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운동가 홍범도 장군 말년 보낸 곳
카자흐스탄국립 아카데미 고려극장이 카자흐스탄 정부로부터 새 극장건물을 받았다. 이를 자축하는 행사가 5월23일 카자흐스탄 알마티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새 극장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전승민 주알마티총영사, 니 류보피 고려극장장과 유가이 세르게이 고려인협회장을 비롯한 고려인 동포단체장들이 참석했다.
고려극장 단원들의 대북 연주로 시작된 축하연에서 니 류보피 고려극장장은 “알마티 시 외곽에 위치해 있어서 동포들이 자주 이용하기에 불편함이 많았던 고려극장 대신,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새로운 극장 건물을 사용하게 돼 무척 기쁘다”면서 “새 고려극장이 고려인 동포사회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승민 총영사는 “고려극장이 이렇게 발전하게 된 것은 동포들의 사랑과 카자흐스탄 정부의 지원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카자흐스탄이 당당한 독립국가로 발전해 나가는 데 카자흐스탄의 다문화지원정책, 소수민족정책이 원동력이 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가이 세르게이 카자흐스탄고려인협회 회장은 “오랫동안 기다려온 일이 드디어 오늘 이루어졌다”면서 “우리문화가 카자흐스탄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축사를 했다.
고려극장은 1932년 연해주에서 창단했지만 5년 뒤 중앙아시아로 옮겨졌고, 1968년 공화국음악코미디극장의 지위를 얻어 알마티 시로 이전했다.
독립된 극장 건물이 없이 활동해 오던 고려극장은 동포지도자들의 청원으로 2002년 알마티 시 외곽의 극장건물을 카자흐스탄 정부로부터 받았으나 교통이 불편한 외곽에 위치해 있어서 동포들이 이용하기에 불편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었다. 이번 새 극장건물은 규모가 더 클 뿐 아니라 시내 중심가에 위치해 있어 동포사회의 새 문화 중심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려극장은 항일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이 수위로 일하며 말년을 보낸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고려극장은 그가 타계하기 전 해인 1942년 태장춘이 희곡을 쓴 연극 ‘홍범도’를 본인이 보는 앞에서 공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