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이 치즈를 먹기 시작한다면 세계 농축산 시장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보고서도 있지만, 중국인들은 아직까지 치즈를 좋아하지 않았다. 미국의 연간 치즈 소비량이 약 371만톤인 것에 비해, 중국의 소비량이 6만9,000톤에 그친다.

중국의 인구가 미국보다 4~5배 많은 걸 감안하면, 미국인이 중국인보다 260배나 치즈를 더 많이 먹는 셈이다. 일본과 한국의 치즈 소비량은 각각 23만톤과 11만톤. 미국 치즈 소비량보다는 크게 떨어지지만, 일본과 한국의 소비량이 중국보다 50배나 많다.

치즈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동물의 가죽으로 만든 주머니에 우유를 운반하던 중앙아시아의 유목민이 치즈를 발견했던 것이 정설이다. 치즈는 성경에서도 언급된다. “꿀과 버터와 양과 치즈를 가져다가”라는 구절이 있다. 로마시대 농업학자 콜루멜라는 양의 네 번째 위에서 추출한 레닛으로 우유를 응고시켜 치즈를 만들라고 기술해 놓았다.

치즈는 소, 양, 염소를 키운 유목사회에서 발견된 음식이다. 물 소젖으로 만든 모짜렐라, 영국 체다 지역에서 생산된 체다 치즈, 프랑스 카망베르의 특산품 카망베르 치즈, 곰팡이로 만든 고르곤 졸라 등 셀 수 없이 많은 치즈가 유럽, 미국에 존재하지만, 농경국가엔 치즈가 낯설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 치즈제품의 시장규모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KOTRA 칭다오무역관의 보고서가 11월11일 나왔다. 2016년 중국 치즈제품 시장규모는 49억3천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22% 성장했고, 판매액은 40억 위안을 초과해 14%를 성장했다는 보고서다.

KOTRA 칭다오무역관은 “이대로의 성장세라면 2022년 중국 치즈 시장규모는 138억6천만위안으로 전 세계 주요 치즈 소비시장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변화의 조짐이 생긴 이유는 중국 어린이들이 치즈를 먹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어린이 치즈 시장은 중국 전체 판매율의 55%에 달하고 있다. 치즈 회사들은 영양 보충을 위해 꼭 치즈를 먹어야 한다며 중국 부모들을 유혹하고 있다. 현재 어린이 치즈시장 경쟁은 매우 치열한데, MILKANA의 ‘빵빵(棒棒)치즈’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서양음식과 친숙해진 중국 젊은이들도 조각치즈, 슬라이스 치즈 등을 맛보려고 한다. 슬라이스 치즈는 중국 소비자들의 인식에 깊숙이 자리 잡지는 못했지만 2년 동안 평균 50%씩 성장하고 있다. 이같이 전통 치즈가 아닌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치즈스낵을 내놓고 있다. 연구 결과 치즈스낵의 판매액도 16% 성장했다.

중국의 치즈 국가별 수입동향에 따르면, 중국에서 치즈를 가장 많이 파는 국가는 뉴질랜드다. 2017년 기준 2억4천만달러로, 8천700만달러의 호주와 5천300만달러의 미국을 크게 앞선다. 한국의 중국 수출은 5만달러밖에 안 된다.

브랜드별로 보면 1위는 프랑스 Bongrain 회사 계열 브랜드인 MILKANA이다. MILKANA는 베이상광(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1선 도시에서 특히 잘 팔린다. 주로 슈퍼마켓이나 작은 가게에 집중돼 있으며, 일찍이 CCTV와 어린이 채널 등에서 광고를 한 것이 효과를 봤다. 현재 MILKANA는 전국 지급시에 모두 판매망을 보유하고 있으며, 슈퍼마켓 시스템 300개의 대리상을 보유했다.

KOTRA 칭다오무역관은 이같이 중국 치즈 시장에 대해 분석하면서, 중국진출 한국 기업들에게 △어린이 맞춤 제품 △중국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제품 △다방면에 활용되는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미래 치즈시장의 발전은 아이, 젊은 세대가 될 것이라며 사탕모양으로 포장된 치즈제품, 초콜릿을 넣은 치즈제품 등 다양한 종류의 치즈제품들이 출시되고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선전샹꺼우국제무역유한공사 총경리 짜오청취엔(赵诚全)은 “치즈는 영양이 풍부한 제품으로 쉽게 소비할 수 있으며, 현재 중국에 외동 자녀들이 많고 산아정책 개방이 실현됨에 따라 어린이 치즈는 머지않아 굉장히 큰 소비시장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석호 기자dolko@hanmail.net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