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탐방①] 바르셀로나 가우디투어, ‘천재를 꽃피게 한 사람들’
[바르셀로나 탐방①] 바르셀로나 가우디투어, ‘천재를 꽃피게 한 사람들’
  • 바르셀로나=이종환 기자
  • 승인 2019.01.01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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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 바트요'와 '카사 밀라'에 관광객 붐벼...기괴한 외양의 건물에 당시 찬반 엇갈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바르셀로나 ‘가우디투어’는 아침 8시반 집합이었다. 월드옥타 바르셀로나 신임지회장 박명신 ‘벤츠투어’ 대표가 운영하는 ‘1일 가우디투어’에 참여했다.

집합 장소로 가자 박명신 대표가 참여자들의 명단을 확인하고 있었다. 이날 바르셀로나 시내 ‘가우디투어’를 함께 하는 사람은 14명이었다. 함께 투어하기로 한 김부향 전 바르셀로나한인회장도 나와 있었다.

최근 3,4년 사이에 바르셀로나를 찾는 한국 관광객들이 무척 늘었다고 한다. 심지어 지난해만 한국관광객 47만명이 다녀갔다고 한다. 박명신 대표는 “2014년 ’꽃할배‘ 팀이 다녀간 후 한국관광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소개했다.

개별관광을 오는 사람도 늘어서 투어회사들도 최근 무척 바빠졌다고 박대표는 소개했다. 투어회사들은 단체 관광과 달리 개별로 온 사람들의 신청을 받아 전문가이드가 안내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했다. 처음엔 큰 기대를 걸지 않았는데, 가이드를 따라 다닐수록, 이같은 ‘투어’에 참여하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행선지는 ‘카사 바트요’였다. ‘카사’는 스페인어로 건물 혹은 주택이라는 뜻이다. 바트요 주택은 바르셀로나 메인스트리트인 ‘파세 드 그라시아(은혜거리)’에 있었다. 투어 집합지에서 멀지 않아 걸어서 바트요 주택으로 가니 이미 관광객들 백여명이 모여 있었다. 한국인 관광객이 절반은 되는 것같았다.

오른쪽 두번째 건물이 카사 바트요
카사 바트요

바트요주택은 안토니오 가우디(1852-1926)가 설계했다. 1904년에서 1906년에 만들어진 주택으로, 화려한 외관에 직선없이 곡선으로 이뤄져 있다는 점이 특색이다. 건물 전체에 바르셀로나 수호신의 이야기 같은 스토리가 녹아들어있다는 것도 또 하나의 특징.

당초 있던 건물을 리모델링한 것으로 겉에서 보면, 해골같은 뼈를 보는 듯 기괴하면서도, 타일조각들이 화려하게 배치돼 아름다웠다. 실제로 용과 칼같은 것이 발코니나 기둥 등으로 표현돼 있다. 외벽 타일그림은 프랑스 인상파화가 모네의 대작인 ‘수련’을 모방했다.

이어 찾은 곳은 인근에 있는 ‘카사 밀라’였다. 바트요 주택 완성에 이어서 1906년에서 1910년에 만들어진 밀라 주택도 괴상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주변 건물과 어울리기에는 너무 독특했다. 외관이 곡선으로 됐다는 점과 다양한 스토리가 건물에 녹아들었다는 점은 바트요주택과 비슷했다.

카사 밀라
카사 밀라

가이드는 이 건물이 건축 당시에 ‘채석장’같다고 비난받았다고 소개했다. 심지어 유명신문 기자가 ‘비행기 격납고 같은 두더지굴’이라고 비난했다는 말도 들려줬다.

그 ‘두더지굴’이 지금은 유명관광지로 바뀌었다. ‘해골집’ 같은 바트요 주택도 마찬가지였다. 지중해에 물결치는 미역을 소재로 해서 외관을 꾸몄다는 건물이었다. 옥상에는 독특한 굴뚝이 늘어서서 마치 달에 간 것같은 이미지를 연출했다.

오전 일찍인데도 이 두 건물 앞은 관광객들으로 가득찼다. 건물들마다 입장료를 내고 내부관광을 하려는 사람들로 긴 행렬을 이루고 있었다.

“가우디는 지금으로 보면 ‘삐딱한 사람’이라 하겠지요. 남들과는 전혀 다른 생각을 한 사람이었잖아요.”

김부향 회장이 말을 꺼냈다. 지금 우리한테도 이상하게 보이는데, 100여년전 바르셀로나인들에게는 어떻게 보였을지 짐작할 만했다.

“이같은 천재를 알아보고 천재에 거액을 투자를 한 사람이 있다는 게 더 대단하잖아요. 100년도 지나지 않아 이것을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바르셀로나로 모여들고 있으니....”

김회장은 천재도 대단하지만, 천재를 알아본 투자자도 대단하다고 감탄했다. 섬유업자이자 신문사 사주였던 바트요나 과테말라 커피농장 상속녀인 밀라 부인 같은 사람이 가우디에 투자하지 않았다면 탄생하지 못했을 건물이라는 것이다. 이 건물 모두 유네스코문화유산에 등재돼 있다.

우리 사회도 가우디 같은 괴짜가 나타나면, 그것을 읽어내고 거액을 투자할 ‘괴짜 투자자’가 있을까? 지금 우리 사회는 ‘남과 다름’을 인정하는 열린 사회일까? 남남갈등에 빈부, 세대, 성별 등 갈등까지 덧붙여 SNS마다 ‘전투’로 몸살을 앓는 현재의 한국에 비춰보면, 당시의 바르셀로나는 너무 달랐던 것같다는 느낌이었다.

카사 밀라의 지붕
카사 밀라의 지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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