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한국인회 청소년 글짓기 대회 수상작] I want one Korea
[영구한국인회 청소년 글짓기 대회 수상작] I want one Korea
  • 박정연(영구시 조선족중학교 3학년)
  • 승인 2018.09.2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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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북3성에 있는 영구한국인회(회장 신현돈)가 최근 ‘2018 청소년 여름방학 프로그램 참가 후기 공모전’을 열었다. 한국인회는 여름 방학 기간 동안 재외동포재단 주최 청소년모국연수, 민주평통 주최 세계골든벨 결선, 민주평통 중국지역회의 주최 동북3성 역사탐방에 참가한 학생들로부터 후기를 받아 이를 심사해 5편의 입상작을 선정했다. 대상은 박정연, 우수상은 이예본 황승수, 장려상은 최진영, 한지선 학생에게 돌아갔다. 한국인회는 9월16일 상장과 장학금 전달식을 열었다. 다음은 대상을 받은 박정연 학생의 글이다. 박정연 학생은 7월25일부터 7박8일간 파주, 영천, 대전, 여수, 춘천, 광주, 수원 등 9개 지역에서 열린 ‘2018 재외동포 청소년·대학생 모국연수’에 참가했다.

박정연(영구시 조선족중학교 3학년)
박정연(영구시 조선족중학교 3학년)

I want one Korea

한꺼번에 전 세계에게 50개 나라에서 선발된 동포 친구들이랑 같이 모국을 방문했습니다. 엄청 신기하더군요. 문화가 같지 않는 나라에서 태어났고 성장했고 같지 않는 언어를 쓰는데, 대부분 친구들은 다 한국말을 괜찮게 쓸 줄 알고 알아들을 수 있다니.

제가 주로 활동한 지역은 고양시 파주였습니다. 9개 지역에서 모국연수 지역 중 북한이랑 제일 가까운 곳이지요. 평화통일에 관한 강연도 많이 들었고 DMZ에 가 보았습니다. 도라 산 전망대에 올라 멀게만 느껴지는 북한 땅을 한눈에 담아봤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편지도 써 봤습니다. 중국대표로서 평화선언문도 낭독해봤고 경의선 남쪽 최북단 역으로 민간인 통제구역과 가장 가까운 역인 도라산역에도 가봤어요.

그냥 듣는 것보다 체험해보니까 더 슬퍼졌어요. 예전에도 통일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그때 저는 전혀 관심이 없었어요. 솔직히 말해 관심 갖기도 싫었어요. 왜냐하면 나랑 큰 관계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많은 얘기를 듣고 체험을 해보니까 생각이 바뀌었어요. 선조들이 피 흘리고 목숨을 잃고 쟁취해온 독립인데 독립 후에는 세계에는 코리아가 없고 남한, 북한. 대한민국, 북조선만 있어요.

“한반도 평화 이슈는 한민족의 후손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세계 각국의 관심 이전에 가족의 문제이며 당사자의 문제이다.”(평화선언문).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도라산역입니다. 평화를 기원하는 대륙철도로 연결을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는 유라시아 대륙철도, 통일시간의 벽, 남-북 운행 화차, 통일 전시판 등으로 조성된 도라산역. 서울역에서 56km, 북한 개성 역에서 17km, 평양역에서 205km 떨어져 있는 도라산역의 철로위에 서 보았습니다.

더는 갈 수 없지만 철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아스라이 먼 곳까지 이어지고 있어요. 언젠가 그리 멀지 않을 때 도라 산역에서 기차를 타고 지나갈 수 있을까? 언젠가 중국에서 기차를 타고 한국으로 올수 있을까?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이고 한 면이 막혀 섬나라처럼 비행기와 배로만 입국이 가능한 한국이 북한과 중국과 러시아, 나아가 유럽과 연결되어 수많은 화물과 사람들이 들어오고 나갈 수 있을까?

“남쪽의 마지막 역이 아니라 북쪽으로 가는 첫 번째 역입니다.”
“친구들이 북한으로 가는 것을 출경이라고 합니다. 출국이 아니라 출경입니다.”

이번 모국연수에서는 평소와 다른 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첫날엔 쑥스러웠지만 그래도 주도적으로 많은 외국 친구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같이 놀았어요. 친구들이 저보고 재미있다고 말했어요. 칭찬을 들으니까 저도 더 활발해졌어요.

캠프 첫날에 만나게 된 4명의 친구들이 같이 홈스테이 하고 싶다고 요청했어요. 제 마음은 하늘위로 날아갈 것 같았습니다.

고양시 문화원에서의 한복 및 예절다례 체험, 풍물 배우기 등이 특히 재미있었죠. 한국식 옛날 집을 참관하러 갔는데 그 집 대문의 문턱이 높았어요. 들어갈 때는 좀 힘들어서 나올 때 좀 멋지게 대문을 나가고 싶었어요. 그래서 점프를 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머리가 너무 아팠어요. 쿵쾅~ 엄청 큰 소리와 함께 제가 문턱에 앉아 있었죠.

저의 친구들도 깜짝 놀랐어요. 뒤에서 선생님이 외치면서 “무슨 일이야?”하며 달려왔고 친구들은 웃음을 참으면서도 저를 도와주었습니다. 그때 저는 진짜 아무런 생각도 없었어요. 일어날 때도 다리에 힘이 없어 넘어질 뻔 했습니다. 결국 머리에 뿔이 나가지고 얼음으로 치료를 했어요. 선생님들은 아이스를 머리 위에 두고 있는 저를 보고 유니콘이라고 불렀어요. 그리고 저한테 “조심해 유니콘”이라고 말했죠.

이번 캠프에서 저는 3번 울었어요. 첫 번째는 한국 홈스테이 친구랑 헤어져야 하는 전날의 저녁이었어요. 두 번째 울음은 폐회식의 저녁이에요. 세 번째 울음은 마지막 그날 아침에 제가 떠나려고 하는 그 순간.

이번에는 진짜 만날 수가 없어요. 선생님들이랑 일조 친구들이랑 고양시 파주 친구들이랑 울면서 포옹을 했어요. 남동생들은 울지 말라고 웃긴 표정도 해주었고, 언니들은 “정연이는 엄청 귀여워, 웃을 때 제일 예뻐”라며 위로해 주었어요.

한평생 잊을 수 없는 한주일. 제일 좋은 선물 제일 좋은 방학. 우리 어디선가 또 다시 만날 거예요. 태어나고 자란 곳은 서로 달라도 전 세계를 무대로 하는 한민족이니까요.

박정연 학생이 '2018 청소년 여름방학 프로그램 참가 후기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박정연 학생이 '2018 청소년 여름방학 프로그램 참가 후기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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