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올공의 사계절 꽃밭에 가면 진한 향기를 풍기며 무더기로 꽃을 피운 ‘누리장나무’를 만날 수 있다. ‘누리장나무’는 잎과 줄기에서 동물의 누린내가 난다고 하여 그런 이름이 붙었는데 그 냄새가 메스껍고 역겨운 것이 아니라서 사람 별로 호불호(好不好)가 갈린다. 일부 지역에서는 누린내나무라고도 부른다고 하는데, 하지만 8~9월 꽃이 필 때는 향긋한 백합 향을 풍기게 되는데 그 꽃향기도 너무 짙어서 그 향기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누리장나무’는 마편초과에 암수한몸인 양성화로서 8월에 엷은 홍색의 꽃이 취산꽃 차례로 새가지 끝에 달려 꽃을 피운다. 진보라 색의 꽃밥을 매단 수술은 4개, 끝이 갈라지는 암술은 1개인데 암수술이 꽃잎보다 길어 기다란 속눈썹을 매달고 있는 모습이다. 꽃송이들이 저마다 길다란 암수술을 쑥 빼고 피어있는 모습은 마치 긴 속눈썹을 길게 달고 서있는 아름다운 동양미인의 얼굴을 보는 듯 예쁘다.
‘누리장나무’의 열매는 꽃보다 더 아름답게 달린다. 열매가 맺힐 때면 붉은 말미잘 모양의 꽃받침을 펼치고 가운데 1캐럿(지름 6.5mm) 크기의 사파이어 파란 보석이 박힌다. 빨간 꽃받침 안에 파란 열매가 조화롭게 매달린 모양은 마치 브로치(brooch)를 연상케 하는데 붉은 바탕에 푸른 열매는 새들이 찾기 쉬운 색 대비가 되며 열매 안에는 맛있는 즙액을 잔뜩 넣어 두는 것도 잊지 않는다.(우리나무의 세계 박상진)
‘옥잠화’는 중국이 원산지로 관상용으로 심어 기르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꽃대 끝에 여러 송이의 하얀색 꽃이 달리는데 꽃은 해가 지는 저녁에 피었다가 아침에 오므라든다. 따라서 컴컴한 밤에 플래시를 켜고 꽃을 찍으면 짙은 어둠과 하얀 꽃잎의 경계가 명확해져서 흑백사진과 같은 멋진 꽃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특히 꽃이 피기 전에는 하얀 꽃 봉우리가 터질 듯이 부풀어 올라 마치 하늘을 향해 선 버선코 마냥 그 선이 아름답다.
“옥잠화”
공간을 자르면 선이 되고
선은 점으로 이어져 있어
시공(時空)을 배경 삼아
하얀 선이 허공을 자르고
그 하얀 선 안에는
노랑 쌀이 점점이 박혀있다
농익은 여름, 게으른 오후
일상은 오르가즘으로 치닫고
어둠과 허무의 터널을 뚫고
처음 맞이하는 눈 시린 세상
눈을 떠 보여지는 님,
버선코 마냥 하늘을 향해
저 만의 일탈을 꿈꾸는 이여
나 만의 옥잠화(玉簪花)야
필자소개
공인회계사/세무사(부동산세제, 상속증여세 전문)
1963년 경기도 이천 출생
성균관대 학사,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석사
한국은행, 신한은행에서 근무
현재 모야모(www.moyamo.co.kr) 앱에서 올공 꽃중계방 진행 중
저서: <재테크를 위한 세금길라잡이> 외 4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