꽃 필 무렵’(우종억 작곡)과 ‘천생연분’(임준희 작곡)이 갈라 콘서트 형식으로 무대에 오른다.

또 올해 2회째 맡는 대한민국 오페라페스티벌에서는 ‘메밀꽃 필 무렵’과 ‘논개’(지성호)가 올려지고 시즌 바로 직전에는 오페라 ‘대장경’( 조정래 원작, 최천희 작곡)가 오를 예정이어서 모처럼 창작 활성화가 눈에 띈다.

사실 우리 오페라가 세계무대로 나가려면 우선적으로 우리 국민들이 충분히 보고 즐기는 수준의 감상 문화가 이뤄져야 한다. 이점에서 앞으로 오페라 종주국인 이태리나 빈, 독일, 영국, 프랑스등의 오페라정책을 깊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좋은 아리아가 있어야 부른다?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 식의 논쟁을 할 것이 아니라 우리 아리아에서도 명곡이 나올 수 있도록 먼저 부르는 것이 순서다. 자국의 오페라가 꽃필 때 진정한 오페라의 대중화가 이뤄진 것을 서양 오페라사는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파바로티의 선생인 깜보갈리아니가 "21세기 세계 오페라는 한국이 주도할 것"이라 예언한 바 한국이 오페라의 메카가 될 정황들이 하나씩 확인되고 있다. 가슴 설레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수면 아래로 잠수해 버린 서울시의 노들섬 오페라 프로젝트 역시 불을 다시 지펴 오페라하우스에서 매일 밤 공연이 이뤄지는 선진국 형 오페라 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란다.

자주 듣고 자주 부르는 것 이상의 방법이 있겠는가. 우리 콩쿠르에서도 우리 아리아를 과제 곡으로 의무화한다면 당장의 효과가 있을 것이다. 문화부에 별도의 오페라 정책국이 없는 현실에서 한 나라의 오페라 정책을 주도해야 할 국, 시립오페라단은 단순히 무대 작품을 올리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해야 한다. 오페라정책의 리더스가 되어 이 문제들을 풀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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