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불한인과 한국 입양인들이 함께 하는 우정의 심포니가 12월8일 토요일, 파리 북쪽의 근교도시 쀼또(Puteaux)문화센터에서 열렸다.
유류세 인상을 계기로 불붙은 노란조끼시위로 파리에서만 8000여명의 경찰이 배치되고 더 폭력적으로 된다는 우려감이 증폭되는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에는 프랑스한인회 이상무 회장, 원로모임인 청솔회 김현주 회장, 한불상공회의소 회장이자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프랑스지회 나상원 회장, 프랑스 외인부대 한인전우회 송안식 회장 등이 부부동반으로 자리해 행사를 더욱 빛냈다.
하지만 개막 축사를 하기로 예정된 주프랑스대사관 이상열 공사 등 대사관측이 비상상태로 사전에 빠진다고 알려왔고, 마직막 공연을 장식하기로 한 남성 5인조 K-pop그룹 ‘Anyway’의 공연은 시위로 인해 멤버 두명이 샹젤리제 개선문 쪽에서 길이 막혀 못오는 바람에 갑자기 취소되는 우여곡절도 겪었다.
재불한인여성회(AFCF KOWIN France, 회장 강영숙)가 해마다 연말에 주최하는 본 행사는 올해로 6회째다. 재불한인과 한국 입양인들이 함께 모여 한국 문화공연을 관람하고 한국 음식을 나누면서, 한국인으로서의 문화적 뿌리를 확인하고 한민족의 얼과 정을 나누고자 하는 취지에서 마련되는 행사다. 한국 보건복지부, 주프랑스한국대사관에서 후원하고 프랑스내 입양인협회 ‘한국의 뿌리(Racines coréennes, 회장 다비드 콤브 )’에서 협력했다.
올해 처음 실험적으로 기획된 즉흥 한복 패션쇼는 방문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하면서, 보는 이들에게 신선한 재미와 풋풋한 웃음을 선사했다. 한국 입양인 출신 다미안 (Damien SCHUHLER, 한국명 상철)씨가 보컬로 활동, 내년 초 첫 녹음을 앞둔 락 그룹 AYALP의 공연도 마음을 뜨겁게 해주었다.
푸짐한 상품이 마련된 행운권 추첨에서는 프랑스에 입양된 후 아직 한국에 한번도 다시 가본 적이 없는 니콜라(Nocolas, 한국의 뿌리협회 총무)씨에게 파리-서울 왕복 비행기표(주 파리 한불여행사 협찬)가 당첨돼,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프랑스내 여러 문화센터에서 한국화 강의을 하는 재불한인여성회 강영숙 회장은 난 , 죽, 토끼등을 직접 그려 배접까지 정성껏 한 작품 20점을 입양인 참석자들에게 선물로 주었으며, 자신을 키워준 프랑스 엄마와 동생에게도 전해졌다.
파리 교민 최선미씨는 “바스티유 오페라 공연 예약으로 올해 행사에 참여하지 못할 상황이었으나 노란조끼 시위로 공연이 취소되어 온 가족과 딸의 친구도 함께 이 행사에 오게 되었다”며, “특히 두 성악가 부부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 공연에 매료됐으며 내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노트르담(Notre Dame) 중학교에서 종교학을 가르치는 도미니꼬 수도회 소속 한국 수녀님은 동료 수녀님과 함께 참여해 “뜻깊은 행사에 함께 해 너무 즐거웠다”며, 여성회 임원에게 감사의 문자 메세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행운권 추첨에서 인기 향수를 지원한 외인부대 출신 이 루이스씨도 “이렇게 좋은 행사를 이제서야 알았다”며 “큰 경험을 했다”고 전했다.
파리근교 이블린(Yvelines)주에서 한불교류협회인 ‘파리서울78’을 만들어 활동하는 입양인 출신 실비(Sylvie)씨는 함께 온 협회 회원들과 멋진 저녁시간을 보냈다면서, 아름다운 자녁 시간을 위해 열심히 준비한 분들께 감사를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