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아버지 유공훈장을 다른 사람이 타갔어요”
“우리 할아버지 유공훈장을 다른 사람이 타갔어요”
  • 홍미희 기자
  • 승인 2018.08.12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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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양 한중교류문화원, 후손들의 육성 담은 ‘조선족 항일투사의 후손들’ 단행본 발간

“아직 할아버지 역사에 대해 한국 정부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3년전에도 자료를 작성해서 제가 국가보훈처에 직접 들어가 제출했습니다. 그런데 아무 소식도 없어요. 그 재료를 작성하는 게 그렇게 수월한게 아니에요. 문제가 있으면 있다, 어떤 말이라도 해주면 그걸 어떻게 보충해야겠다 생각할텐데 가타부타 말이 없어요.”

조선혁명군 지하통신원 김도선의 손자 김용걸씨의 소개다. 조선혁명군 사령관 양세봉 장군의 외손녀 김춘련씨(요녕민족사범대 교수)는  또 이렇게 말한다.

“한국 정부가 1962년 양세봉 장군에게 건국훈장을 수여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께도 양세봉 장군의 가족과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이 이 훈장을 가져가버렸습니다. 사실 저희는 중국에서 살아가는데 한국에서 훈장을 받지 않아도 어려움은 없습니다. 양세봉장군은 한국 역사교과서에도 나온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이런 분의 훈장을 다른 사람이 가져갔는데, 왜 아직 해결을 못해주는지 그것이 좀 안타깝습니다. 이상합니다.”

조선혁명군 부사령 박대호의 손자 박홍민씨는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저희는 1992년부터 (독립유공자) 신청을 했는데 퇴짜를 맞고 퇴짜를 맞으면서 지금까지 왔습니다. 보훈처에 신청을 하면 매번 이거 부족, 저거 부족이라고 해요. 보훈처 담당자 전화번호를 구해서 전화하니, 다른 서류는 다 괜찮은데 저희 할아버지 재판서류랑 석방서류를 찾아오래요. 그래서 그 서류를 찾아 5년을 뛰었어요. 하지만 찾지를 못했어요. 그러다가 또 보훈처 다른분을 알게 되어서 물어봤더니, 다른 건 다 필요없고 친척관계를 증명할 서류만 찾으면 된다고 했어요. 제가 할아버지 고향인 청도를 찾아갔어요. 다행히 집안 8촌형님을 찾아서 보훈처에 다시 신청을 했어요. 그런데도 아무 소식이 없어 그 형님한테 물으니, ‘나도 모르겠다, 서류 더 내놓으란다’고 그래요. 그후 수차례 그 형님 이름으로 다시 신청을 했다는데 지금까지 연락이 없다는 거예요.”

이런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책이 ‘조선족 항일투사의 후손들’이란 단행본이다. 신국판 229페이지로 중국 심양의 한중교류문화원(이사장 안청락)이 개관 4주년을 기념해 특별판으로 제작한 책이다. 발행은 2018년 8월이다.

‘중국 동북삼성의 항일투쟁사와 조선혁명군’을 조명한 기획논문과 조선족 항일투사 후손들의 구술자료를 담았다. 이 구술 자료가 나온 것은 한중문화교류원이 지난 3.1절 행사에 항일독립투사 후손들을 초청해 포럼을 개최한 것이 계기가 됐다. ‘독립투사 후손들의 삶과 바람’이라는 타이틀로 이뤄진 포럼에서 진솔하고 생생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를 정리해 책으로 묶었던 것.

안청락 이사장은 이 책 출간과 관련해 “후손들 대부분이 국가보훈처 행정절차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할 수 있고 또 경험도 없어서 국가보훈처에서 요구하는 서류를 갖추는 일이 쉽지 않다”면서 “한중교류문화원에서 서류 업무를 지원하는 일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책은 중국에서 비매품으로 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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