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한민국-153] 명절음식
[아! 대한민국-153] 명절음식
  • 김정남 본지 고문
  • 승인 2018.06.16 0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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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지금은 그런 민속이 사려졌거나 희미하게 남아있을 뿐이지만, 한민족에게는 거의 한달에 한번꼴로 명절이 있었고, 또 그때마다 해먹는 명절음식이 따로 있었다. 명절음식은 농경(農耕)과의 연관 위에 생겨났기 때문에 신토불이 제철음식이라고 할 수 있지만 농한기에도 명절은 있어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한민족의 의식과 풍류가 명절음식에 담겨 있다.

설날에는 떡국을 먹었다. 그래서 떡국 한 그릇을 먹으면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떡이라는 뜻으로 ‘첨세병’이라는 이름도 붙어있다. 흰 가래떡을 똑똑 썰어 끓인 떡국을 차례를 올린 뒤에 온 가족이 둘러 앉아 함께 먹었다. 떡국을 먹은 뒤엔 어른과 조상들께 올리는 세배와 성묘가 뒤따르게 마련이었다. 떡국에는 떡가래처럼 티없이 오래오래 순수하게 살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정월 대보름날에는 오곡밥과 아홉 가지 나물을 먹었다. 찹쌀, 차조, 찰수수, 팥, 검정콩으로 오곡밥을 짓고 지난여름부터 말려 두었던 아홉 가지 나물인 호박오가리, 가지 시래기, 고구마줄기, 버섯, 취, 토란대, 도라지, 고사리 등을 꺼내 부드럽게 삶아 참기름에 볶았다. 이것들을 먹으며 겨울 동안 부족했던 비타민과 섬유소, 무기질 등의 영양소를 보충하는 것이다.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는 삼월 삼짓날에는 진달래 화전을 만들어 먹었다. 뽀얀 찹쌀 반죽에 분홍빛깔 진달래 꽃잎을 얹어 솥뚜껑 뒤집어 꽃지짐을 부쳤다. 씨앗 뿌리기에 알맞은 한식에는 도미국수를 먹었고 오월 단오에는 수리취떡을 먹었다. 수리취라는 여러해살이풀을 삶아 떡에 넣고 수레바퀴 무늬의 떡살로 찍어 만든 것이다.

유두에는 수단을, 칠월 칠석에는 구절판을 먹었다. 수단은 햇보리나 멥쌀가루로 작고 둥글게 빚은 떡을 삶아 녹말을 묻힌 뒤 끓는 물에 데친 뒤 차가운 오미잣물이나 꿀에 띄워 마시는 음료다. 밀가루를 반죽하여 얇게 지져내면 둥글넓적 밀전병이 되는데, 여기에 쇠고기, 표고버섯, 오이, 당근, 숙주, 석이버섯, 달걀흰자와 노른자를 싸서 먹는다. 구절판은 아홉 칸으로 나뉜 나무 그릇으로 둘레의 여덟 칸에는 여덟 가지 음식을 담고, 가운데 칸에는 밀전병을 담아 내놓는 그릇이다.

팔월 한가위에는 송편, 중양절(9월 9일)에는 국화전을 먹는다. 송편은 달처럼 떡을 빚어 솔잎깔아 쪄내는 떡으로, 풋콩, 깨, 밤과 같은 소를 넣고 시루에 솔잎을 켜켜이 놓고 쪄내는 떡으로, 솔잎 자국이 남은 떡에서는 은은한 솔향기가 난다. 중양절은 삼월 삼짓날에 돌아온 제비가 다시 강남으로 떠나는 날이다.

시월상달에는 시루떡을 먹는데, 시루에 붉은 팥고물이랑 찹쌀가루 켜켜이 쌓아 떡을 쪄내 먼저 고사상에 올린다. 집안의 성주신, 뒤꼍의 터줏대감, 부엌의 조왕신, 화장실의 측신, 장독대의 철륭신에게 정성담은 시루떡을 바치고, 이웃들과도 두루 나누어 먹는다.

동지에는 팥죽을 먹는다. 팥을 푹 삶아 굵은 체에 걸러 아래 남은 고운 앙금으로 죽을 쑨다.죽이 잘 퍼지면 찹쌀가루를 뜨거운 물에 반죽한 새알심을 넣고 끓인다. 새알심에는 새가 알에서 깨듯 새로운 변화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고, 붉은 팥죽을 먹는 것은 나쁜 귀신을 몰아내기 위함이다. 그리고 섣달그믐에는 새해 첫날 설날에는 새로운 음식을 먹자는 의미에서 남은 음식을 다 모아 비빔밥을 만들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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