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설계회사 잘못”...코이카는 오리발(?)
“모두 설계회사 잘못”...코이카는 오리발(?)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8.07.3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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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 박히면 구입 가격 높아져....‘차액’은 ‘검은 돈’으로
특정업체 스펙과 회사 직인이 찍힌 도면
특정업체 스펙과 회사 직인이 찍힌 도면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 캄보디아 사무소가 정부무상원조사업으로 발주해 진행한 ‘캄보디아 소아병원 기능개선 사업’의 입찰도면에 특정제품 공급업체의 회사 직인과 스펙(중국산)이 명시된 일과 관련해 코이카측은 “모두 설계회사의 잘못”이라고 밝혔다.

당시 코이카 ‘캄보디아 소아병원 사업’의 입찰을 위해 건설사들에 코이카 캄보디아 사무소가 배포한 도면에는 ‘중국산’이라는 스펙이 명시되고, 그 아래 현지 엘리베이터 공급회사인 캄시그마사(대표 이xx)의 직인이 찍혀 있었다.

특히 입찰 직전 도면에는 ‘중국산’이라는 특정 스펙과 캄시그마사라는 공급업체 직인이 빠져 있었으나, 입찰 때 특정 스펙을 명시한 도면을 배포해 코이카 캄보디아 사무소가 특정업체를 밀어주기 했다는 의혹을 사왔다.

본지는 이와 관련한 전후의 두 도면을 입수한 후 당시 코이카 캄보디아 사무소장으로 근무했던 백xx씨(현재 코이카 이사)와 이미경 코이카 이사장 앞으로 이 사건의 경위를 묻는 질문서를 보냈다.

이에 대해 코이카측은 “설계용역은 KOICA 본부 주관 입찰계약 건이며, 코이카와 계약 체결한 건설사업관리자(CM)가 검토하므로 현지 KOICA 사무소는 설계용역에 관여하지 않는다”며, “설계자는 특정제품 스펙을 실시설계에 담은 것은 최소한의 품질 이상을 보장하려는 목적(저가, 낮은 사양 제품 납품시 고장 우려, 현지 제품 사양 반영 및 AS 가능여부 확인)이었다고 해명하였고, 그에 대해 사유서를 제출했다”고 해명했다. 코이카는 또 “(설계회사가) ‘설계상 적용 제품 또는 동등 이상의 제품’이라고 도면에 적지 않은 것도 설계자의 불찰이라고 인정했다”면서, 코이카의 잘못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같은 코이카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코이카 캄보디아 사무소의 ‘특정제품 밀어주기 의혹’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병원 엘리베이터는 일반 엘리베이터로, 난이도가 그다지 높은 엘리베이터가 아니다. 따라서 특정업체의 스펙이 박히는 게 이상하다는 것이다.

본지는 앞서 전한 기사에서, 캄시그마사 이xx 대표가 코이카측 감리인 김xx CM의 요청을 받아 자사 스펙을 그에게 제공했다고 본지에 밝힌 바 있다. 그리고 그 스펙에 캄시그마사의 직인이 찍힌 것은 회사 직원의 실수라고도 해명했다.

하지만 그렇게 전달된 스펙과 회사 직인이 걸러지지 않고 입찰 도면에 찍혀서 캄보디아 사무소를 통해 입찰회사들에게 배포됐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정부무상원조사업을 책임진 코이카가 여전히 책임없다며 오리발(?)을 내밀고 있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는가?

이 문제를 제기한 석우종합건설 장순봉 회장은 “캄보디아 민간항공훈련원(CATC) 공사 때도 현지CM인 김xx씨 등 코이카 사무소로부터 문제의 캄시그마사 제품을 쓰라는 압력을 수없이 받았으나, 입찰도면에 특정 회사의 스펙이 명시되지 않은 덕분에 어렵사리 우리 제품인 현대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면서, “그후 발주된 소아병원 입찰도면에 캄시그마사의 직인과 제품스펙이 찍힌 것은 ‘반드시 그 제품을 쓰라는 압력’이라는 것은 건설회사라면 누구나 아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캄시그마 엘리베이터를 쓰라는 압력을 거부하고, 우리제품인 현대엘리베이터로 바꾸는 과정에서도 코이카 캄보디아 사무소 측은 3번이나 엘리베이터 변경요청을 거부했으며, 나아가 현대엘리베이터측에 전화해서 납품을 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넣었다”면서, “엘리베이터로 인해 공사가 계속 지연돼 공사를 포기하고, 이 사실을 한국 코이카 본부에 보고하겠다고 하자 캄보디아 사무소가 가까스로 승인해줬다”고 설명했다.

장회장은 나아가 “이렇게 특정 스펙이 박히게 되면 매입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차액’이 ‘검은 돈’으로 변하며, 우리 정부와 국민만 손해를 본다”고 덧붙였다.

입찰 직전의 설계도면. 특정 스펙이 지정되지 않았다.
입찰 직전의 설계도면. 특정 스펙이 지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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