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공의 꽃세상-30] 고마리
[올공의 꽃세상-30] 고마리
  • 이규원<칼럼니스트>
  • 승인 2018.09.17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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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공의 구석구석 풀숲에서 꽃을 피우고 있는 ‘고마리’

올공의 구석구석 풀숲에는 조그맣게 예쁜 꽃들이 올망졸망 피어있다. 올공 사계절 꽃밭에 떡 하니 한자리를 차지하지는 못하고 길가 풀숲에서 마구마구 피어나는 꽃치고는 그래도 그 꽃 모양이 너무나 예쁘다. 습지나 냇가에서 자생하는 ‘고마리’는 너무나 무성하게 번식을 하다 보니 “이제 그만 됐다” 그만 번지라고 그만이 또는 고만이라고 부르던 것이 세월이 흘러 ‘고마리’라는 꽃 명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여러가지 꽃색으로 꽃을 피우는 ‘고마리’

‘고마리’는 마디풀과/여뀌속의 한해살이풀인데 꽃은 8~9월에 가지 끝에서 10~20송이씩 모여서 달린다. 꽃은 흰 꽃과 분홍색 꽃, 백색 바탕에 끝이 붉은 빛이 도는 꽃 등 여러 종류의 꽃을 피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고마리’는 꽃잎이 없다. 꽃잎처럼 보이는 것은 꽃잎이 아니고 꽃받침인 셈이다. 꽃잎처럼 보이는 꽃받침은 5개로 갈라지고 수술은 8개, 암술대는 3개이다.

초봄에 피는 ‘꽃마리’와 초가을에 피는 ‘고마리’

초가을에 꽃을 피우는 ‘고마리’와 이름이 비슷한 꽃이 또 하나 있다. 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 ‘꽃마리’가 바로 그 꽃이다. 춥고 황량한 기나긴 겨울을 보낸 풀숲에서 아주 작은 꽃을 피워대는 ‘꽃마리’가 새봄을 알려주는 봄의 전령사 꽃이라면, ‘고마리’는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가까이 왔음을 알려주는 가을의 전령사 꽃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똑같이 예쁘고 앙증맞은 꽃이라 해도 두 꽃은 서로 가까이 하려 해도 절대 가까이 할 수 없다는 것이 얄궂은 운명이라면 운명이랄까.

올공 사계절 꽃밭에서 다시 꽃을 피운 ‘금꿩의다리’

지난 22회 연재 때 필자가 소개한 꽃이 ‘금꿩의다리’였다.  노란색 수술이 꽃에 금이 매달려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여 ‘금꿩의다리’라는 이름이 붙은 꽃. 그 꽃이 피었던 7월 말부터 찾아온 엄청난 폭염으로 금방 말라버렸던 ‘금꿩의다리’가 지금 다시 새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9월말에도 꽃을 보았으니 지금 꽃을 피운다고 새삼 놀랄 일은 아니지만 폭염을 견디고 다시 꽃을 피우는 자태가 너무나 아름다와 다시 소개하고자 한다.

내 고향 이천에서 지금 노랗게 익어가는 벼 이삭

“추석(秋夕)”

앞 마당 감나무 가지에
빨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집 앞 논배미에
여문 벼 이삭이 노랗게 인사하는

하늘도 높아 마음 들뜨는
그날을 우리는 추석이라 불렀다

어른들 등 뒤에서 킥킥대며
허물어지듯 두절하던 소년들은

어느새 긴 그림자를 밟으며
소년들의 아버지가 되어 돌아와

새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없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고 있다

내년에도 감나무에는
또 다른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릴 것이고

우리 아이들의 킥킥대며
허물어지는 두절도 계속될 것이며

그렇게 파란 마음 들뜨게 하는
그 날의 추석도 다시 찾아올 것이다

필자소개
공인회계사/세무사(부동산세제, 상속증여세 전문)
1963년 경기도 이천 출생
성균관대 학사,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석사
한국은행, 신한은행에서 근무
현재 모야모(www.moyamo.co.kr) 앱에서 올공 꽃중계방 진행 중
저서: <재테크를 위한 세금길라잡이> 외 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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