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 입양된 한국 아동 수가 이미 20만 명을 넘어 세계 최대 규모에 이르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내 입양 대책이 필요하다고 미국의 입양 문제 전문가가 밝혔다.
미국 앨라배마주 법과대학 교수로 이 대학 `유전공학과 법률 및 윤리센터' 소장인 데이비드 스몰린 박사는 최근 서울 종로구 혜화동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 열린 재외동포포럼 제18차 강연에서 "해외 입양 과정에서 수많은 불법과 비리가 자행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아이는 가정 형편이 어렵더라도 친부모 밑에서 성장하는 것이 최선이며 굳이 남의 손에 맡겨야 한다면 국내입양이 차선"이라면서 "한국이 경제적으로 발전한 만큼 이제부터라도 국제 입양을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몰린 박사는 또 "국제 입양 과정에서 중개업자들이 돈을 노리고 사업을 벌이는 경우가 많다"면서 "인도에서는 선교 활동을 하는 수녀가 고아들을 해외로 입양시키면서 서류 위조 등 60가지 이상의 범죄를 저지른 일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이 수녀는 고아들을 좋은 가정에 보낸다는 이유를 내세워 아이 한 명당 5∼6천 달러를 받고도 아무런 죄의식을 느끼지 않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2002-2007년 기간 과테말라 아이들 수 천명이 미국에 입양되는 과정에서 입양 가정이 아이 한 명당 2만∼2만5천 달러를 지불했으나 거간꾼이 중간에서 떼먹은 돈이 상당했다"고 밝혔다.
스몰린 박사는 인도에서 입양한 두 딸이 현지에서 유괴된 후 자신에게 보내진 사실을 뒤늦게 알고 이후 국제 입양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강연과 방송 활동을 통해 국제입양의 문제점을 알리는데 힘쓰고 있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그가 쓴 논문 '아이 세탁'(Child Laundering)은 미국의 법학 관련 사이트 '비프리스 리걸 시리즈'(Beprees Legal Series)가 선정하는 가장 탁월한 논문 10선에 뽑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