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칭다오 류팅공항 재개발로 발등에 불 떨어진 청운한국학교··· 교민사회, 신축이전 모금운동
[탐방] 칭다오 류팅공항 재개발로 발등에 불 떨어진 청운한국학교··· 교민사회, 신축이전 모금운동
  • 칭다오=이석호 기자
  • 승인 2018.12.2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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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칭다오 류팅공항, 교주시로 이전해 학교 부지 재개발 예정
800여 학생들 노후화된 건물에서 수업 받아··· 정효권 이사장은 “미래 사회 주역인 우리 학생들 위한 공간 반드시 마련해야”

12월21일 중국 칭다오 청운한국학교 최승택 교장과 박재식 행정실장과 점심식사를 하러 학생 식당으로 들어갔을 때, 한 초등학생이 생수통에 동전을 넣고 있었다. 생수통에는 ‘동전 모아 벽돌 한 장, 학교 사랑 동전 한 닢’이라는 글이 적혀 있다.

점심 메뉴는 감자탕과 두부조림, 김치, 볶음멸치, 귤이었다. 800여 청운한국학교 학생이 빨리 식사를 마무리하기 위해서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식사 시간이 따로 나누어져 있다고 박 교장은 설명했다.

“어린 학생들도 신축교사 건립을 위한 기금 모금운동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점심시간에 동전을 넣은 뒤 자신의 이름을 적어요.”

청운한국학교에서 학생식당은 강당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달 열린 '4차 산업혁명과 BM혁신'(강사: 이지효 한국 (주)파두 대표) 강연도 식당에서 진행됐다. 한국 여러 인사들도 학교를 찾지만 실내 강당이 없어서 식당이 강연장이 됐다.

청운한국학교 신축이전을 위한 모금운동에 학생들도 동참하고 있다.
청운한국학교 신축이전을 위한 모금운동에 학생들도 동참하고 있다.

지난해엔 도올 김용옥 선생이 칭다오를 찾았지만, 한국학교에 강당이 없어 인근 호텔을 빌려야 했다. 2년 전 대련에서는 대련한국학교 실내강당에서 도올의 역사강의가 진행됐다.

식판과 수저를 정리하고 식당 밖으로 나오자, 건물과 건물 사이의 좁은 통로에서 초등학생들이 공놀이, 잡기놀이를 하고 있었다. 청운한국학교엔 운동장이 있긴 하지만, 축구를 하는 중학생들과 고등학생들이 차지해서 건물 사이 통로가 초등학생들이 놀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다.

“지난 9월5일부터 8일까지 한국 독립기념관이 우리 학교에서 ‘찾아가는 독립기념관’ 행사를 열었습니다. ‘찾아가는 독립기념관’도 학교 통로에서 진행했죠.”

‘찾아가는 독립기념관’은 독립기념관을 방문하기 힘든 재외동포들에게 한국독립운동사와 관련한 자료를 전시하고, 교육하는 프로그램. 독립기념관은 1년에 해외 단 한 곳에서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청운한국학교에선 실외에 전시물을 설치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청운한국학교 최승택 교장과 박재식 행정실장.
청운한국학교 최승택 교장과 박재식 행정실장.

청운한국학교는 노후화된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 제대로 된 과학실, 어학실 등도 갖추질 못하고 있다고 박재식 행정실장은 아쉬워했다.

“칭다오 교민사회가 청운한국학교 신축교사 건립을 위한 건축기금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꼭 성공해야 합니다.”

칭다오 청운한국학교의 역사는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칭다오세종학국학교라는 이름의 사립학교로 출범한 학교는 2006년 대한민국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인가를 받았고, 2008년 칭다오 청운한국학교로 개명을 했다. 칭다오 성양구 천하로로 이사를 온 것은 2013년이다.

10년 임대 기간을 두었지만, 문제는 미오학교라는 중국 학교에서 ‘더부살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오학교도 사실 자신의 부지에 건물을 지은 게 아니어서, 셋방살이를 하는 곳에 다시 셋방을 얻은 셈.

청운한국학교 시설이 노후화됐지만, '더부살이'를 하고 있어 보수공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청운한국학교 시설이 노후화됐지만, '더부살이'를 하고 있어 보수공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전기가 끊기는 일도 다반사고, 외벽 페인트가 벗겨져도 학교가 자체적으로 페인트칠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이들이 노는 통로 위에는 플라스틱 천장이 설치돼 있는데, 천장이 파손돼도 세살이를 하는 한국학교가 수리를 해야 한다.

청운한국학교는 지난 11월15일 청도 교민들을 초청해 청운학교 식당에서 학교 신축추진 설명회를 열었다. 학교 신축운동의 역사는 오래 됐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12억원을 모금하기도 했으며 2016년엔 신축운동 추진 계획안을 만들었다. 지난해 도올 김용옥 교수의 칭다오 방문을 계기로 한국 정부에 청원서를 제출했고, 교육부를 찾아가 신축이전 계획과 관련한 설명을 했다.

이런 활동 가운데, 몇 달 전 천우신조와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중국 신화진 집단이라는 회사로부터 칭다오시 성양구 양푸자이촌에 있는 부지를 양도 받을 수 있는 소식이다.

청운한국학교에는 800여명의 한국인 2세들이 한국 교과과정 수업을 받고 있다.

세브란스 칭다오 병원 설립 사업과 관련이 있는 신화진 집단이 사실상 무상으로 부지를 양도하기로 한 것이다. 양도 받을 수 있는 부지의 크기는 34.9무(23,270m²)에 달한다. 48학급, 1,170명이, 교직원 164명이 있을 수 있는 널찍한 부지에 학교를 세울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전체 비용 310억원 중 교민사회가 약 176억원을 마련해야 하고, 한국 교육부로부터 130억원의 건축비용을 받아야 한다. 토지 평가 차액으로 150억원을 받는다고 해도 칭다오 교민사회는 25억원을 모금해야 한다.

정효권 청운한국학교 이사장
정효권 청운한국학교 이사장

“청운한국학교 이전은 시급합니다. 내년 7월경 칭다오 류팅 국제공항이 이전함에 따라 공항 인근 지역이 모두 상업 주택 단지로 재개발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다음날인 22일 성양구 윈덤호텔에서 만난 정효권 청운한국학교 이사장의 말이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4,5대 중국한국인회장을 역임한 그는 올해 1월 신임 청운한국학교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교민사회의 오랜 숙원사업을 해결하기 위해 칭다오 교민들이 그를 구원투수로 선택한 것이다. 정 이사장은 그동안 2억여원을 기부하는 등 청운한국학교 이전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정 이사장에 따르면, 류팅 국제공항에서 가까운 청운한국학교 부지는 이변이 없는 한 재개발될 예정이다. 학교 이전 문제를 신속히 해결해야 하는 이유라고 그는 말했다.

“미래 사회의 주역인 우리 학생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서 학교 신축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정 이사장은 청운한국학교 신축이전 계획에 “조선족동포 사회와 함께 사용할 교민문화센터 설립도 포함돼 있다”고 전하며, “학교 신축이전 사업을 통해 한민족이 하나로 뭉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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