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주항일유적 탐방-6] 심양 오는 길에 평가회 가져..."나라가 잘돼야..."
[만주항일유적 탐방-6] 심양 오는 길에 평가회 가져..."나라가 잘돼야..."
  • 심양=이종환 기자
  • 승인 2018.08.05 18: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눈으로 본 산교육현장"..."나가 아닌 우리를 깨달은 시간"
백두산 천지 앞에서
백두산 천지 앞에서

5박6일 일정의 엿세째날. 만주독립운동유적 탐방의 마지막 날이다. 이날은 아침에 길림시를 떠나 심양으로 가서, 오후 5시경 심양공항에서 한국으로 들어가는 일정이었다.

아침에 호텔에서 조식을 들 때 보니 한국에서 온 다른 관광객팀이 있었다. 길림시에서 들러보는 곳이 있느냐고 물으니, 아침식사를 마치고 바로 장춘 공항으로 가서 한국으로 귀국한다고 말했다. 백두산을 보고 길림시로 왔다는 것이다.

길림성은 길림시에서 이름을 딴 것인데, '길림'이라는 말은 만주어로 ‘강가의 도시’라는 뜻이라고 한다. 하지만 길림시는 우리 민족의 시원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부여국의 수도였기 때문이다. 집안에 있는 광개토대왕비 맨 첫부분에 이렇게 적혀있다.

“옛날 시조 추모왕이 나라를 여셨다. 추모왕은 북부여 출신이다. 천제의 아들이며, 어머니는 하백의 따님이고 물의 여신이었다. 알을 깨고 세상으로 내려왔다. 태어나면서부터 성인의 징후를 드러냈다. 남으로 내려가다 치달리다 부여의 엄리대수에 이르러.... 비류곡의 홀본에 있는 서쪽 산위에다 성을 쌓고 도읍을 세웠다.”

고구려 광개토대왕때는 길림시의 용담산과 동단산, 삼도령자 등에 크고 작은 성들을 쌓았으며, 발해가 들어선 후에도 길림시는 발해국의 중앙직할주로 편성돼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기록에 남아있다.

버스를 타고 길림시를 가로지르는 송화강을 건너 심양으로 출발한 것은 아침 8시였다. 송화강은 압록강 두만강과 함께 백두산에서 발원하는 3대 강의 하나다. 길림시를 지나는 송화강의 폭은 서울 한강의 절반 정도였다.

집안오녀봉산림공원에서
집안오녀봉산림공원에서

버스가 고속도로에 오르면서 이번 탐방을 돌아보는 평가회가 시작됐다. 각자가 돌아가면서 탐방중 가장 인상적인 장소를 소개하는 등 느낌을 발표했다.

용정을 안내한 이광평 전 용정시문화관장

상하이에서 이 행사에 참가한 유승호 대위는 버스가 떠나기 전에 먼저 발표를 하고, 탐방팀과 헤어져 이날 장춘으로 갔다. 이참에 하얼빈으로 가서 안중근 의사 의거 현장도 보고 기념관도 참관한다는 설명이었다. ROTC 현역 육군대위로 상해 복단대에 유학중인 그는 “신흥무관학교를 찾아 독립군 선배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조국 독립을 위해 애쓴 것을 보고 가슴 뭉클한 느낌을 받았다”며 버스에서 작별인사했다.

평가회는 돌아가며 발표를 하는 형식이었다. 김도 세계한민족공동체재단 부총재가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탐방팀에서 최연장자였던 그는 “무엇보다 우리 학생들과 함께 독립운동유적을 둘러보고, 조선족 동포들이 모여사는 연변을 방문한 것이 뜻깊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장명순 구미 사곡고 교감은 “2013년 경북도교육청 국제교류팀에 있을 때 흑룡강성을 가고, 작년에는 경북독립운동기념관이 주관한 동북3성 유적지 탐방행사에도 참여했다”면서 “두 행사 모두 용정에는 못갔는데 이번에 용정 3.13만세운동 유적지와 명동촌 등을 방문해 잊지못할 기억이 됐다”고 말했다.

헬레나 김주 세계알공예협회장은 “독립운동 유적지들을 돌아보며 눈물이 났다”고 말하고, “작품을 만드는데도 영감을 많이 받았다, 다음 작품은 ‘선구자’라는 타이틀로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범식 성균관대 스포츠과학부 교수는 “5박6일간 우리 중고교 학생들과 같이 다닐 수 있어서 뜻깊었다”면서 “학생들이 시간을 잘 지켜줘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윤동섭 대한걷기협회 서울시회장은 “윤동주 시인과 항렬이 같아 윤동주 생가 방문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고, 김정수 대한걷기협회장은 “이번에 월드코리안신문, 한중교류문화원과 이 뜻깊은 행사를 공동개최하게 돼 감회가 깊다”고 말했다.

용정 명동학교를 찾아
용정 명동학교를 찾아

이천에서 참여한 이호영 도예명인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에 참여하면서 북한을 4번이나 갔다”면서 “집안의 압록강가에서 북한땅을 멍하니 한참이나 쳐다 봤다”고 소개했다.

초등학교 교사로 이 행사에 참여한 이기란 선생은 “백두산 천지에 올랐는데 순식간에 구름이 닫히고 걷히는 조화에 놀랐다”고 말했고, 역시 초등학교 교사인 정서로 선생은 “눈으로 직접 본 산교육 현장이었다. 앞으로 수학여행을 많이 시키자”고 역설했다.

서울시 교육청 수석교사를 지낸 홍미희 선생은 “그동안 교사로서 어떤 것을 가르쳤나를 많이 반성한 여행이었다”며, “앞으로 ‘나’보다는 ‘우리’를 알도록 아이들을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서울 중동중학교 교장을 지낸 최병천 선생은 “윤동주 생가를 방문하고는 시 한수는 외워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별 헤는 밤’을 즉석에서 외워보였다.

순천에서 문학활동을 하는 장인우 작가는 “이광평 선생의 설명을 들으면서 오랑캐령을 넘어서 간도로 넘어온 당시 동포들의 모습을 그려봤다”고 말하고, “반드시 다시 와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최필남 언주중학교 행정실장은 “나라가 잘 되어야 개인도 잘 된다는 것을 만주독립운동 현장을 둘러보면서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여성독립운동가 윤이순이 세운 노학당 터에는 기념비가 서 있다
전정혁 전 요녕조선문보 주필이 노학당 기념비를 설명하고 있다

북경에서 온 진화국제학교 김선직 교장은 “진화국제학교 어학반 학생 12명을 동행해 왔다”면서 “저녁에 학생들과 돌아본 독립유적에 대해 얘기도 나누었다. 학생들도 많은 느낌을 받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화국제학교 어학반 담당인 윤정선 선생은 “중국은 어문 수업시간을 통해서도 역사를 배운다”면서 “우리도 역사를 가르치는데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화국제학교 홍수영 음악교사는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를 학생들한테 가르쳤는데, 앞으로 항일음악도 가르쳐야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참여학생들이 나와서 발표를 했다. 김지윤 학생은 “백두산 천지 사진 찍어서 친구들한테 자랑하겠다”고 말했고, 이동현군은 “광개토대왕릉을 중국 경찰이 지키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정의천 학생은 “너무 안일하게 살아왔다는 반성을 했다”면서 “부끄럽지 않은 후손을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순천 매산고교 1학년인 김진웅군은 “집안의 압록강가에서 북한땅이 너무 가까이 있어서 놀랐다”고 말했고, 북경 진화국제학교의 김주은 양은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 행사를 안내한 중한문화산업연구소 안상경 박사는 “5박6일동안 버스로 2천2백km를 달렸다”면서 “북경과 한국, 상하이에서 온 분들한테는 훨씬 더 긴거리의 여행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탐방팀은 이날 오후 북경팀은 심양북역에서 기차편으로, 한국팀은 심양공항에서 대한항공으로 귀국해 5박6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끝>

백두산 폭포앞에서
백두산 폭포앞에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