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청계천에 있는 황학동 벼룩시장에 가려고 해요.”
휴가 차 한국을 잠시 방문했다는 이진 시카고 메인타운십 교육위원의 취미는 유물 수집. 시간이 나면 시카고 벼룩시장(flea market)을 가고, 한국에 오면 전통시장을 찾는다.
“외국에서 오래 사니까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네요.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우표, 레코드, 사진, 골동품 등을 구입해요.” 8월21일 서울 잠실역 인근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이진 위원의 또 다른 취미는 한국전 참전용사들의 유물을 수집하는 것. 단순한 취미를 뛰어 넘는다. 1993년 뉴욕에 거주할 때 시작했으니 25년째다.
이 위원은 지난 7월16일부터 일주일간 시카고 주청사빌딩에서 한국전쟁 정전 65주년을 기념하는 사진 전시회를 갖기도 했다. 오프닝 행사에는 제시 화이트 총무처장관, Bobby Rush 연방하원의원, Pappas 쿡카운티 재무관, 이종국 주시카고한국총영사 등 지역사회 인사들도 참석했다.
일리노이주 비영리단체인 금실문화원 대표인 그가 틈이 날 때마다 발품을 팔아 한국전 참전용사들의 유물도 수집해 이 행사를 열 수 있었던 것. 전시회 부제목은 ‘Korean war veterans fall asleep’이다. 우리말로 해석하면 ‘사라져 가는 한국전 참전용사들’이다.
“한국전 참전용사들의 연세가 80~90세에 이릅니다. 많은 분들이 세상을 떠나고 있어요.”
참전용사들을 직접 만날 뿐만 아니라, 돌아가신 참전용사 후손들의 집 창고 구석구석까지 둘러보면서 모은 자료가 수천 점에 이른다고 했다.
“시카고 지역 학교, 박물관 등에서도 사진전을 열었어요. 소중한 자료들을 영구히 보관할 수 있는 장소를 확보하는 게 저의 마지막 꿈이에요.”
이진 위원은 1975년 미국으로 이주했고 40여 년 간 알바니파크 커뮤니티의 경제기획개발부에서 일했다. 시카고 여러 커뮤니티에서 봉사활동을 해 왔던 그는 2013년 메인타운십 교육위원으로 선출됐고, 지난해 재선됐다. 2020년까지 임기가 보장된다. 그는 세계한인정치인협회 사무총장으로도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