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한국인회 청소년 글짓기 대회 수상작] 아! 나를 울린 경복궁
[영구한국인회 청소년 글짓기 대회 수상작] 아! 나를 울린 경복궁
  • 이예본(영구개발구제일고등학교 12학년)
  • 승인 2018.09.25 0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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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북3성에 있는 영구한국인회가 최근 ‘2018 청소년 여름방학 프로그램 참가 후기 공모전’을 열었다. 한국인회는 여름 방학 기간 동안 재외동포재단 주최 청소년모국연수, 민주평통 주최 세계골든벨 결선, 민주평통 중국지역회의 주최 동북3성 역사탐방에 참가한 학생들로부터 후기를 받아 이를 심사해 5편의 입상작을 선정했다. 대상은 박정연, 우수상은 이예본 황승수, 장려상은 최진영, 한지선 학생에게 돌아갔다. 한국인회는 9월16일 상장과 상금 전달식을 열었다. 다음은 우수상을 받은 이예본 학생의 글이다.

2018 통일골든벨 해외결선대회를 다녀와서

최근에 한국에서 유행한 신조어 중에 ‘대프리카’라는 말이 있다. 아프리카 날씨처럼 뜨거운 대한민국을 일컫는 말이다. ‘대프리카’와 맞먹는 열정과 도전으로 뜨거웠던 한 곳을 소개한다면 경기도 연천에 있는 ‘한반도 통일미래센터’다.

지난 5월 대련한국국제학교에서 민주평통 선양협의회 주최 2018 역사통일골든벨 본선대회가 열렸다. 나는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선양협의회 통일골든벨 대상을 수상했다. 그런데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해외결선대회(7.8-11)를 거쳐 KBS역사통일골든벨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 KBS대회 참가방식이 바뀜을 통해 내 마음에 부담이 생겼다. 그러나 세계 각국에서 온 98명의 친구들을 만나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눌 생각에 들떴다.

# 7월8일 첫째 날 ‘새로운 만남’

한껏 긴장한 마음으로 만남의 장소인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 도착했다. 오리엔테이션시간에 처음 만나는 친구들과 원형테이블에 앉아있자니 조금은 어색하기도 했다. 그러나 곧 서로 말을 트며 친숙해졌다. 먼저 소속영사관 별로 앞에 나가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자기소개가 끝나면 지역 홍보도 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하면서 분위기가 한층 무르익어 갔다. 이어서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의 김덕룡 수석부의장을 비롯한 몇몇 분의 말씀을 들었다. 그분들의 말씀을 통해 나는 전 세계 재외국민에게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것이 정말 중요한 일이라고 느꼈다. 특히 어릴 때부터 해외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한국국제학교를 다니지 않는 한 한국역사를 배우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저녁만찬이 시작될 때에 길게 늘어진 커튼이 자동으로 조금씩 올라가자 남산을 비롯한 서울의 화려하고 찬란한 야경이 한 눈에 들어오면서 내 눈은 휘둥그레졌다. 만찬은 호텔 정식으로 나왔는데 영화 속에서만 보던 호텔 정식 만찬이라 내가 마치 영화 속의 주인공 같았고 그 음식들의 맛은 19년 인생 중 최고의 맛이었다. 그래서 이번 대회를 통해 정부가 재외국민 청소년에게 이런 흔치 않은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했다.

# 7월9일 둘째 날 ‘해외결선대회와 통일KTX’

우리 일행은 준비된 대형버스 3대에 나누어 타고 아침 일찍 ‘한반도 통일미래센터’로 출발했다. 도착하자마자 먼저 대강당에서 주의사항 및 안전교육을 받았다. 선생님이 안전수칙을 재미있게 설명해 주셔서 집중이 잘 됐다. 4인실의 숙소에서 새로운 룸메이트를 만났다. 같이 두 밤을 지낼 친구들은 독일의 강주은과 UAE의 김성현과 중국 천진에서 온 이수빈이었다.

오후에 룸메이트와 결선 대회를 위한 공부로 남은 시간을 불태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시간이 다 되어 대회 장소로 갔고 포토 존에서 룸메이트들과 기념사진을 남겼다. 드디어 결선대회가 시작되었다. 장기자랑 시간에 주은이가 부채춤을 추었다. 주은이가 음악에 맞춰 부채를 펼치고 몸을 회전할 때 치마가 커다란 항아리 모양이 변하여 매우 우아해 보였다. 우리나라의 전통 춤은 언제 보아도 아름답고 고풍스러운 자태를 나타내 주는 것 같았다. 나도 배우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다른 친구들의 장기자랑은 톡 쏘는 탄산수 같았다면 부채춤은 담백한 우유 같았다. 또 특별출연으로 음악 줄넘기 공연이 있었다. 박자에 맞춰 줄을 넘는 것이 묘기를 보는 것 같았다. 골든 벨 대회 중이라 핸드폰을 사용할 수 없어서 장기자랑을 눈으로만 볼 수 있었고 그 순간을 남기지 못 해 아쉬웠다.

장기자랑으로 들뜬 분위기가 가라앉고 문제풀이가 시작됐다. 한국어가 서툰 아이들을 배려해서 문제를 한국어와 영어로 각각 1번씩 보여주었는데, 나는 그 방식이 생소하여 조금 더 긴장이 되었다. 예선문제는 OX문제로 비교적 쉬웠다. 패자부활전의 방식이 재미있었고 거의 전원이 부활하였다. 결선은 역시나 결선답게 쉽지 않은 문제가 나왔다. 나는 유네스코에 등재되지 않은 문화유산을 고르는 객관식 문제에서 탈락하면서 어안이 벙벙해졌다. 나는 해인사 장경판전, 경복궁, 불국사, 석굴 암중에서 골라야 했다. 나는 그 중에 경복궁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고 확신했다. 왜냐하면 경복궁은 조선 최초의 정궁이고 긴 역사가 살아 숨 쉬고 외국에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궁궐이기 때문이다. 정말 아쉬웠던 것은 내가 골든 벨을 준비하면서 보았던 책에 책갈피를 꽂아놓았던 페이지가 바로 그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정리된 내용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에도 모르는 문제가 있는 것을 보고 나는 겸손한 마음으로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최후의 1인을 뽑는 문제는 일제의 황무지 개간요구를 저지한 단체의 이름을 맞추는 주관식 문제였다. 나는 정답이 ‘보안회’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마지막 문제의 답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 내 자신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고, 다음 기회가 생긴다면 더 철저히 준비를 해야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했다.

결선대회 결과에 아쉬움을 뒤로하고 저녁 만찬을 한 후에 미래관에서 통일체험을 했다. KTX역과 기차가 모형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통일KTX에 탔는데 양 옆의 화면이 정말 기차가 출발한 것처럼 움직였다. 통일광장역에 도착하였고 통일한국의 자원 물류 관광과 문화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광물자원을 직접 찾아보고 한복 포토 존에서 사진도 찍었다. 또 한국에서 출발해 유럽까지 갈 수 있는 아시안 하이웨이 1호선과 6호선 시뮬레이션 운전도 해보았다. 통일에 대해 이론만 배우는 것보다 직접 체험하고 통일의 필요성을 배워나가니 훨씬 재미있고 기억에 남았다. 앞으로 더 많은 학생들이 이곳에서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7월10일 셋째 날 ‘오두산 전망대와 통일UCC’

오전에 오두산 전망대에 갔다. 작년에 해외 골든벨팀과 같이 갔던 곳인데 다시 가니 감회가 새로웠다. 3층에서 북한주민 관련 동영상을 시청하였고 밖에서 무료 망원경으로 강 저편 북녘 땅을 바라보았다. 망원경 속 북한의 시골 모습은 사진으로 보았던 한국의 60, 70년대의 시골을 연상케 했다. 1층으로 내려와 전시관을 둘러보았다. 남북의 역사연표가 벽에 붙어있었고 KTX모형과 통일피아노 모형 등이 있었다. 통일피아노는 DMZ의 철조망을 엮어 피아노의 현을 만든 것인데 실제로 연주가 되었다고 한다. 나는 속히 분단의 철조망을 해체하고 평화의 노래를 연주하는 한반도가 되기를 바라며 ‘한반도 통일미래센터’로 향했다.

오후에 통일 UCC(User Created Contents)제작시간이 있었다. 먼저 대학생이 만든 작품을 참고로 보여주었는데 작품의 주제를 잘 이해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재미도 있어서 인기를 끌었다. 여섯 명으로 구성된 우리 팀은 오랜 시간 고민한 끝에 외국 여행객에게 통일 한국에 관광하러 오라고 홍보하는 내용의 광고를 제작하기로 했다. 마침 우리 팀은 독일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한국어까지 5개국의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점을 활용했다. 5개국의 언어로 “통일한국으로 오세요”라고 말하고 부채춤을 넣어 한국문화를 알렸다. 제작을 끝내고 한 자리에 모여 다른 팀의 영상을 감상했다. 그리고 유니빌리지 활동을 했다. 각 팀의 조장을 중심으로 탑을 쌓고 탑을 무너뜨리지 않고 조원이 조장을 구출해내는 게임을 하였다. 다 같이 통일 후의 마을을 만드는 시간에 우리는 아파트, 공연장, 병원 등 다양한 건물 모형을 만들었다. 유니빌리지 활동을 통해 만든 마을을 보면서 통일의 조국을 건설하는 날이 속히 오기를 소망하며 기도했다.

# 7월 11일 마지막 날 ‘통일강의와 아쉬운 이별’

김지영 교수님의 통일강의를 들었다. 교수님은 어렵고 추상적인 통일을 몇 가지의 질문형식으로 보다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 해주셨다. 우리나라의 어려운 현실 속에 통일이 될까 라는 생각 보다는 어떻게 할까 라는 질문을 가져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고 나에게 도전이 됐다. 교수님의 질문에 다른 친구들이 각자의 좋은 생각으로 대답을 했고 나는 통일에 관하여 관심을 가지고 배워야 할 것이 아직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국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재외국민도 한반도 통일을 위한 일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끝으로 교수님께서 친구들이 궁금한 사항에 대하여 답변을 해주시고 강의를 마치셨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함께 했던 친구들과 서울에서 또 만나기로 약속하고 아쉽게 헤어졌다.

통일골든벨 해외결선대회와 한반도 미래통일센터의 체험이 정말 소중한 경험으로 남았다. 청소년들이 올바른 역사인식을 통해 우리나라 발전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세워지도록 도움을 주는 사업이 참 중요하다고 느껴졌다. 나는 비록 탈락했지만 지난 몇 개월 동안 해외결선대회를 준비하면서 한국사를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한국사 능력시험 3급을 딸 수 있어서 더욱 의미 있는 여름방학을 보낼 수 있었다. 해외결선대회와 통일교육 프로그램을 위해 힘써 주신 민주평통 자문위원님들과 이를 위해 협조해 주시고 수고해주신 영구한인회 신현돈 회장님을 비롯한 모든 회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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