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송칼럼] 돈을 알면 행복이 보인다
[이계송칼럼] 돈을 알면 행복이 보인다
  • 이계송(재미수필가)
  • 승인 2018.12.24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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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아들에게 유언처럼 해대는 말이 있다. “40살 전에 수백만 불의 돈을 벌어라. 그리고 그 돈으로 이 세상의 모든 것을 경험하라. 최고로 행복한 인생이 될 것이다.” 아들은 나의 말의 뜻이 무엇인지 몰라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곤 하지만, “돈을 많이 벌겠다.”면서 웃는다. 사실은 철학자 에리히 프롬에게서 나도 배운 것이다. 

프롬은 그의 저서 <소유냐 존재냐>에서 행복의 비밀을 알기 쉽게 정의해 놓았다. 그는 들판에 핀 아름다운 꽃을 꺾어 내 소유로 해야만 행복한가, 아름다운 꽃의 존재를 즐기는 것만으로 행복한가 묻는다. 돈으로 얘기한다면, 소유물을 구입했을 때 느끼는 행복감보다 자신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는 어떤 경험이나 생각의 기회를 구입했을 때 더 행복하다는 얘기다. 예를 들면 명품은 소유할 때 잠간의 즐거움을 맛보지만, 여행에서 얻는 경험의 추억거리들은 긴 여운의 행복으로 남고, 때로는 인생을 바꾸는 계기까지 된다는 것이다. 명품 소유와는 비교도 안 되는 행복감이다.

70의 나이에 뒤돌아보니, 내가 행복했던 순간들은 아주 단순했다. 부모형제/아내와 사랑을 나누던 시간, 아이들을 낳아 기르며 함께 웃고 즐기던 세월, 가난했던 학창시절-월남전-중동사막달러벌이-미국유학/이민생활의 어려움을 딛고 일어섰던 기쁨, 창업의 성취, 수많은 여행, 좋은 친구들과의 나누었던 우정....이런저런 다양한 경험을 쌓고, 그 경험담을 가까운 사람들과 나누는 그런 순간들이 참으로 행복했다. 

그런데 이런 나의 행복은 전적으로 아내 덕이다. 아내는 돈을 쓸 줄 아는 사람이다.  돈을 쌓아 놓지 않는다. 의미 있는 일을 대할 때마다 앞뒤 가리지 않고 돈을 쓴다. 가난한 집 장남으로 시집온 탓으로 부모님 봉양, 네 시동생들의 학비, 심지어는 생활비 지원까지 아내가 도맡았다. 불쌍한 사람들을 돕는 일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내가 학창시절 신세졌던 은인들에 대한 보은까지 아내는 챙겨주었다. 아내 덕에 우리가족은 바쁜 이민생활 속에서도 세계 곳곳 많은 여행도 즐겼다. 40년 외국생활 속에서 100여 차례 가까운 고국방문도 아내의 배려 덕이었다. 아내는 지금도 그렇다. 아내가 일하며 몫 돈을 모으는 이유는 그만큼 의미를 둔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돈을 모으는 재미보다 돈을 쓰는 재미로 사는 사람이다.  이런 아내 덕에 평생 쌓아놓은 좋은 추억들이 우리가족의 엄청난 재산으로 남아있다. 돌아보니 그게 행복이었다.   

돈의 문제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가장 자주 마주한다. 삶의 수단이면서 목적이 되기도 한다. 행복과 불행은 돈으로 좌우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럼에도 돈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내 고등학교 친구 (임석민/한신대 명예교수)가 <돈과 삶>(펭귄)이라는 저서를 출판했다며, 지난 가을 선물로 주었다. 이미 4판을 돌입한 책이었다.  월남의 출판계에서도 이 책을 주목하고, 조만간 월남어판을 출간할 예정으로 있다. 

“돈이 우리의 삶을 강력히 지배하고 있다. 돈은 인간의 삶을 보호도하고 파괴도 한다. 돈은  삶을 위협하는 권세權勢이며 인간을 유혹하는 마물魔物이다. 돈은 우리의 행동양식과 인간관계를  다양하게  규정한다. 하루라도 돈 이야기를 안 하고  넘어가는 날이 없고,  인간관계/가족관계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신경전에도 돈이 배어 있다.”  <돈과 삶>의 저자의 결론부분 첫마디다, 저자는 “그러나 우리는 돈에 대해서 너무도 모른다. 돈을 제대로 알면 우리의 삶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라면서  돈에 대한 철학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쓴 책이라고 덧붙인다.

참 잘 쓴 책이었다. 이 세상에서 돈과 관련된 동서고금의 격언, 철학사상, 명언, 부자들의 예화,  다양한 인물과 사건....저자가 듣고, 보았고, 읽었던 모든 것들을 이 책에 담았다. 아마도 이 세상에서 돈에 관한 얘기를 총 정리한 책으로 유일하지 않을까 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사람들이 “돈에 대한 관점(viewpoint)을 정리”하고, “인생살이의 나침판”으로 삼아 “지금까지와 다르게 살아야겠다고 생각을 바꾼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다.”고 말한다. “책에 담긴 다양한 인물과 사건을 참조하여 스스로 돈에 대한 철학과 가치관을 확립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결론으로 저자는 소크라테스의 말을 인용 “인생은 사는 것이 아니라 바르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며, “인생의 가치는 얼마나 소유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의미 있는 삶을 사느냐에 있다”고 강조한다. 

‘돈의 삶’의 관계를 보다 더 깊이 이해하고, 새해에는 모두가 마음의 부자가 되어, 더 많은 기쁨과 행복을 누리게 되길 바란다.  

필자소개
이계송/재미수필가, 전 세인트루이스한인회장
광주일고, 고려대정치외교학과졸업
저서:<꽃씨 뿌리는 마음으로>(에세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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