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전 세계 면적의 1/4을 차지해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고 불렸던 대영제국. 이제는 브릭시트가 결정돼 유럽의 외톨이가 된 느낌이다. 영국에 살고 있는 우리 동포들의 삶은 어떠할까? 42년 런던 토박이라는 박종은 민주평통 영국협의회장(68세)을 만나봤다.
영국의 뉴몰든의 한식당에서 본 박종은 민주평통 영국협의회장(68세)의 모습은 중후한 영국신사 같았다. 영국 동포사회의 규모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그는 “대사관은 4만5천여 명으로 추산하고 있으나 2만5천여 명 정도가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이곳은 세계 금융 중심지이라 100여개 정도의 금융회사 주재원들이 나와 있고 동포사회 초창기는 그들에 의해 시작됐지만 88올림픽 이후 본격적인 한인 이민 유입으로 지금과 같은 동포사회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이 지역 동포사회 역사가 30년 정도로 보면 된다는 이야기였다.
박 회장에 따르면 런던 서남부 킹스톤 지역에 위치한 뉴몰든은 1만5천여명의 한인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곳은 한인들의 경제, 교육, 문화 활동의 중심지로 LA나 뉴욕의 한인 타운에는 못 미치지만 120여개의 한인교회가 있고 한인들의 주된 비즈니스로 150여개의 한식당과 50 여개의 이발소, 미용실이 있다.
현재 회장으로 봉사하고 있는 민주평통 영국협의회에 대해서는 “아일랜드 5명, 웨일즈 2명을 포함해 총 48명의 위원들로 구성돼 있다. 800여명 정도의 탈북자와 1,500여명에 달하는 중국동포(조선족)를 어떻게 보듬고 나아가느냐 것이 가장 큰 고민이자 숙제”라고 했다. 이들 탈북자들은 남한 여권으로 영국에 와서 여권을 소각 시킨 후 난민신청을 하기 때문에 법적으로뿐만 아니라 그들 스스로도 한국 국민이 아니라고 말한다. 한인타운을 둘러보니 한국이나 여기나 식당, 마켓 등에서 궂은일은 그들이 다하고 있었다.
40년 동안 박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1979년부터 한인회 총무를 시작으로 동포사회 온갖 궂은일을 다 맡아 봉사해 왔지만 요즘 영국 동포들은 무슨 직책을 맡아서 봉사를 하려 할 생각조차 않는다”고 걱정하기도 했다. 전문성과 도덕성을 갖춘 쓸 만한 리더들이 한인회 근처에도 가지 않으려는 세태는 영국이나 미국이나 다 마찬가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