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마라토너 강명구씨, "1만km 달려 투루판 화염산 통과했어요"
평화마라토너 강명구씨, "1만km 달려 투루판 화염산 통과했어요"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8.06.17 1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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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평화통일 염원 담아 유라시아대륙 횡단 마라톤...북한 관통해 서울 입성 계획
지난해 9월1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출발...'평마사'가 후원
투루판 화염산 지역을 통과하고 있는 강명구 마라토너
투루판 화염산 지역을 통과하고 있는 강명구 마라토너

“화염산이 뭐죠?”
“아. 손오공의 삼장법사가 파초선으로 불을 껐다는 그 산이군요.”
“화염산을 통과하시는군요. 더워 고생이 많으시겠네요. 힘네세요.”
“화염산의 더위도 평화를 염원하는 선생님 앞에서는 힘을 잃는군요.”
“저는 파초선을 구하지 못해 오늘은 39km만 달렸습니다. 손오공이 요괴들과 한판 승부를 벌이듯이 더위와 한판 승부를 벌였습니다.”
“평화마라토너 강명구님을 응원하면서 오늘도 새벽에 달리기 나갑니다. 화염산의 더운 날씨에 39km 뛰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파이팅입니다.”

강명구씨의 유라시아횡단 마라톤을 응원하는 단체카톡방에서 오가는 대화다. 강명구씨도 직접 참여한다. 이같은 대화는 매일 이뤄진다. 이날도 “오늘은 트루판 최고 기온 42도. 더 뜨거운 가슴 안고 출발!”이라는 강명구씨의 카톡과 함께 단톡방 대화에 불이 붙었다.

이와 함께 그간의 여정도 소개된다. 한국에 있는 후원회에서 올리는 내용이다. 6월16일(토)에는 이렇게 올랐다.

“2017년 9월 1일 네델란드 헤이그에서 2018년 6월 15일 투루판 20km 후방 까지(총누적거리 9759km, 중국 누적거리 821km)”

이어 안내 지도들이 소개됐다. 이날 하루 달릴 여정을 그린 지도도 있고,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지금까지 달려온 여정 지도도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지금까지 강명구씨는 거의 1만km를 달렸다. 네덜란드-독일-오스트리아-그리스-터키-이란-카자흐스탄을 지나 중국에 접어들었다.

강명구 마라토너가 유라시아 대륙을 달리는 것은 ‘남북평화통일(Run to reunite Korea)'에 대한 염원 때문이다. 그는 유라시아대륙의 18개국을 거쳐 올해 10월31일 서울 광화문 도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5월 22일 중국으로 들어온 그는 중국대륙을 횡단한 후 북한을 거쳐 휴전선을 통해 서울로 들어올 계획이다.

강명구씨가 단톡방에 올린 여정
강명구씨가 단톡방에 올린 여정

2015년에는 미주 대륙 5000km를 마라톤으로 횡단하기도 했던 그는 이번 유라시아대륙 횡단에서도 단톡방에 글들을 올려가면서, 자신과의 싸움, 평화에 대한 염원을 담아내고 있다. ‘유라시아에서 들려주는 사랑과 모험, 평화이야기’로 올려지는 그의 글은 이날 93회째 올랐다. 일부를 소개하면 이렇다.

“투루판으로 들어서는 길은 뽕나무 가로수가 한동안 이어졌다. 붉게 익어 떨어진 오디가 거리를 붉게 물들이고, 뽕나무 사이사이에 접시꽃이 사막의 먼지를 가득 뒤집어쓰고 피어나고 있다. 아직 이른 아침이라 길가에는 지난 밤 더위를 피해 문밖의 침상에서 자는 사람들이 보이고, 먼지를 피우며 마당을 쓰는 서역여인의 신비로운 아름다움이 먼지를 뒤집어쓴 접시꽃처럼 시골티를 뒤집어썼어도 그대로 아름답게 보인다. 뽕나무 가로수가 끝나자 포도밭이 끝없이 펼쳐진다.(중략)

투루판을 지나서 하미로 향하는 길목에 화염산이 있다. 구리의 머리, 쇠의 몸뚱이라도 녹여버린다는 이 화염산을 현장법사 일행이 넘어갔다. 이곳 화염산은 서유기에 나오는 우마왕이 살던 곳이기도 하다. 위구르인은 이 화염산을 '붉은 산'이라고 부른다. 산이 붉은 사암으로 이루어져 있어 햇빛을 받아 반사하면 마치 불타는 듯한 모습으로 보인다. 화염산의 불을 끄는 일은 파초선을 갖고 있는 우마왕의 부인 철선공주를 이긴 손오공이 아니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지금은 불 꺼진 그 화염산을 지난 곳에 베제크리크 천불동(千佛洞)이 마음 아프게 훼손된 채 자리하고 있다.(중략)

어린 시절 손오공 만화영화를 보면서 가슴이 터질 것 같았는데 지금 그 서유기의 무대가 되는 이 화염산을 지나면서 가슴이 터질 것 같다. 한낮 최고 더위만은 피해보려고 아침에 더 일찍 일어나 달리지만 이런 더위 속에서는 가슴이 터질 것 같다. 가슴이 터지기 전에 먼저 손이 붓기 시작한다. 오늘은 42km를 다 못 채우고 39km에서 마감했다. 나는 손오공처럼 구름을 타고 나는 재주도 없고 여의봉도 없으니 이 화염산의 철선 공주에게 지고 마는 듯하지만 어쨌거나 화염산은 기필코 지나서 마쳤으니 무승부로 쳐줬으면 좋겠다.”

마라토너 강명구씨가 애써 달리는데는 주변의 응원도 큰 몫을 하고 있다. 강명구씨의 평화마라톤을 후원하는 ‘평마사(평화기원 강명구 유라시아평화마라톤과 함께 하는 사람들)’가 그것이다. 평마사 상임공동대표인 이장희 교수는 “중국 구간과 북한 통과를 앞둔 남은 5개월, 이 방에 자주 들어와 격려하고 힘을 모아달라”면서, “평마사 지향가치는 평화로운 한반도, 정의로운 민주주의국가 그리고 바른 역사정의를 미래 세대에게 넘겨주는 기초를 닦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유라시아평화마라톤 홍보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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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본 화염산
가까이 본 화염산
멀리 보이는 산이 화염산이다
멀리 보이는 산이 화염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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