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옥타행사에서 '푸대접(?)' 받은 동포재단
[칼럼] 옥타행사에서 '푸대접(?)' 받은 동포재단
  • 이승호 기자
  • 승인 2011.04.19 10: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건배사 맨 끝 순위...주최측의 '의도' 있나?

“많은 분들이 좋은 말씀 하셨습니다. 끝났다 싶어 안심하고 식사하는데 저를 부르네요”
권영건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이 건배사를 했다. 18일 세계해외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창립 30주년 행사에서였다.

서울 쉐라톤워커힐의 비스타홀에서 열린 이 행사에는 800여명이 자리를 메웠다. 권이사장은 “평생을 대학 강단에 있었기 때문에 말문이 터이면 오래 할 수 있으나, 오늘은 짤막하게 하겠다”며 “반갑습니다”하는 구호로 건배를 제의했다.

권이사장이 건배를 제의한 후 바로 식사가 시작됐다. 그가 마지막 건배 제의자였기 때문이다. 그에 앞서 많은 축사 격려사 건배사가 오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분 더 모시겠다는 멘트로 소개된 사람이 권이사장이었다.

그의 건배 제의가 끝나자 테이블 한쪽에서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다.  뭔가 이상하다는 얘기였다.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이 푸대접 받은 게 아닌가 하는 내용이었다. 10여명의 건배제의자 가운데는 여당 야당 의원들과 경제단체 관계자들, 지자체 단체장들도 있었다. 이들 모두 다 한 후 맨 마지막으로 권이사장한테 건배사를 맡긴 게 뭔가 의도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얘기였다.

재외동포재단은 해외에 있는 동포에 대한 정부의 정책 집행기관이다. 한인회장대회 한상대회 등 굵직한 행사는 물론이고 해외 현지 단체의 경제 문화 행사와 한글학교 지원 등도 모두 재외동포재단을 통해 이뤄진다. 그래서 지난 시절 모 재단이사장은 스스로를 ‘재외동포 대통령’이라고 말한 적도 있다. 재외동포를 대표하고 이와 관련된 일을 모두 처리하는 재외동포의 ‘머리’라는 뜻에서 한 말일게다.

이처럼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은 재외동포 관련 행사에서는 상징적인 존재다. 존중을 받아야 한다. ‘차관급’이라는 행정부 내의 급수 문제가 아니다. 재외동포들을 대표해서 일을 하는 사람인만큼 재외동포와 관련된 일에서는 존중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수많은 ‘차관급’들이 다 건배제의를 한 뒤 권이사장에게 마지막으로 건배 제의를 하라고 했을까? 여기에 주최측의 ‘의도’가 있지 않을까 하는 게 이날 관객석에서 자연스럽게 든 의문이라는 것이다.

사실 재외동포재단과 월드옥타는 그렇게 매끄러운 사이가 아니다. 월드옥타는 지경부에 등록한 사단법인이다. 정부로부터 예산지원을 받지만, 지경부와 코트라의 감독을 받는다. 재외동포재단과는 예산에 있어서는 무관하다는 얘기다.

이번 30주년 기념 행사도 재외동포재단은 여러 단체 가운데 하나로 ‘후원’을 했을 뿐이다. 이태 전에는 재단 이사장이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해서 월드옥타 측이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재단을 비난하기도 했다. 혹 이 같은 배경이 있는 것은 아닐까? ‘후원’과 재단 이사장 ‘푸대접’이 관련된 것은 아닐까 하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