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우 대사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인들 한국처럼 식사 후 숭늉 마셔”
임상우 대사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인들 한국처럼 식사 후 숭늉 마셔”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9.01.2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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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자를 존중하고 조상에 대해 예를 갖추는 등 아시아 특성 있어”
임상우 대사마다가스카르 타마타브대학에서의 강연 후 기념촬영을 했다.
임상우 대사마다가스카르 타마타브대학에서의 강연 후 기념촬영을 했다.

“미사우차 뚭꾸!” 마다가스카르 말인 ‘말라가시어’로 “감사합니다”라는 뜻이다. 주마다가스카르한국대사관 홈페이지에 이같이 인사한 것을 보고, 임상우 대사에게 현지 말을 몇 개 더 알려 달라고 했다.

“가장 많이 쓰는 말라가시어 중 하나는 ‘짜라’입니다. 좋다는 뜻인데요, 오래 전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포르투갈어 ‘따봉’과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임 대사와 최근 서면인터뷰를 하면서 말라가시어가 매우 독특하다는 것도 알았다. “나는 밥을 먹어요”를 말라가시어로 하면 “먹힌다 밥이 나에 의해서”라고 표현된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동사-목적어-주어 순으로 말을 하고 보통 수동태로 이야기된다고 임 대사는 설명해 주었다.

“말라가시인의 조상은 2천년 전 인도네시아에서 왔다고 합니다. 따라서 말라가시어의 뿌리는 인도네시어입니다.”

마다가스카르라는 국가명은 서양인들이 붙여준 이름이다. 원래 마다가스카르를 지칭하는 국가이름은 말라가시어로 ‘이자우레에 차이자우’다. 마르코 폴로가 인도양 아프리카로 가면서 기이한 동식물이 많이 서식하는 마다가스카르라는 섬이 있다고 서술했는데, 많은 학자들은 마르코 폴로가 모가디슈(소말리아)를 마다가스카르라고 잘못 표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말라가시어로 ‘이자우레에 차이자우’는 “이 모든 것”이라는 뜻이다.

“마다가스카르는 인도양아프리카에 있는 커다란 섬나라입니다. 아마도 마다가스카르 하면 디즈니 만화영화가 떠오를 텐데요, 사실 이 만화에 나오는 기린, 하마, 사자, 얼룩말 등이 마다가스카르에는 없고, 대신 여우원숭이와 같이 지구상에서 마다가스카르에서만 발견되는 동식물이 많습니다. 마다가스카르에서 서식하는 동식물 중 90%가 오로지 마다가스카르에서만 발견됩니다. 한마디로 생물 다양성의 보고이지요.”

임상우 대사는 마다가스카르에 상주대사로 부임한 첫 번째 한국인이다. 대사관이 개관한 때는 2016년이었지만, 우리정부가 마다가스카르에 처음으로 상주 대사를 파견한 때는 지난해 초다. 그도 마다가스카르어인 말라가시어를 배우는 데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한 지난해 7월 <스위스 아이처럼, 스위스 아빠처럼>이란 책을 내 화제가 된 인물이다. 이 책은 현직 외교관이 육아휴직을 쓰고 스위스에서 두 아이들을 키우며 주부로 성장해 가는 2년간의 기록이다.

임 대사는 본지에 이 책 인세 수입을 전액 마다가스카르 어린이들을 위해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 대사에게 마다가스카르의 최근 정세와 한국과의 관계 등도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마다가스카르에 대해 소개해 달라.

“면적은 한반도의 약 3배이고, 인구는 2,500백만명이다. 풍부한 각종 지하자원을 보유하고 있고, 바닐라와 같은 1차 산품을 수출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마다가스카르는 세계 최빈국 중하나다. 하루 2000원 이하로 생활하는 사람이 인구의 80%에 육박한다. 지리적으로 마다가스카르는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잇는 관문에 있는 국가다. 아프리카이면서도 아시아적인 특성이 강하게 느껴지는 곳이다. 말라가시인들의 주식은 쌀이고, 식사 후 입가심으로 숭늉을 마신다. 연장자를 존중하고, 조상에 대한 예를 갖추는 의례도 있다. 우리처럼 손재주도 좋고, 매우 근면하다. 이러한 문화적 유사성 덕분에 마다가스카르에 처음오는 분들도 이곳이 왠지 포근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 얼마 전 새 대통령이 선출돼 취임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치적으로는 어떤지.

“지난 1월19일 라조엘리나 대통령 취임식이 있었다. 마다가스카르는 과거 대선 때마다 정치적위기가 있었고, 이로 인해 국가경제가 퇴보하는 악순환을 거듭했다. 그런데 지난 2013년 국제기구 감시 하에 대선이 평화롭게 치러지고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는데, 작년 12월 치러진 대선에서도 소요사태 없이 평화롭게 새 대통령을 선출했다. 이렇게 두 번 연속으로 평화로운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국가는 아프리카에 많지 않다.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44세로서 아프리카의 가장 젊은 대통령이다. 독립 후 잃어버린 50년을 만회하기 위한 압축 성장을 공약으로 내세워서 대선에서 이겼다.”

임 대사가 마다가스카르 주요 일간지와 인터뷰를 했다.
임 대사가 마다가스카르 주요 일간지와 인터뷰를 했다.

- 그동안의 마다가스카르와 한국과의 관계는?

“2016년에 마다가스카르에 대사관이 설립됐고, 지난해 1월 비로소 첫 대사가 부임해 제대로 된 대사관 모습을 갖추게 됐다. 대사관이 설립된 지는 얼마 안 됐으나, 사실 우리나라의 대아프리카 최대 투자규모의 사업이 바로 마다가스카르에 있다. 암바토비니켈 플랜트로서 일본, 캐나다와 합작으로 진행하는 사업이다. 아울러 마다가스카르에도 K-POP을 비롯한 한류열품이 대단하다. 새로 취임한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압축 성장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롤 모델로 한국에 주목하고 있다. 라조엘리나 대통령이 예방할 기회가 있었는데, 한국에 대해 정말 많은 관심을갖고 있으며, 마다가스카르 경제발전에 한국이 파트너로 참여해 주기 바란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 교민 수는 얼마나 되는지.

“교민 240명이 있다. 절반 정도는 사업을 하는데, 자동차무역 및 부품수리, 건설, 중계업, 봉제업, 한식당 운영 등 다양하다. 나머지 절반은 선교사와 NGO 단체 분이다.”

- 육아관련 책을 쓰신 것으로 아는데...

“아내도 외교관인데, 2015년부터 17년까지 제네바대표부에 발령을 받아 일할 때 제가 따라가서 2년간 주부로서 내조를 했다. 무척 창피한 이야기지만, 서울에 있을 때 아내가 거의 일방적으로 희생하면서 혼자 애를 키웠다. 그런데 속죄하는 마음으로 제네바에서는 제가 애를 키우겠다고 한 것이다. 그런데 제가 주부라는 직업을 너무 만만하게 본 것이다. 만 3살 6살짜리 남자아이 둘을 입히고, 먹이고, 학교 데려다주고, 같이 놀아주고, 밥하고, 빨래하고, 장보고, 집안 살림하는 것은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고난위도의 일이었다. 특히 제네바라는 도시 특성상 한국식품점도 없고, 물가가 너무 비싸서 외식도 거의 못하기 때문에 하루 3끼를 꼬박 집에서 해 먹어야 했다. 아이들은 불어 한마디도 못하는데 스위스 공립학교에 보내니까 애들대로 힘들어하고요. 20여년 외교관 생활 중 가장 치열한 시간이었다. 이때 경험을 살려서 <스위스아이처럼, 스위스아빠처럼>이라는 책을 썼다. 책 인세 수입은 전액 마다가스카르 어린이를 위해 기부할 계획이다.”

바오밥 나무 아래에서.
바오밥 나무 아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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