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외곽 트니디호텔에서 건배사가 돌아가며 여흥이 무르익었을 때였다. 인도네시아에서 온 안선근 아시아한상총연합회 사무총장이 건배사 요청을 진행하면서 “마지막 건배제의를 듣겠다”고 코멘트를 했다. 마지막으로 건배제의를 요청 받은 사람은 이번 선거의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은 권혁창 전 라오스한인회장이었다.
한일자(一)로 길게 배치된 테이블의 중간쯤에 자리잡았던 권 위원장은 승은호 회장과 신임 심상만회장이 자리한 단상 방향으로 오더니 돌발적인 제의를 했다. “’선거관리’ 하면 ‘잘했다’라고 해달라”는 주문이었다. 선관위원장의 자화자찬식 건배사에 좌중은 웃음과 갈채로 응답했다. 권혁창 선관위원장을 만나 선거관리와 관련한 얘기들을 들은 것은 이튿날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건배사가 흥미로왔다.
“선거관리에 남 모르는 어려움이 있었다. 왜 운영위원과 고문만 선거를 하느냐, 전현직 회장 모두가 직선으로 선거해야 하지 않느냐고 SNS로 따지는 분도 있었다. 교민 인구 비례로 해서 투표권을 줘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는 가 하면, 한인회 숫자대로 투표권을 달라는 주장도 있었다. 하지만 선거는 정관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다. 선관위가 자의적으로 결정하는 게 아니다. 우리는 정관에 의거해 엄격하고 공정하게 진행했다.”
-이번 선거의 선거인단 수는 얼마나 되는가?
“선거때 밝힌 대로 40명이다. 각국 별로 2명씩이 운영위원으로 선거권을 가진다. 선거를 할 수 있는 대의원이자 이사인 셈이다. 회장 부회장과 고문, 운영위원 등 선거권자가 모두 40명이다. 이중 28명이 방콕에 직접 와서 선거에 참여했다.”
-선거 참여 고지는?
“선관위 경과보고에서 양성모 선관위원이 밝힌 대로 무려 48차례나 고지했다. 선거인단 명부도 수차례 이름을 모두 공표했다. 누가 선거권자인지 다 알 수 있도록 해서, 혼동을 피하려고 했다.”
- 선거관리에 아쉬운 게 있었다면?
“아시아총연이 선거다운 선거를 치른 게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면 된다. 그 전에는 승은호 회장을 추대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사실상 선거가 없었다. 지난해 미얀마에서 총회를 할 때 투표까지 가려고 했다가 중단되고 승은호 회장이 다시 추대됐다. 이런 독특한 역사로 인해 선거관리 규정에 익숙하지 못한 분들이 있을 것이다. 선거규정은 지난 몽골총회에서 다시 확정됐다. 그런 내용을 잘 모르고, 또 현장에 참여도 하지 않은 채 의견들을 내다보니, 마치 불만 표출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규정에 따라 하는 것이니 이해를 하시리라 본다.”
권혁창 회장은 라오스로 간 지 30년이 됐다고 말했다. 태국에 일시 머물며 사업을 하던 시기, ADB(아시아개발은행)에 자금 유치를 위해 필리핀으로 가던 라오스의 외자유치담당 공무원을 방콕에서 만난 것이 계기가 되어 라오스로 가서 비지니스를 하게 됐다고 한다.
2005년부터 2011년 말까지 라오스한인회장으로 봉사했으며, 아총련 창립을 위한 2006년 발리모임과 2007년 방콕모임에도 관여했으며, 2008년 아시아총연이 라오스총회에서 발족할 때 창립멤버로 참여했다. 현재 라오스에서 쇼핑몰과 레스토랑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부동산 개발도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