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원혜성 작가 “최치원의 범해를 은주전자에 담다”
[인터뷰] 원혜성 작가 “최치원의 범해를 은주전자에 담다”
  • 홍미희 기자
  • 승인 2018.09.17 10:0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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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 있는 생활을··· 대중성과 예술성 전달하는 작품 제작
우리 전통문화와 예술에 관심 가져야
원혜성 Chebu 대표
원혜성 Chebu 대표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위해 문화와 예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상 생활용품에서도 예술적 감각과 품위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예술 작품이 일상생활에 녹아든 것이다. 이에 따라 작품과 제품의 경계도 엷어지고 있다. 양측을 넘나드는 작가들이 많아지는 것도 최근의 트렌드다. ‘최부’ 브랜드로 금속공예 제품을 만드는 원혜성 대표도 그 같은 작가의 한사람이다. 그는 작품을 만들 때 자연 속에서 모티브를 찾는다고 한다. 시와 그림을 형상화하여 감동을 전한다고 한다. 최부 원혜성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갤러리 ‘Chebu’는 어떤 의미인가?

“서울대 금속공예과를 졸업한 후 어머니가 운영하던 주월리(珠月里)라는 보석점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다. 어머니는 ‘경주 최부자’로 알려진 경주최씨 정무공의 13대 후손으로, 전통문화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가졌다. 2013년 독립된 갤러리를 오픈할 때, 서울대학교 도예과 황갑순 교수가 최부자를 의미하는 상호인 ‘최부’를 추천해주셨다.”

‘최부’는 경주 최부자 집안에 이어오는 사회적 책임(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의미도 담고 있다는 소개다. 영문상호인 ‘Chebu’는 혁명가 ‘Che Guevara(체 게바라)’의 마음도 담고 있다.

-작품 디자인의 특징을 소개한다면?

“보석공예는 금이나 은 등 다른 금속재료와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진다. 사용에 따라 가치도 달라진다. 2000년대 이후 중국 지인이 은으로 차(茶) 도구를 만들어달라고 한 게 계기가 됐다. 은제품을 만들면서 우리나라 은공예의 현실을 알게 되었다. 척박한 환경에서 전통을 지키려는 장인들을 만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전통문화에 대한 사명감이 생긴 것 같다.”

원혜성 대표는 단절되어가는 전통 금속공예를 살리기 위해 예술인들이 작업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AI, 로봇 등으로 상징되는 4차혁명의 시대에 우리만이 느낄 수 있는 문화 작품을 계속 만드는 것도 본인이 가야할 길이라는 생각이다.

-은제품을 주로 제작하고 있는데 그 장점은?

“예로부터 은은 오장을 편하게 하고 심신을 안정시키며 나쁜 기운을 쫒아내어 명을 길게 한다고 했다. 또 치료제로 사용될 만큼 강력한 항생물질이기도 하다. 궁중이나 양반가에서는 살균력과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은으로 된 식기나 장신구를 많이 사용했다. 실제로 은주전자에 직접 물을 끓여 차나 커피를 마시면 맛이 다른 것을 느낄 수 있다. 맛이 순해지고 부드러워진다.”

원 대표는 영국 등 각국이 은 92.5%와 동 7.5%를 섞은 스털링실버(sterling silver)로 은제품을 만들고 있다면서, 자신은 은이 가지고 있는 순기능의 매력 때문에 우리나라 전통 방식인 99.9%의 은으로 작품을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만든 작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은?

“춘천옥을 깍아 만든 옥함과 ‘범해(泛海)’라는 은주전자이다. 옥함은 3세트로 되어있는데 몸체는 춘천옥 통옥을 깎아서 만들었고, 뚜껑은 비취, 산호, 자개와 금을 이용하여 목걸이나 브로치 등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범해’라는 이름의 은주전자는 최치원 시 ‘범해’의 역사성과 아름다움에 영감을 얻어 미래를 향해 뻗어가는 기상을 표현했다.”

원혜성 대표는 그냥 장식장에 놓여 있는 작품이 아니라 실제 사용할 수 있도록 실용성에 중점을 두어 디자인하고 제작한다고 말했다. 범해는 고운 최치원이 12살에 당나라로 건너가 17년만에 신라로 돌아오며 지은 시로 ‘바다에 배를 띄운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원대표는 “은제품의 경우 차 문화가 발달된 중국과 홍콩이 주요시장”이라면서, “수공예품에 대한 이해가 높은 유럽과 화려한 공예품 수요가 높은 중동지역애도 진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작업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이라면?

“은공예와 관련된 장인이나 디자이너, 업체들은 영세하고 대부분 산업으로 육성시킬 능력이 없다. 그러다보니 젊은 사람들은 기술을 배우려 하지 않고, 현재 은공예와 관련된 장인들의 나이는 대부분 60세를 넘어가 자연스럽게 그 맥이 끊어질 상황에 이르렀다. 전통공예 산업진흥이나 후계자 육성을 위해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지원할 기관이나 단체가 필요하다. 정부가 관심을 돌릴 필요가 있다.”

일본이나 유럽에서는 아주 작은 기술도 큰 유산으로 포장하여 육성시킨다고 하는 그는 더 늦기 전에 전통기술의 단절을 막을 수 있는 체계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아쉬워했다. 브랜드와 스토리가 있는 회사나 작가를 육성하고 세계시장에서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홍보와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원혜성 대표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과 같이 관심 있는 작품을 유튜브, 책 등을 통해 다각적인 시각으로 공부하면 작품에 대한 이해나 감동을 달라지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본인만의 예술작품을 보는 눈이 생기고 친숙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해외에 거주하는 동포나 실업가들도 고국의 전통문화와 예술작품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찾는 것이 우리만 가질 수 있는 품위와 격을 높이게 하는 방법 중 하나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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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sis50 2018-09-27 23:09:19
대단하군요. 전통과 실용성을 강조한 보기드문
작품인것 같네요. 은공예 전통이 꾸준히 맥을 이어가길 기원합니다.
원혜영작가님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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