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한국인회 청소년 글짓기 대회 수상작] 6박7일간의 한국여행
[영구한국인회 청소년 글짓기 대회 수상작] 6박7일간의 한국여행
  • 최진영(상해 동화대학교)
  • 승인 2018.09.28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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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북3성에 있는 영구한국인회가 최근 ‘2018 청소년 여름방학 프로그램 참가 후기 공모전’을 열었다. 한국인회는 여름 방학 기간 동안 재외동포재단 주최 청소년모국연수, 민주평통 주최 세계골든벨 결선, 민주평통 중국지역회의 주최 동북3성 역사탐방에 참가한 학생들로부터 후기를 받아 이를 심사해 5편의 입상작을 선정했다. 대상은 박정연, 우수상은 이예본 황승수, 장려상은 최진영 한지선 학생에게 돌아갔다. 한국인회는 9월16일 상장과 상금 전달식을 열었다. 다음은 장려상을 받은 최진영 학생의 글이다. 박정연 학생은 7월25일부터 7박8일간 파주, 영천, 대전, 여수, 춘천, 광주, 수원 등 9개 지역에서 열린 ‘2018 재외동포 청소년·대학생 모국연수’에 참가했다.

6박7일간의 한국기행

2018년 7월24일 드디어 고대하던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복잡하고 착잡한 심정을 억누를 수 없었다. 비록 고려인의 후손이고 한국에는 몇 번 가봤지만 한국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 부족했고 또 언어가 통하지 않아 어떻게 세계 각국에서 온 친구들과 소통을 해야 할 지도 우려가 됐기 때문이다.

좀 늦게 도착한 관계로 오후의 활동을 놓쳤지만 일단 어색하게 낯선 얼굴들과 먼저 인사를 나누고 영어로 각자 자기소개를 마쳤다. 가슴에 명찰을 단 세계 각국에서 온 팀원들과 함께 어리둥절해하며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한국어로 지휘하는 팀장의 구호에 따라 각양각색의 국기를 흔들며 우렁찬 목소리로 아리랑을 불렀다. 그 노래 소리에 맞춰 둔한 움직임으로 춤을 열정적으로 추며 격한 환영식이 마무리를 지었다. 이런 열띤 장면에 난 큰 감동을 받았다.

이튿날 우리는 독립기념관, 판문점, 임진각을 방문했다. DMZ Tour peace Korea. 주위 철조망과 엄숙한 분위기는 어느 정도 위압감을 주었다. 해설원이 유머러스하게 주의할 몇 가지에 대해 설명하여 분위기는 한결 부드러워졌지만 어쩐지 북측에 있는 병사들이 우리에게 위협을 주는 것 같아 무서움을 느꼈다. 우린 한 민족인데 말이다. 지금 우리 젊은이들에겐 너무나 먼 역사이지만 생각해보면 그 높은 장벽을 당분간은 넘을 수 없는 마음 아픈 현실이다.

사흗날은 서울 도시 탐험이었다. city hiking. 공업디자인이 전공인 나로서는 서울의 도시규모와 설계를 보고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도시화 건설이 너무도 세련되었고 친환경적이며 편한 시설 시스템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이 와중에 팀원들과 점점 익숙해져가면서 어색한 분위기는 줄었고 서로 한국에 온 소감을 나누면서 친해져 갔다.

사일 째 되는 날 부산행은 참 인상적이고 재미있는 경험을 했다. 농촌 체험과 어촌 체험을 통해 수확의 기쁨을 누렸다. 일솜씨는 어설프고 서툴렀지만 땀방울을 흘리면서 느낀 건 농부와 어부들의 고생과 헌신적인 노동이 있었기에 우리의 밥상에 먹을거리가 풍족해지고 더 맛있는 걸 먹을 수 있지 않았나 싶었다. 팀원들도 땀을 뻘뻘 흘리면서 노동의 결실을 맛보고 그 희열을 느꼈다.

5일째 되는 날 경주행은 아름다운 한복을 입어보는 것이 내심 기대 되었다. 비록 찌는 듯한 무더위였지만 여자아이들은 들뜬 마음으로 한복을 차려입고 나섰다. 졸지에 공원은 화사한 꽃밭으로 변했다. 이것이야말로 이번 여행에서 또 하나의 아름다운 풍경이 아닐 수 없었다. 수제비누 만드는 것도 너무 신기했었고 꽃꽂이 체험도 신났다.

어느덧 마지막 날이 다가왔다. 마지막 날은 같은 나라에서 온 친구들이 두 팀으로 나뉘어 토론을 벌였다. 주제는 남북통일을 찬성하느냐 아님 주권국가보유 상태에서 서로 합작을 찬성하느냐를 가진 열띤 토론이었다. 바로 결론을 내긴 어렵지만 다들 진지한 마음으로 우리 염원과 의사를 밝혔으며 진심으로 남과 북이 평등하게 인권을 유지하면서 서로 돕고 발전하는 한반도가 되기를 기원하였다.

우리들은 비록 세계 각국에서 살고 있는 한국국적이 아닌 재외동포지만 우리의 선조는 고려인이고 뿌리가 한반도에 박혀있는데 언젠가 하나가 된다면 어찌 기쁨의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정말 심금을 울리는 변론이었다. 이로써 금방 한국에 도착했을 때 그 어색하고 낯설고 약간의 거부감이 있었던 마음이 완전히 해제되었다.

이별은 어김없이 다가왔다. 이때 우리는 이미 서로 익숙해졌고 너무 짧은 만남이었기에 또 그 아쉬움을 금할 수 없었다. 서로 눈시울을 붉히며 연락처를 주고받았고 언젠가는 또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면서 먹먹해진 마음을 달랬다. 이름이 길어 기억하기조차 어려웠던 카자흐스탄 남학생과 포옹으로 이별을 하고 각자 원래자리로 돌아가야 했다.

7월30일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귀국행 비행기에 다시 몸을 실었다. 창가로 점점 멀어져 가는 모국의 땅을 바라보면서 만감이 교차했다. 7일간의 모국연수를 통해서 너무 많은걸 얻고 가는 기분이었고 이런 기회를 마련해주신 분들께 너무나도 고마웠다. 그리고 또 이런 좋은 기회가 있다면 꼭 다시 함께 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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