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상호 시리아한인회장 "시리아 태권도 인구가 1만명이 넘어요"
전상호 시리아한인회장 "시리아 태권도 인구가 1만명이 넘어요"
  • 베이루트=이종환 기자
  • 승인 2018.12.26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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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정파사범으로 시리아에 파견돼... 시리아 내전으로 2012년 철수
전상호 시리아한인회장
전상호 시리아한인회장

12월22일 베이루트 중앙광장 시계탑의 한 카페에서 전상호 시리아한인회장이 아랍어로 능숙하게 커피를 주문하더니, 시리아에 주재하던 때의 얘기를 꺼냈다.  도로를 점유한 채 널찍하게 자리잡은 이 카페에는 토요일 오전 젊은 베이루트 여인 2명도 ‘시샤’라고 부르는 물파이프 담배를 물고는 연신 하얀 연기를 피워내며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베이루트에 30번은 넘게 왔을 겁니다. 시리아에 은행이 개설되지 않아서, 한국에서 부쳐오는 돈을 찾으러 두세달에 한번씩 베이루트를 들렀습니다.”

전상호 회장은 1998년 정부 파견 태권도 사범으로 시리아에 파견됐다. 당시 정파사범은 외교부 소속이었다. 코이카에서 매월 비용이 지원됐다고 한다.

“양국 정부간 체육교류협정에 따라 파견됐습니다. 당시는 12명이 정파사범으로 선정돼 해외로 나갔습니다.” 12개국에 파견돼 현지에서 국가태권도 대표들을 가르쳤다는 것이다.

“외교부 파견 제도는 2008년 폐지되고, 대신 문화체육관광부로 이관됐습니다. 국기원에서 파견하는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세계 36개국에 파견돼 있어요.”

전회장이 시리아에 파견되던 1998년, 시리아에는 태권도 인구가 100명에도 못미쳤다고 한다. 모두 북한 군인들한테서 태권도를 배우고 단증을 받은 사람들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파견된 후 시리아 선수들한테 기본기부터 다시 가르쳤다. 또 가라데협회 소속으로 돼 있던 것을 태권도협회로 분리 독립시키기도 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200명의 사범을 배출한 것이 지금 시리아에서 태권도 인구가 1만명으로 증가하는 불씨가 됐다는 것이다.

“제가 갔을 때만 해도 해외 선수권 대회에 나가 입상한 시리아 선수가 한명도 없었습니다. 우리 태권도를 배우면서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 2회, 국제군인선수권대회에서 3회 연속 메달을 땄습니다. 이처럼 상을 따자 시리아 사람들이 놀랐습니다. ”

하지만 북한이 가만 있지를 않았다. '한국 사범을 추방하라‘고 시비를 걸었다는 것이다. 시리아는 북한과 가까운 나라여서 북한 군인들이 군사고문관 등으로 적잖이 나와 있었고, 입김도 셌다고 한다.

“제가 시리아에 갈 때 우리 전통침술을 배워 갔어요. 태권도 하다가 다리가 접질리면 침으로 고쳐주곤 했지요. 그러다가 교통사고 난 VIP 패밀리를 고쳐준 게 좋은 인연으로 이어졌어요.”

노무현 정부때 시리아와의 수교를 위한 물밑 작업에 참여한 것도 이 인맥이 작용한 것이었다는 설명이다.

“김대중 정부때 김운용 대한태권도협회장이 요르단을 들렀습니다. 시리아와 수교 추진을 해보라고 했습니다.”

이때 전회장의 시리아 VIP 인맥이 빛을 발했다. 한국 정부도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서 양국 수교는 성사 일보 직전까지 갔다고 한다.

“하지만 반기문 장관이 유엔사무총장으로 나오면서 갑자기 수교 논의가 중단됐습니다. 유엔 사무총장이 되려면 미국의 지지가 있어야 하는데, 미국이 한국과 시리아의 수교를 반기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외교부에서 진행중이던 수교 교섭을 갑자기 중단했습니다.”

시리아측에서는 최고위층의 수교 지시까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 외교부가 갑자기 수교 교섭을 멈추면서, 시리아측이 한국에 대단히 실망했다는 것이다.

“2008년 코트라 지사도 시리아에 설립됐습니다. 하지만 양국 수교 교섭이 갑자기 중단되는 바람에 2년동안 별다른 일을 못하고 있다가, 2010년 철수해버렸습니다.”

시리아 정부측에서는 수교교섭 중단에 실망한 나머지, 코트라 지사 개설식에 아무도 내보내지 않았다고 한다.

수교 물밑작업을 도운 전회장 역시 피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결국 그는 내전이 발발한 이듬해인 2012년 ‘교민철수령’과 함께 시리아를 떠나야만 했다.

“시리아와 수교 교섭을 재개할 날이 빨리 올지 모릅니다. 시리아 내전이 수습되면 한국기업들이 전후복구에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기업도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준비해야 합니다.”

전회장의 조언이다. 시리아 거주 당시 한인회장을 맡았던 전회장은 2012년 한국으로 철수한 뒤에도 명목상의 시리아한인회장 자리를 지금까지 지켜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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