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면 올공의 구석구석에서 ‘왕벚나무’들도 갖가지 색으로 물든 모습을 볼 수 있는데 특히 몽촌정자 앞에 ‘왕벚나무’의 잎새 단풍이 제일 멋드러진다. 몽촌정자 앞에는 약 100여미터 거리에 길 양쪽으로 ‘왕벚나무’들이 쭉 심어져 있다. 지금 가을철에야 온통 하늘과 땅을 뒤덮고 있는 잎새들의 단풍터널이 되지만 새 봄날에는 수없이 많은 벚꽃들이 하얗게 피어나는 화사한 벚꽃터널이 된다.
‘왕벚나무’는 한때 일본의 나라꽃이라 하여 베어지는 수난을 당하기도 하였으나 일본에는 왕벚나무의 자생지가 없으며, 순수한 우리나라의 특산종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새봄에 피어나는 벚꽃은 작은 소화들이 다닥다닥 매달려 낮이나 밤이나 화사한 봄날을 선사한다. 춥고 황량했던 겨울을 지나 새로 맞이하는 새 봄날 저녁에 까만 하늘에서 화사하게 빛나는 벚꽃들의 유희를 본다는 것, 생각만 해도 내 마음속에 새 봄날이 다시 온 듯하다.
4~5월에 화사하게 피어나던 벚꽃이 지고 나면 5~6월에 작고 동그란 열매들을 매달아 익어가게 된다. 유럽에 분포하고 있는 벚나무 열매를 ‘체리’라고 한다면 우리나라 벚나무의 열매는 ‘버찌’라고 한다. 체리에 비해 조금 더 작고, 시큼한 맛이 특징인 버찌는 건과로 만들거나 과자. 아이스크림, 칵테일 등의 주재료로 많이 이용된다고 한다. 벚꽃이 떨어진 자리에서 연두, 노랑, 분홍, 주황, 빨강, 검정색 등 온갖 화려한 색으로 달리는 버찌 열매들. 차라리 보석 열매라고 불러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숲으로 간 친구바라기”
너와 내가 지금
같은 하늘을 이고 살아도
너 있는 곳은 꽃구름에
하늘 바람 불고 있겠지
흐르는 냇물소리가 들려
솔 향기 숲 속에서의 하루는
네가 게으름을 피우기에
한 점 부끄러움도 없겠다
세상사 번잡을 떠나
잠시 머무는 피안(彼岸)의 길
너의 얼굴에 화색이 돌아
그 곳을 정토(淨土)라 하겠네
너와 나는 지금
같은 땅을 밟고 살아도
너 있는 곳은 넘치는 숲 그늘에
황토색 웃음들로 가득하겠지
올공의 소마(Soma)미술관 앞 몽촌호숫가에는 몽촌폭포가 있다. 그러나 이유를 모르겠지만 폭포수가 제대로 떨어지는 모습을 한 번도 보지는 못했는데 폭포 위쪽으로 커다란 바윗돌을 쌓아두고 그 사이 사이에다 단풍나무를 심어놓았다. 매년 가을이 오면 그 단풍나무가 빨갛게 물들어 몽촌호수에 드리워지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더구나 호숫가에 심어놓은 호수 건너편의 온갖 꽃나무들이 물속에 풍덩 빠진 모습까지 곁들여 이 가을에만 느낄 수 있는 또 하나의 아름다운 풍경이 된다.
필자소개
공인회계사/세무사(부동산세제, 상속증여세 전문)
1963년 경기도 이천 출생
성균관대 학사,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석사
한국은행, 신한은행에서 근무
저서: <재테크를 위한 세금길라잡이> 외 4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