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성 재외한인구조단 태국지부장 “동굴소년때도 먼저 달려갔어요”
최희성 재외한인구조단 태국지부장 “동굴소년때도 먼저 달려갔어요”
  • 방콕=이종환 기자
  • 승인 2018.11.16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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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에서 그룹홈과 결연사업 진행··· 난민과 탈북민을 지원하기도
최희성 재외한인구조단 태국지부장
최희성 재외한인구조단 태국지부장

“지난주 태국에서 한 분이 재외한인구조단을 통해 귀국했습니다. 영국에서 사업에 실패하고, 자살할 곳을 찾아 태국으로 와서, 오자마자 여권까지 다 버렸다고 말한 분입니다.”

재외한인구조단 최희성 태국지부장이 11월12일 방콕의 한 호텔에서 이렇게 최근 활동을 소개했다. 군목으로 있다가 태국으로 건너와 목회활동을 한 지 31년이 됐다는 방콕연합교회 김용식 담임목사도 이날 자리를 함께 했다.

아시아한인회총연합회 총회에 참석했다가 귀국하는 아시아 한인회장단 일부가 묵고 있는 호텔을 찾아 재외한인구조단 활동을 소개하기 위해서였다.

한국에 본부를 둔 재외한인구조단(단장 권태일)은 해외에서 사업에 실패하거나 사고를 당하는 등 불운으로 인해 귀국을 못하고 불법체류자 신세로 전락한 사람들을 귀국시켜, 한국에서 재기를 모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활동을 하는 국제 NGO단체다.

서울 본부에 있는 권태일 단장이 기자가 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총연 총회에 참여한다는 소식을 듣고, 방콕에 있는 재외한인구조단 지부장을 만나보라며, 미팅을 주선했다.

최 지부장과 함께 온 김용식 목사는 권태일 단장과의 오랜 인연으로 권단장이 진행하는 재외한인구조단과 월드쉐어, ‘함께 하는 사랑밭’의 NGO활동을 현지에서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불법체류자를 귀국시킬 경우, 현지 출입국 당국에 범칙금을 내야 합니다. 재외한인구조단이 귀국항공료 등은 지원해도, 범칙금까지 물어주기는 쉽지 않아요. 정말 귀국해서 재기를 시도할 거냐는 것도 확인해야 하고요. 그래서 불법체류자 수용소를 찾아가 범칙금을 탕감받도록 권유합니다. 이를 받아들이면 진정 한국으로 귀국할 마음이 있다는 거잖아요.”

이번에 재외한인구조단의 도움으로 귀국한 사람도 태국의 불체자 수용소를 거쳐서 한국으로 들어가 지금 재외한인구조단이 운영하는 강화 푸른초장에서 재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최 지부장은 소개했다.

최 지부장은 태국에서 영어로 강의하는 국제대학을 마치고 귀국했다가 2년전 월드쉐어와 재외한인구조단 태국 지부장을 맡아 방콕으로 왔다고 말했다. 그의 부인은 NGO ‘함께 하는 사랑밭’ 태국지부장이라고 한다.

김용식 목사(왼쪽) 최희성 지부장
김용식 목사(왼쪽) 최희성 지부장

최 지부장의 주요 업무는 어린 고아들을 도와주는 그룹홈 사업 지원과 도움이 필요한 현지 어린이들과 한국의 후원자를 연결시키는 결연사업 진행이다.

“태국 동북부에 있는 코랏에 여아들을 위한 그룹홈이 1개소가 있고, 라오스와의 국경지대에 있는 우본에 남아 여아 각 1개소씩 있어요. 또 국경너머 라오스에도 있는데, 라오스에 지부가 없어서 태국지부에서 돕고 있습니다.”

5-10명의 아이들이 머물 수 있는 집을 만들어 현지인 보모 활동가가 이들을 돌보도록 하면서 아이들이 커서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룹홈 사업이라고 한다.

한편 결연사업으로는 우본 지역에 150여명, 코랏 지역에 100여명, 치앙마이 지역에 30명이 한국 후원자와 결연돼, 매월 3만원 상당의 물품이 지원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후원자를 모으는 것은 한국본부가, 현지에서 결연자를 돕는 것은 태국지부의 일이다. 아이들한테 돈으로 지급하면, 실제로 아이들이 혜택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쌀 계란 식용유 학용품 같은 물품을 사서 지원한다는 소개다.

태국 최대 난민캠프인 맬라캠프를 찾아서 지원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정말 열악한 지역으로 캠프 난민들이 겨우 젓갈 같은 반찬으로 하루 두끼를 먹으며 버티고 있다고 한다.

“미얀마 난민이 많아요. 국경을 넘어온 이들을 인도적인 차원에서 지원하는데, 태국에서는 왜 태국 사람들도 어려운 사람이 많은데 하필이면 우리와 사이가 안좋은 미얀마 난민들까지 지원하느냐고 불평도 나와요. 미얀마랑 태국이 이웃나라니까 사이가 안좋은 거지요.”

재외한인구조단과 월드쉐어, 함께 하는 사랑밭은 지난 6월 태국 치랑라이의 탐루엉 동굴로 놀러간 축구팀 12명과 코치 등이 갑자기 불어난 물로 실종됐던 ‘동굴소년’ 사건때 이들을 긴급 지원해 태국은 물론 세계 각국의 방송을 타기도 했다.

최 지부장은 당시 태국의 공영방송인 PBS방송에 보도된 영상을 보여주면서 “한국에서는 세월호 사고로 어린 학생들이 많이 희생된 아픔이 있었다. 태국에서는 동굴소년들이 하루빨리 구조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현장 지원을 위해 달려왔다고 말했다”면서, 당시 구조작업을 위한 랜턴과 장갑, 스토킹 등을 구조단에 지원했다고 소개했다. 이같은 한국 NGO의 지원이 방송으로 보도돼 태국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였음은 물론이다.

“보시다시피 우리 유니폼에는 태극기가 달여 있어요. 당시 동굴앞에는 많은 나라의 방송사들이 와 있었는데, 한국은 오지 않아 현지 기자들이 왜 한국 방송은 오지 않았냐고 해서, 우리가 태극기 달고 오지 않았냐고 했어요.”

최 지부장은 현지에서 NGO 활동가로서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기자를 만날 때도 태극기와 NGO 이름이 달린 유니폼을 입고 왔다. 그가 끝으로 강조한 말이다.

“태극기를 단 유니폼을 입고 일을 하면 늘 행동을 주의하게 됩니다. 잘못하면 나라 망신까지 시키는 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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