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중 대전시 외국인투자유치자문관(전 재외동포재단 감사)이 고향에 돌아가 살면서, 시골집 한켠을 소장품 전시장으로 만들어 공개하고 있다. 전시품은 30여 년 간 외교관 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모은 이색적인 해외의 전통공예품들이다.
전시장으로 만든 곳은 옛 시골 초가집의 외양간이다. 좁은 공간이지만, 도자기 등 30여개 국가에서 수집한 200여점의 토속 공예품들이 보기 좋게 전시돼 있다. 방문한 나라마다 인사동 같은 전통시장이나 벼룩시장에 가서 한 두 개씩 사모아 보관해오던 것이 작은 전시관으로 변했다.
그는 외교관으로서 미국,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중국, 대만, 홍콩, 일본히로시마 도쿄 등 6개국 7개 지역에서 근무했다. 하지만 여행한 지역을 포함하면 70개국에 이른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전시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것 서너 가지를 든다면?
“먼저 ‘아프리카 가면’이다. 서부 아프리카 내륙에 있는 부르키나파소(수도 와가두구)에 근무할 때 구입한 것이다. 당시 88서울올림픽을 알리며, 한인불모지였던 곳에 10여명의 한인자영업자를 유치하고, 국산차(88스텔라) 1호를 수입해 사용한 추억이 있다. 아프리카 내륙 오지에서 가족과 함께 무사히 지냈던 기억이 스며있어 애착이 간다. 또 하나는 아프리카 원산 흑단 원목 공예품으로 원주민(모레 족)의 얼굴 모양을 깎고 구슬과 조개로 장식한 것이다. 역시 아프리카 근무의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세 번째는 베트남에서 입수한 ‘대나무 뿌리 가면’이다. 2017년 베트남 중부지방 다낭 인근 호이안에서 직접 작가한테서 샀다. 행운과 행복을 상징한다고 했다. 마지막은 도자기다. 일본 가고시마 사츠마요 14대 심수관이 만든 찻잔이다. 심수관은 임진왜란 때 남원에서 왜군에 의해 규슈의 끝 가고시마로 끌려간 도공이다. 사츠마요를 만들어 한국 도예를 이어왔는데, 선대의 이름을 그대로 쓰고 있다. 2009년 도쿄 근무 때 가고시마에 가서 선물 받은 것이다.”
- 소장품 중 이색적인 것을 소개한다면?
“아프리카 나비 수공예품이 특히 이색적이다. 1987~1989년 부르키나파소에 근무할 때 구입했다. 나비 날개를 사용해 만든 것이다. 수많은 나비가 희생되었을 것을 생각하니 가슴도 아프다. 또 하나는 1995년 북경에서 구입한 북한산 자수공예품이다. 소박한 북한 여인의 모습에 여유가 있어 보여 눈길을 끈다.”
◇ 전시관 주소: 대전광역시 서구 언목재길 367-22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