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중칼럼] 뉴커머 한인들은 재일동포사회의 활력소다
[김현중칼럼] 뉴커머 한인들은 재일동포사회의 활력소다
  • 김현중 대전시외국인투자유치자문관
  • 승인 2019.02.11 2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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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지역에 한인회 출범해 활동...소통이 새로운 기회 만들 것

일본 히로시마한인연합회(회장 김인숙) 신년회에 다녀왔다. 1월27일 열린 행사다. 간 김에 야마나시와 도쿄에도 들렀다. 히로시마는 2002년 한일공동개최 월드컵축구대회 때 3년간 주재했던 곳으로 필자에게는 ‘일본의 고향’인 셈이다.

이날 밤 행사가 열린 히로시마 유학생회관 홀에는 자영업이나 국제결혼으로 영주하는 분들, 교수, 강사 등 직장에 나가는 분들과 카지노 회사의 주재원, 유학생 등 다양한 부류의 한인(New Comer)들이 보였다.

민단과 일한친선협회 멤버들도 얼굴은 보인 것은 물론이고, 2007년부터 방학 때 한국 대학생들을 초청하여 일본생활 체험과 시민들과의 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우호친선을 도모하고 있는 유아이(友愛)아카데미 사사키 이사장 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행사후 참석자들은 잡채, 떡, 부침, 막걸리 등 한국음식과 전통 음악, 노래, 춤을 즐기며 교류하는 시간을 보냈다.

일본여성과 결혼 후 20여 년 째 거주하고 있는 박대근 씨는 “유학을 마치고 정착하는 등 뉴커머 한인들이 늘어나면서 고령화와 일본문화에 익숙한 동포사회에 활력소가 되어 가고 있다. 옛 조선통신사가 왕래하는 길목이었고, 원폭피해자 위령비가 있는 히로시마는 민간교류의 신작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작년 9월 발족한 히로시마한인연합회는 2001년 5월 도쿄에서 생긴 재일한인연합회(초대회장 김희석)이후 관서(오사카), 가나가와(요코하마), 중부(나고야), 규슈(후쿠오카)에 이은 여섯 번째 한인회다. 일본의 뉴커머 한인들은 1965년 한일수교 이후 정착하기 시작한 신정주자로, 현재 18만 여명에 이른다. IT 이외 다른 직종의 인력도 곧 개방하게 된다 하니 우리 청년들의 상륙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인회는 코리아페스티벌이나 거리청소하기 등 지역 특색의 행사와 교류, 한국어스피치대회, 김장담그기 등 문화 소개, 그리고 한일청년포럼, 청년리더육성 프로그램 운영과 장학금 전달 같은 차세대 사업도 펼치고 있다. 2017년에는 재일본한인총연합회(회장 구철)로 전국 조직화하고 동포사회와의 소통과 협력을 통해 상생을 도모하고 있다.

민단은 1946년 10월 3일 재일본조선거류민단으로 출발했다. 6.25 동란 때에는 644명의 학도의용군을 파견하였고, 지문날인철폐 등 권익운동도 벌였다. 그리고 모국 투자 이외에 독립기념관건립, 수해의연금, 대전엑스포(1993년) 개최를 지원했다. 또 IMF 위기 때에는 870억 엔을 송금하는 등 항상 모국과 함께해 왔다.

하지만 올드커머 동포사회는 소자화(少子化), 고령화 진행 그리고 연 5천 여 명씩의 귀화 등으로 매년 8천 여 명씩 감소되고 있다. 1944년에 193만 명이었던 동포의 수는 48만5천명으로 줄었다.(2016년 말 기준)

민단은 일본 전국에 47개 지방본부와 산하에 부인회, 상공회, 청년회, 체육회 같은 훌륭한 조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고령화와 3-4세(전체의 54%)들의 참여 부진으로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 이미 야마나시현 등 2개의 지방본부 그리고 도쿄 등 몇 곳 지부의 경우 뉴커머 출신들이 리드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더 늘어갈 추세이다.

민단은 시대에 부응하는 조직으로의 변화를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그 예로 민단생활상담센터 운영이나 데이케어 사업 등을 추진하며 생활자 단체임을 알리고 있다. 또 차세대육성을 위하여 청소년 모국방문교류 사업을 해나가고 있으며, 본국과의 유대를 위하여 민단 70주년(2016년)을 기해 서울, 대전 등지를 다니며 사진 전시회를 가진 바 있다.

후지산 아래 코후(甲府) 야마나시현지방본부 이정형단장은 말한다. “1년간 운영해 보니 어려움이 많다. 나이 드신 2세들의 참여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3-4세들은 거의 도쿄, 오사카 등 대도시로 나가 살고 있다. 귀금속협회 회원과 뉴커머 한인들, 유학생들의 참여와 SNS를 이용한 소통 확대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나가겠다.” 그는 30년 전에 온 귀금속기술자 출신 사업가이다.

역시 40여 전 도쿄 우에노에 정착하여 4년 째 도쿄민단 타이도지부를 운영하고 있는 염순택 단장이 있다. 귀금속 1세대 출신인 그는 재임 중 하고 싶은 3가지 염원 중 하나인 차세대육성을 위해 묵묵히 실천해 나가고 있다. 귀금속협회 회원들이 많은 지역의 특색을 살렸다. 영어 일본어 한국어 강좌와 친선 활동 등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뉴커머와 동포간의 교류를 늘리며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칠순 넘은 재일동포사회의 변화는 그리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언제나 위기는 기회다. 모두 마음을 열고, 손을 마주잡고, 그리고 소통하면 기회를 만들 수 있다. 3대가 함께 하며 즐기는 100세 시대의 건강하고 팔팔한 재일동포사회를 기대해 본다.

필자소개      
대전시외국인투자유치자문관                            
(전)건양대학교 국제교육원장
(전)도쿄총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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