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환칼럼] ‘한반도 미래학’ 실종(?)...향후 100년을 얘기하자
[이종환칼럼] ‘한반도 미래학’ 실종(?)...향후 100년을 얘기하자
  •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발행인
  • 승인 2019.02.04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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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임시정부가 꿈꾼 나라는?...‘미래 비전’으로 국민과 세계한인사회 소통을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100년 전보다는, 100년 후를 얘기해야 해요.”

한때 북경에서 근무했던 사람들이 얼마전 종로의 한 음식점에서 모여 얘기할 때 류주열 전 북경총영사가 한 말이다.

본지가 개최하는 심포지엄이 불씨가 됐다. 본지는 3.1운동 100주년과 임정 100주년을 맞아, 2월 22일 오후 2시부터 ‘해외독립운동과 한인사회-사적지 관리와 탐방활동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연다. 심양 한중교류문화원(이사장 안청락), 김석기의원실과 공동개최하는 행사다.

이런 내용을 소개하면서 올해 3.1과 임정 100년을 맞아 연례행사로 어떤 것을 하면 좋을지를 자문하자, ‘미래 얘기를 하라’는 주문이 나오고, 즉석에서 여러 사람이 맞장구를 쳤다.

류주열 총영사는 독립공관장으로 나고야총영사를 지내고, 두 번째 임지를 선택할 때 당시 김하중 주중대사의 간곡한 요청으로 북경총영사로 갔다. 서울대 중문과 선후배라는 인연이 있었지만, 개인으로서 ‘외교관이 꽃’이라는 ‘독립공관장’ 자리를 포기하고 북경대사관의 총영사로 간 것은 중문학 전공자로서 한중관계에 기여하겠다는 뜻에서였을 것이다. 외교부에서는 독립공관장을 두 번 지내면 물러나는 게 관례다.

이날 모임에는 주인도대사와 주일대사를 역임한 이준규 대사, 신봉섭 전 주심양총영사, 송승엽 전 공사 등 주중대사관에 근무한 인사들과 이종산 전 SK부회장, 박범홍 전 외환은행북경행장, 하종대 전 동아일보 북경특파원 등 주재원 출신들이 모였다.

100년전 선인들은 어떤 미래를 그렸을까? 그들은 일제 지배의 암울한 상황에서 ‘민주’와 ‘공화정’이라는 미래의 독립된 나라 모습을 그려냈다. 그리고 곳곳에 임시정부를 세우고, 만주와 노령 등지에서 긴 싸움을 이어왔다.

지금 우리는 그들이 꿈꾼 나라를 만들었는가? 우리는 지금 어떤 나라이며, 우리가 함께 꿈꾸는 100년 후는 또 어떤 모습의 나라여야 하는가?

“과거를 얘기하는 싸움이 일지만, 미래를 꿈꾸면 분쟁이 일지 않는다”는 말도 누군가 꺼냈다. 과거를 논하면 누가 잘했고, 누가 못했는지 잘잘못을 평가하게 되고, 그게 ‘후손들’의 반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제가 기록한 것이 대부분이어서 실체적 진실에서 멀 수도 있다. 일제에 쫓기는 독립운동을 하면서, 제 이름 석자를 번듯하게 쓰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가 아닌 미래의 모습을 그리며 소통하면, 모두의 마음과 머리를 모으는 화합의 장이 된다.

“과거 역사는 거울이 되지만, 거울을 보는 것은 지금과 미래를 보자는 것이지, 과거의 반추에 빠지자는 게 아니다”는 얘기도 나왔다. 그러면서 지금 한국이 50년후는 물론, 10년후의 미래 얘기도 하지 않는 풍조라는 푸념도 나왔다. 정치 경제 학계 모두 ‘미래학’이 실종됐다는 얘기였다.

본지는 연두칼럼에서 3.1, 임정 100년을 맞아 1919년 연이어 나왔던 무오독립선언과 2.8독립선언, 3.1독립선언문을 읽어보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이 선언문들에는 당시의 상황도 들어있지만, 그들이 꿈꾼 미래의 모습도 그려져 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갔으면 한다. 우리는 100년후 어떤 나라를 꿈꾸는가? 3.1, 임정 100주년인 올해 기해년은 한반도와 세계한인사회의 향후 100년의 꿈도 얘기하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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