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주열의 동북아物語-30] 美中 新냉전의 뉴노멀
[유주열의 동북아物語-30] 美中 新냉전의 뉴노멀
  • 유주열(외교칼럼니스트)
  • 승인 2018.12.10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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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은 중국의 개혁 개방 40년이 되는 해다. 중국이 개혁 개방으로 시장 경제를 도입하자 미국은 중국의 WTO(세계무역기구)가입을 지지하고 경제발전을 위해 지원하였다. 중국의 경제가 성장된다면 국내 정치개혁으로 민주화가 이루어 질 것으로 기대하였는지 모른다.

그러나 결과는 미국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중국의 경제가 성장하면서 대내적으로는 인권문제 등 통제는 강화되고 대외적으로는 과학 기술 등 하이테크 분야의 발전에 힘입어 군사력이 증강되었다. 미국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라는 육지와 해상의 실크로드 경제권이 만들어지면서 미국 주도의 기존 질서가 도전을 받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미국은 금년 하반기에 들어와서 중국으로부터 2000억 달러의 수입품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하이테크 제품뿐만이 아니라 가전제품 등 일반 시민대상의 수입품도 해당되어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에 돌입한 모양새로 보였다.

무역전쟁은 관세부과로부터 시작되었고 방아쇠는 미국이 먼저 당겼다(Tariff shots fired). “적이 나를 치면 반드시 받아 쳐야 한다(人若犯我 我必犯人)”는 마오쩌둥의 전술에 의해 중국의 보복이 이어졌다.

학자들은 미중 간 무역전쟁의 본질을 양국의 패권 경쟁으로 보고 있다. 그레이엄 앨리슨 미국의 하버드대 교수는 그의 저서 <예고된 전쟁(Destined for War)>에서 패권국이 신흥강국의 부상을 두려워하여 전쟁을 일으키는 것을 ‘투키디데스 함정’으로 명명하고 미중 양국의 대립은 이 함정에 빠진 예고된 전쟁으로 분석했다. 고대 그리스 장군 출신으로 역사가가 된 투키디데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동 전쟁이 일어난 것은 패권세력인 스파르타가 신흥세력인 아테네의 부상을 두려워하여 일으킨 전쟁으로 기술하였다.

신흥강국 중국의 부상으로 패권의 위협을 느낀 미국의 우려는 다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Made in China 2025’ 로 알려진 중국의 첨단 제조업 굴기가 미국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이 과거 철강 산업처럼 중후한 제조업에는 관심이 없고 IT 산업 등 미래 먹거리에 관심을 쏟고 있다. 미국이 부과한 관세가 항공 우주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제품에 몰려있는 것이 우연이 아니다.

미국이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중싱통신(中興 ZTE)에 이어 화웨이(華爲)를 견제하고 국유 반도체회사와의 거래를 금지시켰다. 일부 과학자들의 복수비자도 중단하고 유학생도 제한한다고 한다. 중국이 이스라엘에 접근하고 일본과 관계를 개선하는 것은 미국의 기술 견제를 우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둘째, 남중국해 문제이다. 미국은 중국이 남중국해에 군사거점을 만들어 자유항행을 방해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은 수출을 통해 산업화와 경제를 성장 시켰고 수입을 통해 석유 등 주요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였다. 중국은 수출입의 라이프 라인이 된 남중국해에 관심이 많다. 더구나 남중국해는 가스 등 천연자원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워 대통령에 당선된 트럼프는 백악관 경제팀에 보호무역주의자로 채웠다. 특히 피터 나바로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은 <중국이 세상을 지배하는 그날(Death by China)>, <웅크린 호랑이(Crouching Tiger)>라는 저서에서 보듯 대중 초강경론자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시절 피터 나바로를 만나 그의 중국 경계론에 푹 빠졌었다고 한다.

미중관계가 좋았던 시절에 헨리 키신저가 있었다. 1972년 닉슨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여 상하이 공동성명을 만들어 낸 배경에는 중국에 우호적인 키신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키신저는 미국의 대소 우월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가까워지고 소련을 견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도 중국은 대미 협상에서 95세 고령의 키신저의 지혜를 빌리고 싶어 한다.

미국에서는 친중적인 키신저 방식의 외교정책이 쇠퇴하고 중국과의 대립을 준비하는 포스트 키신저 시대가 왔다. 대중 강경파인 피터 나바로는 중국의 굴기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평화의 위협으로 생각하고 있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무슨 정책이라도 가능하다면서 타부시 되었던 대만 카드마저 꺼내들려고 한다.

최근 아르헨티나의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은 협상시한을 3개월 연장했다. 미국은 3개월 이내에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에서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협상을 앞두고 미국은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 대중 강경파 로버트 라이트하이저를 임명하여 기싸움을 걸고 있다. 캐나다로 하여금 화웨이 창립자 회장의 딸인 멍완저우 부회장을 체포케 하여 중국의 분노를 샀다. 중국 일각에선 미국산 제품의 불매운동 등 대미 보복조짐의 에스컬레이트 우려 속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미중 협상이 시작되면서 중국이 미국차 관세인하 등 양보를 하지만 언제 깨질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휴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 “나는 관세맨(Tariff Man)”이라고 선언하면서 협상이 불발되면 다시 관세전쟁의 재개를 암시하고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한 해를 보내면서 미중관계가 심상치 않게 돌아간다. 우려했던 대로 앞으로 국제관계는 과거 미소 냉전처럼 미중으로 양분되는 신냉전 양상으로 전개될 것 같다. 미중 냉전이 신창타이(新常態) 즉 뉴노멀(New Normal)이 된다는 의미이다. 미소 냉전이 유럽이 중심이었다면 미중 냉전에서는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동북아가 중심이 될 것이다.

미중관계가 좋을 때 우리에게는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安美經中)”의 시절이 있었다. 이제 그러한 호시절은 지나가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미중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불편한 시절을 대비해야 한다. 술술 잘 풀린다는 무술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2019년 기해년 새해에는 미중 냉전의 뉴노멀을 맞아 우리의 대외 전략을 새로 점검해야 한다.

필자소개
한중투자교역협회(KOITAC) 자문대사, 한일협력위원회(KJCC) 사무총장. 전 한국외교협회(KCFR) 이사, 전 한국무역협회(KITA) 자문위원, 전 주나고야총영사, 전 주베이징총영사

유주열 외교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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