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고] 내 인격의 핸디는 얼마나 될까?
[해외기고] 내 인격의 핸디는 얼마나 될까?
  • 이계송<뷰티타임즈 발행인, 전 세인트루이스 한인회장>
  • 승인 2018.08.23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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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송 전 세인트루이스한인회장

변기에 오줌을 누고 뚜껑을 닫지 않아 아내와 세 딸들로부터 늘 핀잔을 들었다. 정말 많은 시간을 두고 노력한 끝에 이기적인 습관을 고쳤다. 이제는 자연스럽게 변기에 앉아서 소변을 본다. 설거지, 빨래, 청소 등 집안 살림을 아내와 나누어 하게 된 습관도 노년이 되어서야 겨우 몸에 배었다.

요즈음은 또 하나를 시도하고 있다. 유난이도 큰 나의 목소리를 낮추려는 노력이다. 나와 다른 의견이 나오면 내 목소리부터 커진다. 상대의 의견을 제압하려는 못된 버릇이다. 아직도 고쳐야할 나의 이기적인 버릇과 욕심이 많다.

골프용어 ‘핸디’는 핸디캡(Handicap)에서 유래된 말이다. 내 인격의 핸디는 얼마나 될까? 생각해 본다. 아마 30핸디도 안 될 것 같다. 골프는 보통 30핸디에서 시작한다. 싱글 핸디(1-9)는 골프 고수다. 싱글 핸디가 되려면 재능도 필요하지만 피나는 연습과 노력도 요구된다.

인생살이도 마찬가지다. 신체적으로는 멀쩡하지만 나잇값을 못하는 나 같은 사람은 정신적 장애를 갖고 있는 미성숙자다. 성장을 향한 노력을 게을리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장이란 무엇인가? 이기심, 욕심, 미움, 질투, 배반, 교만, 오만과 같은 인격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줄여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톨스토이 소설은 대부분 성장을 말한다. 사는 동안 항상 죽음을 기억하면서 사람들과의 소통과 공감을 통해 융합과 일치를 이루려는 노력을 성장이라고 말한다. 성장이야말로 인간살이의 최대 기쁨이라는 거다.

골프라는 스포츠가 핸디캡을 줄여가면서 기쁨을 배가해 가는 것처럼 성장을 위한 부단한 자기 노력을 해갈 때 삶의 기쁨도 커진다는 것이다.

인터넷이 일상 소통의 주요 수단이 되면서 온갖 멋진 말들이 세상을 도배하고 있다. 누가 만들어 내는 걸까. 시도 때도 없이 카톡방에 올라오는 글들을 만나면 놀랍다. 조만간 도덕군자들의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그런데 왜 때로는 공허함을 느끼는 걸까? 공해로 생각될 때도 있다. 물론 내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도 되지만, 말에서 행동까지의 길은 멀다.

“행동만이 사람을 만든다.” “실행하지 않는 정보는 쓰레기다.” 카톡방에 떠도는 멋진 말들이 갖는 공허함이다. 말의 성찬을 넘어, 우선 가까운 사람들끼리라도 진지한 소통과 공감, 일치를 이루려는 작은 행동들이 함께 어우러졌으면 좋겠다. 잔잔한 마음의 속삭임이 그것이다.

자신의 일상의 생각이나 소식, 상대에 대한 칭찬, 안부, 격려, 염려, 따뜻한 충고, 맞장구... 같은 생생한 나눔, 그 속에 더 큰 울림과 감동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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